[특집] "이곳이 첫 직장, 휴직 없이 13년째 근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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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곳이 첫 직장, 휴직 없이 13년째 근무 중입니다!"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05.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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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장소정 실장의 ‘경력단절 극복기’

 

2005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람사랑치과병원’ 강남 본원에 취업을 했으니 이곳에서만 1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진료부장님을 포함해 17명의 치과위생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10년 안팎의 장기 근속자들이고, 몇몇 분은 저보다 오래 다니신 분도 계십니다.

장기근속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경영진의 정책적 배려와 동료 간의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친정 엄마가 가까이 계시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재, 아이가 다섯 살인데 당시, 출산 후, 90일 간의 휴가를 마치고 바로 현업에 복귀했습니다. 사실, ‘백일’이 채 지나지 않은 아이를 두고 출근한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인데, 이 순간이 경력 단절의 1차 고비인 것 같습니다.

제 주변으로도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그냥 주저 앉는 경우를 많아 봐 왔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대학 동기 6명 중, 2명 만이 현직에 종사하고 나머지 4명은 ‘육아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상태입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동료 중엔 친정 엄마나 시댁에서 돌봐주는 경우도 있고, 친정이 먼 경우엔 아예 친정에 맡기고 주말에만 내려가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일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있지만, 이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세 가지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이 안 된다면 결국 ‘경력 단절’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 문제는, 비단 치과위생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직장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입니다.

현재는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출산 이후에도 아이가 어리다보니 엄마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요구됩니다. 치과 측의 배려로 ‘월화수금’ 또는 ‘월수금토’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4일 중, 이틀은 아침 9시30분까지 출근해 7시에 퇴근하고, 나머지 이틀은 오후 1시에 출근해 저녁 9시에 퇴근합니다.(치과 진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 2교대 운영)

장기 근속자가 많은 이유는, 이런 단축근무나 선택근무 등 개인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근무 정책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급작스런 개인 용무가 발생할 때엔 동료들과 협의해 조정하는데, 이미 겪었거나 같이 겪는 중(또는 겪을 예정)이기 때문에 동료 간의 배려와 이해의 폭도 매우 넓은 편입니다.

집이 인천이기 때문에 주변에선 ‘집과 가까운 인천으로 직장을 옮기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주시기도 하는데, 사실 ‘사람사랑치과병원’만큼 ‘법적 근로기준을 준수하고 개인 상황을 배려해 주는 곳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이직을 고려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 직장에서 경력 단절 없이 13년간이나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제도적 장치와 회사 측의 배려, 가족 등의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모두 다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경영진의 의식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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