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신흥대학교(현 신한대학교) 치위생과에 입학하며 치과위생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입학 당시, 저를 포함해 4명의 남학생이 입학했는데 최종적으로는 2명만 졸업을 했습니다.
같이 졸업했던 동기 1명은 치과재료 및 컨설팅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고, 저는 현재 마포에 위치한 ‘한그루치과병원’ 경영기획실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근무한지는 만 4년이 지났습니다.
마케팅 및 전체적인 행정 업무를 포함해,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라는 점’으로 특별히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졸업 직후 구직활동 당시엔 다소 애로가 있었습니다. 약 20여 곳의 치과에 이력서를 냈지만 생각보다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낙담과 좌절의 연속이었고 힘든 시기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환자들이 의사로 착각할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알고 지내던 남자 선배가 근무하는 치과에 어렵게 취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1년 차였던 만큼 진료실 업무를 주로 맡았고, 약 2년 정도 치과위생사로 근무를 했습니다. 스탭들도 남자 치과위생사를 많이 접해보지 않아 처음엔 어색해했으나,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여자 치과위생사들과의 관계나 소통도 애초 걱정보다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고, ‘불편’이라면 탈의 공간이 없다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오히려, 환자 분들 중엔 “남자 치과위생사도 있네?”라며 관심을 가져주셨고 ‘듬직하다’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남자 치과위생사 수도 조금씩 늘어나고,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남자 치과위생사 채용 경험이 있는 치과의사 분들 중에는 오히려 남자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아졌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치과위생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의료법에서 정해 놓은 진료실 업무가 전부는 아닙니다. 제 주변 선후배님들만 보더라도 치위생학과 교수님도 계시고 치과위생사와 스탭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분도 계십니다. 진료실장으로 근무하기도 하고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 치과위생사에게도 동등하게 주어진 기회인데, 아무래도 남자 치과위생사 수가 적다보니 현실적으로는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느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더라도 진료실 내 치과위생사 경험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업무는 진료실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전문 의료경영 컨설턴트’가 되고 싶습니다. 의사는 아픈 환자를 치료하지만, 저는 병원 ‘경영 문제’로 아파하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치과위생사로서의 경험이 이 목표를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