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입지 분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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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입지 분석에 관하여
  • 강익제(엔와이치과 원장)
  • 승인 2017.05.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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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다 한 이야기2

‘개원’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임상에만 전념해 왔던 대다수 치의학도나 예비 개원의 입장에선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본지는 엔와이치과 강익제 원장을 통해 ‘개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보기로 했다. 강익제 원장은 본지 편집 자문위원이자 최근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병의원 개원일지’를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다 한 이야기’란 주제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다.

글 | 강익제(엔와이치과 원장)

 

지난 호에서는 ‘성공개원’을 위한 대략적인 카테고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점차 개원가가 어려워지다 보니 이런저런 묘책을 동원하게 되고, 이는 잘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주변 치과에게 욕만 먹고 금전적인 손실을 떠안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컨설팅 업체들이 비싼 돈을 주고 실장을 써라, 한 달에 몇 백, 심지어는 천만 원을 써서라도 홍보를 해라, 고액연봉자는 무조건 퇴사시켜라, 진료비를 더 낮춰라 등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조건을 내세웁니다.

개원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선생님들이 덤핑 네트워크 치과처럼 진료비용을 낮춰 덤핑을 해본다든지 아니면 대형으로 크게 개원을 생각하거나 공격적인 외부마케팅을 해보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덤핑을 하면 개원에 성공할까요? 꼭 대형이어야만 치과가 번듯해 보이고 성공한 걸로 보일까요? 한 달에 직원 2~3명 인건비만큼의 광고비를 쏟아 부어야 신환들이 올까요?

사실, 이 세 가지는 다른 방법에 비해 하기는 쉽지만 그렇다고 꼭 개원에 성공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옆에 더 큰 대형치과가 들어온다면, 누군가 더 낮은 진료비로 덤핑을 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 호부터는 저와 상담했던 다양한 선생님들의 고민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입지 선정과 부동산학
많은 선생님들의 성공개원을 위한 공통된 의견으로는 입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강의를 하면서 대략 200여 곳의 입지 분석을 해보았는데 어떤 경우는 말도 안 되는 자리를 두고 치과 입지를 문의하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어떻게 이렇게 좋은 자리가 아직도 남아있지 싶을 정도로 좋은 자리를 두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개원을 마음먹은 시점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십중팔구 입지 분석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 번도 공부해본 적이 없는 분야이면서, 한번 정해지면 다시 바꾸기도 어려운데다, 어마어마한 돈을 처음 써보는 시점이고, 이 모든 책임을 자기가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치과 입지를 그냥 무턱대고 막 본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학’이라는 학문이 있듯이 이것도 하나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치과의사가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학을 다시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우리는 부동산의 다양한 분야 중에 ‘치과’라는 한 분야만 알면 되는 것입니다.


입지 선정에 따른 다양한 변수
가끔 어느 지역인지 밝히지도 않은 채 사거리를 기준으로 모식도만 그려서 문의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이는 마치 선보는 자리에 초등학교 사진을 들고 와서 이 사람이 괜찮은지 봐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또 어떤 선생님의 경우는 주소 정도만 알려주고 입지분석을 도와달라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요새는 인터넷 지도가 발달해 지도 자체만으로도 60~70%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선보러 가서, 얼굴 한 번보고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되는지 알려 주세요’ 라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신도시의 경우 인터넷 지도로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아무리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도 입지 분석을 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입지를 물어보는 다급한 심정은 잘 알겠지만 위에 언급한 분들과 달리, 많은 선생님들이 입지의 다양한 변수들을 알고 그에 대한 정보를 우선 수집해서 저보다 오히려 꼼꼼하게 보시고 본인의 의견 중 혹시 놓친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시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입지분석의 변수들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다음 표(표1, 2)는 입지분석을 하기 위한 다양한 표 중 한 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에 대해서 일일이 더 세부 변수를 찾아 평가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해보려고 시도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간판의 위치와 가시성의 관계
예를 들어, 입지를 보는 여러 변수 중에 가시성(可視性)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입니다. 가끔 개원한지 몇 년이 지났는데 여기 치과가 있는지 몰랐다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가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 건물의 자리가 좋아도, 간판을 달 수 없다면 본인 입지의 가시성은 좋지 않다고 보셔야하며, 특히 신도시의 경우 간판싸움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간판에 대한 선점 효과는 아주 중요합니다. ‘가시성’ 이라는 게 그냥 잘 보이면 되는 것일까요? 이런 막연한 생각은 아주 중요한 정보의 편집을 막습니다. 그렇다면 가시성은 어떤 것을 말할까요?

일단, 그 치과가 눈에 들어와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크게 시계(視界), 지각능력, 기억능력을 말합니다.

1. 시계(視界)는 이동하는 시선에 자연스럽게 보이는가.
2. 지각능력으로는 시계융합과 시계퇴행을 들 수 있습니다.
3. 기억능력으로는 심벌, 간판, 연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시선과 더불어 주변에 비해 더 돋보이게 하는 간판과 같은 외부 부착물이나 익스테리어 효과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에 의한 가시성 분석
또한 치과와 보도의 접면 길이(전면 길이)나 접면 수(코너), 치과와 보도의 이격 폭(치과가 보도 안으로 얼마나 들어갔나), 간판의 위치 역시 가시성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보통 동서남북으로 3~5분(1.5~2㎞) 거리의 도로가 뚫려있다면 시계에 의한 가시성은 아주 좋다고 합니다. 만약에 커브길이라고 하면 도로 안쪽보다 도로 바깥쪽이 운전하는 사람에게 시계성이 더 뛰어나며, 바깥쪽 커브라고 하더라도 커브가 완만하여 곡선거리가 짧은 경우 커브의 출구 쪽이 커브의 곡선거리가 길면 커브의 입구 쪽이 더 가시성이 좋습니다. 상가는 양끝 점포, 늘어선 점포, 독립점포로 나뉘는데 늘어선 점포는 다른 점포와 금방 구별이 안 되어 시계가 떨어지며, 독립점포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간판의 위치는 왜 다들 1, 2층에 다는 게 좋다고 말할까요?
이 또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간판의 위치는 시선의 10~15도 위에 있어야 좋고 돌출간판의 시인성이 더 좋은데 이는 100m 앞에서 7m 높이 즉, 2층 건물 정도가 좋다는 말이 됩니다. 그래서 상가 주위에 가로수나 빌딩이 들어서 있으면 가시성이 떨어지며 3층 이상의 경우 1, 2층에 광고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보행 속도와 가시성의 관계
다음으로는 유동인구의 흐름 역시 가시성에 영향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보행속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날씨에 따라 걸음의 속도가 다른 것을 환경변수, 개개인의 피지컬 컨디션에 따른 육체적 변수, 어떤 옷이냐에 따른 복장 변수, 개개인의 심리 상태에 따른 심리적 변수, 마지막으로 집단의 움직임에 따른 집단적 변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보행속도가 왜 중요할까요? 일반적으로 사람은 초당 1.1~1.6m의 도보 속도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근 시간대의 경우 1.54m/s 정도로 보통보다 빠른 속도를, 쇼핑의 경우는 1.29m/s로 더 느린 속도를 보입니다.

이를 근거로 계산을 해본다면 1분에 약 77m, 6분 28초간 500m를 이동하고 그 이상의 속도로 지나가면 상가에 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상을 인지하고 방문여부를 결정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7초라고 합니다. 위의 보행속도와 복합하여 추정해 본다면, 예를 들어 출퇴근시간에 보행속도가 1.54m/s라면 적어도 7~8m에서 잘 보여야 하고 그렇다면 상가의 전면 길이는 최소 길이가 7m 이상이면 좋다고 볼 수 있으므로 대략 통행인은 10m, 운전자는 100m의 거리에서 해당 상가나 간판이 보이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판이 최소 3층을 넘어가는 곳에 달리면 사람의 시야 각도를 벗어나므로 보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고, 2층의 간판이 가장 잘 보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시성 하나에 대해서만 설명해도 이와 같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접근을 할 수 있습니다.

 


꼼꼼한 분석과 경험자 조언이 중요
이러한 변수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으려면 그만큼 많은 입지를 보지만 말고 분석을 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임상으로 넘버링을 달면서 아무리 공부를 해도 실제 임상에 적용하지 못하면 그저 이론에 그치는 실체 없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입지 중 가시성 하나만 해도 이와 같은 근거를 가지고 분석이 가능한데 다른 변수까지 언급하면 1~2시간의 강의로는 절대 입지분석을 공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입지를 정하기 전에 반드시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에게 입지에 대해 한 번쯤 문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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