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펩타이드와 콜라겐 앞세워, 한국시장 넘어 세계로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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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펩타이드와 콜라겐 앞세워, 한국시장 넘어 세계로 세계로!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05.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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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기반 융합 바이오 기업, ㈜나이벡

 

2004년 설립된 이후 초심을 잃지 않고 한 길만 걸어왔다. R&D(연구개발) 기업이 숙명처럼 안아야할 고난의 길을 묵묵히 10년 넘게 걸어왔다. 지독한 자금난에 옴짝달싹 못한 적도 있었고, 주주들의 집요한 요구와 거센 외풍에 밤잠을 설치기도 여러 번.
홍보도 하고 마케팅 전략도 구사하면서 적당히 회사 이미지를 포장했다면, 어쩌면 좀 더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쪼들리는 상황에서 시설비와 연구개발비도 벅찬데, 화려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미지 구축에 신경 쓰기엔 그 자체가 너무도 사치스런 일이었다. 잔꾀를 부릴 시간도 그럴만한 돈도 없었다.
임상가에서 학자로 그리고 다시 기업 대표로, ㈜나이벡 정종평 대표는 잔잔하고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지난날을 회상했다. 

 

바이오산업의 핵심 테마 ‘펩타이드’
㈜나이벡의 원류는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과제였던 ‘엔지니어링 리서치 센터(ERC)’ 소장에 정종평 대표가 임명되면서 부터가 그 시작이다. ERC의 연구 과제는 ‘펩타이드’. 이 연구는 이후 9년간이나 이어졌고, 같이 연구하던 인력이 뭉쳐 회사를 만들었으니 지금의 ㈜나이벡이다. 2004년 법인 설립 이후, 2005년 골이식재 OCS-B를 개발해 시판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미국으로의 수출도 시작했다. 2011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빅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의 연구 주제는 ‘펩타이드’.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구성원인 아미노산이 다중으로 결합된 구조를 말한다. 2000년대 초,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펩타이드 관련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2~3개에 불과했다. 지금은 이보다 훨씬 많아졌는데 그 만큼 유망 분야이고 ‘바이오산업’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화두이자 고속 성장이 점쳐지는 분야다.
기존,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어떤 식으로든 독성이 있기 때문에 인체에 무리를 준다. 많은 연구 과제들이 임상 단계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예상치 못한 독성 반응 때문. 반면, 펩타이드는 독성이 없는 생체 친화적이 재료이기 때문에 인체에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펩타이드 기반의 융합 바이오 기업
익히 들어왔던 ‘줄기세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줄기세포는 순분화 또는 역분화 과정에서 자극에 따라 인체의 다양한 기관으로 분화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맞춤형 자극제 펩타이드. 그동안은 생체 내 호르몬 단백질 제재를 이용했기 때문에 그 양도 적었고 단가 역시 너무 비싸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나이벡의 역할이 바로 이 펩타이드를 합성해 같은 기능을 발휘하되 비용을 대폭 낮춰 다양한 응용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기술에 대한 허가는 국내에선 이미 획득 완료(펩타이드 골이식재 2011년 허가 획득)됐고, 외국에서도 2~3년 뒤엔 허가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천 공장에 펩타이드 생산 및 정제 라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안에 기계 설비까지 갖춰지면 조만간 대량 생산의 길이 열리게 된다.
향후, 치과 영역에선 골이식재와 염증 치료제를 중심으로 응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 노벨바이오케어와 키스톤덴탈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스트라우만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에 대한 가능성과 ㈜나이벡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음을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이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치과 영역 외엔, 관절염 및 골다공증과 관련해 전임상 단계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어 세계적인 제약 회사들과의 접촉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화장품에도 펩타이드가 응용돼 염증 제거 및 조직재생 기능을 포함한 특수 화장품이 이미 제조 완성 단계에 와있다. 단순히, 치과 재료 회사가 아니라 ‘펩타이드 기반의 융합 바이오 기업’이 나이벡의 본 모습이자 미래의 모습이다.

나이벡의 쌍두마차, 콜라겐과 펩타이드
펩타이드와 함께 또 하나 기대를 거는 품목이 ‘콜라겐’이다. 상장 이후, 3년 간 콜라겐 연구에 몰두한 결과, 최근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고 순도의 콜라겐을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골이식재와 화장품 등에 우선 적용하되, 잉여 생산 분은 국내외 관련 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콜라겐의 역할이 빛을 발하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골이식재다. ‘OCS-B Xenomatrix Collagen’이 그 주인공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반향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우더와 블록 형태의 기존 골이식재가 가지고 있던 한계가 ‘OCS-B Xenomatrix Collagen’을 통해 극복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아이비덴탈’을 통해 공급되는 가운데, 개원가로부터의 반응과 확산속도가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나이벡은 향후, 콜라겐 외에도 펩타이드 성분이 포함된 골이식재, 콜라겐과 펩타이드가 복합된 골이식재까지, 생체친화적인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치과 영역을 넘어 제약 및 화장품, 기타 응용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겐과 펩타이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닥터 마이유’의 경우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이란, 스웨덴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히든 챔피언, 3년 후 베일 벗는다
그러나, 화려한 미래 비전에 비해 현실은 아직 초라하다. 지난해, 50억여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손에 쥔 돈은 없었다. 오히려,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났다. 수치상으로는 아무 것도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그러나, 그 속을 잠시 들여다보면 겉으로 드러난 실적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순손실의 가장 큰 이유가 지속적인 투자에 기인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진천 펩타이드 생산 라인 구축에 20억 이상이 투자됐고, 상장 이후 콜라겐 연구 개발 및 생산시설 구축에도 어마어마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정종평 대표는 이와 같이 말했다. “거짓말할 줄 모르고 과대 포장할 줄 모르고, 그러다 보니 생각지 못한 여러 가지 애로가 있었습니다. 외풍도 심했고요. 요즘 들어 펩타이드에 대한 인식 달라지면서 조금씩 매출도 발생하는데, 그동안은 연구 개발비에 모두 쏟아 넣었다고 해도 과언 아닙니다. 마케팅에도 크게 신경 쓰지 못했지요. 연구 개발하는 회사인데 마케팅 비용에 투입하다 보면 연구 개발비가 부족해져요. 가뜩이나 쪼들리는데 말이죠. 그동안 밖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어떻게 평가하든, 우리가 목표했던 한 길만 걸어왔어요”
조용한 가운데 내실을 다져 온 회사. 온갖 외풍에도 시치미 뚝 떼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회사. 펄쩍 뛰어오르기 위해 누가 뭐라 하든 ‘웅크림’을 주저하지 않았던 회사. 3년 후, ㈜나이벡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그는 조용히, ‘히든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펩타이드 기반의 융합 바이오’ 1등 기업 나이벡. 3년 후,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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