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그 멀고도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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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 그 멀고도 험난한 여정!
  • 문정본(주식회사 디디에스 대표)
  • 승인 2017.07.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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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스는 3D구강스캐너를 비롯해 Chair-Side CAD/CAM 소프트웨어 및 밀링 머신으로 구성된 ‘일체형 디지털 캐드캠 시스템’을 완성한 회사다. 이런 일체형 시스템의 개발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전례가 없어 디디에스가 이를 달성한 첫 번째 기업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뒤돌아볼 정도의 작은 여유가 생겼지만, 하나하나 더듬어 보면 숨 돌릴 틈조차 없었던 긴박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구상 단계에서 현재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치과 개원의로 시작해 ㈜디디에스의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998년 울산에서 개원을 했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기 전이었던 만큼, 이 시술법에 매료돼 이후 10년 넘게 이 연구에만 몰두했다. 이 시기의 임플란트 시술은 오랜 치유기간(약 3~6개월)을 거친 후 보철물을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모두가 고생을 감수해야 했던 시기다. 과연,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의문을 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장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즉시 기능 임플란트’라는 매우 생소한 개념을 도입했으나, 이내 한계에 부딪혔다. 기존의 주조법으로는 보철물의 정밀도가 확보되지 않았고, 보철물 형상이 뒤틀려 이를 실현할 수 없었다.
다방면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중 CAD/CAM 시스템을 기존 주조법의 대안으로 판단하고 독일의 유명 CAD/CAM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활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CAD/CAM 시스템의 기능이나 성능은 그 당시 임상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극명했다.
어떻게 하면 이를 제대로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이 한시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해외로 눈을 돌려 전문가들을 만나고, 국내 공대 교수님들을 찾아가 원인을 분석하며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은 기존 캐드캠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Dental CAD/CAM System의 개발’이란 목표로 귀결되었다. 첫걸음으로 Dental CAD/CAM System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국내 여러 회사에 개발을 의뢰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냉담한 거절 뿐.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하기엔 당시 국내 기술 수준이 매우 낮았고, Analog 방식에서 Digital Dental CAD/CAM 방식으로 패러다임(paradigm)이 정말 변화할까? 정말 그런 시대가 올까? 하는 의구심도 큰 장벽이었다. 지금이야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자연스레 회자될 정도로 디지털 아이큐가 높아졌지만, 그 때만 해도 이에 대한 의식은 전반적으로 미약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는 현실, 아무도 미래에 대한 가치를 논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많이 실망했다. 냉담한 현실에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힘을 냈다. 다른 분야처럼 치과 분야에서도 반드시 Digital화가 진행될 것이고 이런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올 것이란 내 신념은 더욱 확고해 졌다.

그리고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선, 캐드캠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연구진을 모아 개발에 착수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디지털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임플란트나 교정 등 다양한 분야의 치과임상을 다룰 수 있는 성장 동력임과 동시에 경쟁력의 근간이라 생각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애플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명제가 증명됐다.
그렇게 많은 걱정과 우려 속에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많은 선후배와 동료들의 지지 속에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3D 구강스캐너와 치과에 최적화된 보철물 가공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에 부딪혔다. 먼저, 3D CAD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성공을 경험한 연구 개발진을 찾기란 모래 속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웠다. 또, 훌륭한 개발자라 하더라도 치과 분야의 전문지식, 예를 들어 보철의 종류, 제작 방법, 구강에 대한 지식 등이 매우 부족해 바로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없었다. 따라서 개발자 역량 강화에 오랜 시간을 공들일 수밖에 없었다.

혹자는 많은 개발비가 투입되면 단기간에 개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더욱 그랬다. 사실, 소프트웨어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산업임에도 우리나라의 취약 분야 중 하나다. 수많은 경우의 수, 어쩌면 무한대에 이를지 모르는 경우의 수를 미리 연산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제어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업체들이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 명의 개발진을 데리고 수년에 걸쳐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간싸움, 인력싸움의 연속이고 결과적으로는 자금력 싸움이 성공을 가른다.
어쨌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최근 국내 투자기관들로부터 200억 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개발부터 대량생산 등 각 분야를 책임지고 직원을 이끌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을 충원하고, Digital Dental CAD/CAM System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초석을 하나씩 다져갔다.

그러면서 탄생한 첫 작품이 디디에스의 구강스캐너 ‘이지스(AEGIS.PO)’다. 3D 구강스캐너는 광학, 전기전자/소프트웨어, 기계 공학 등이 융복합된 첨단 분야로 일반 3D 스캐너 기술에 비해 기술 난이도가 높아 개발이 매우 어렵다. 특히, 치아와 다양한 재질의 보철물들은 빛의 투과 및 산란과 난반사, 침과 혈액 등이 존재하는 구강 내 환경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얻기가 몹시 힘들다.
그 다음 도전은 보철물 가공기, 즉 밀링 시스템이었다. 국내 금속 가공용 CNC 업체는 많지만 금속 가공은 가공기 자체의 부품 가격도 높고, 가공 시간 역시 길어 생산성이 떨어진다.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가공기는 치과용이라기보다 기공소용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왜냐하면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고는 특정 소재만 가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치과에서는 한 시간 내에 모든 치료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를 위한 치과용 보철물 가공기가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그리고 치과 영역에서는 금속 가공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세라믹을 가공하면, 훨씬 우수한 품질의 보철물을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치과 내에서 단기간 내 정교한 보철물을 가공할 수 있는 밀링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달려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AEGIS.HM’이다. 이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보다 정밀하면서 강력한 그리고 우수한 반복 재현성을 갖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D프린터 역시 기공소용으로는 이미 많은 제품이 시판 중이지만 치과용은 제한되어 있다. 치과에서의 3D 프린터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나 현존 제품들은 임시치아 등을 빠르게 만들 수 없어 캐드캠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치과에 특화된 기능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 바로 ‘TEMPRINT 3D’다.
그러나 개발이 완료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제품의 제조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요구되는 기본사항이다. 높은 수준의 선행 연구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설령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대량생산할 수 없다면 자칫 시간만 허비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디디에스는 다행히도 우수한 인력을 충원하고 양성함으로써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3D구강스캐너와 보철물 가공기 및 3D프린터의 상용화를 빠르게 이뤄낼 수 있었다.

2017년 현재, 전 세계 치과계는 ‘디지털’이 가장 큰 이슈이다. 누가 어떤 핵심 기술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50년, 100년 치과산업의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다. 디디에스는 비록 작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한 큰 꿈에 도전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돈 버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고, 돈을 벌고 싶었다면 모름지기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안목과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술력, 그리고 추진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 ‘디디에스’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과 좌절을 겪었지만, 나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7전8기의 의지로 지금에 이르렀다. 멀고 먼 국산화의 길, 멀고 먼 소프트웨어 강국의 길, 그 가능성을 증명한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뚜벅뚜벅 그래도 나는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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