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투명교정장치, 어디쯤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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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투명교정장치, 어디쯤 왔나!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10.11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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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개 브랜드 각축, 비용은 스텝 당 6만~12만 원

국내에 투명교정창치 브랜드는 과연 몇 개나 있을까. 과연 브랜드별로는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2010년 이후 국산 브랜드들이 새롭게 가세해 한층 복잡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약 10여종 이상의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본지가 취재한 투명교정장치는 모두 7개 브랜드였다. 9개 브랜드에 접촉한 가운데, 구체적인 취재와 정보 취합이 이뤄진 7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특장점 등을 정리했다.

취재 |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오래 전부터 수작업으로 제작돼 사용돼 온 투명교정장치는 이후 진단 및 셋업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3D프린터가 보편화되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됐다. 임상적으로 전보다 훨씬 정밀한 장치를 만들 수 있게 됐고, 또 규격화된 프로세스는 투명교정장치의 브랜드화 및 사업화를 가능케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러한 디지털화에 힘입어 1999년 ‘인비절라인’이 브랜드화 되었고 최근 들어선 우리나라에도 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게 됐다.

10여 종 이상 투명교정장치 각축
2007년 인비절라인이 한국시장에 공식 상륙한 이후 2010년 전후로 많은 국산 업체들이 생겨나 지금은 10여종 이상의 투명장치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10년 ‘이클라이너’와 ‘오라클리어’가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소개됐고, 이후 시스루 얼라이너(2013년), 스마트스텝(2014년), 노비절라인(2016년), 이지라이너(2017년) 등이 차례로 선을 보였다. 인비절라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 브랜드는 모두 국산 투명교정장치다.

이중 ‘이클라이너’는 90년대 후반 김태원 원장에 의해 시작된 ‘클리얼라이너’의 후신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국산 투명교정 장치로 알려졌다. 그 출발점으로만 따지면 ‘인비절라인’보다도 시작이 빨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국내 투명교정장치 분야의 업계 구도나 지형이 당시의 ‘클리얼라이너’로부터 출발했다는 견해가 있을 만큼 상징성이 큰 브랜드다.

각 장치들의 브랜드화는 치과의사에 의해 시작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투명교정장치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다 나중에 사업적으로 확대시킨 경우들이다. 인비절라인을 제외하고, 이클라이너, 시스루 얼라이너, 스마트스텝, 노비절라인 등이 치과의사에 의해 처음 사업화됐고, 오라클리어와 이지라이너 두 곳은 기공소로부터 출발한 브랜드였다.


스텝 당 장착기간 및 착용타입
투명교정장치의 진행 프로세스는 △환자 구강정보 채득(치과) △투명교정장치 업체에 의뢰 △진단 및 셋업(제작 업체) △치과의사 최종 확인 △셋업모델 출력 및 장치제작 △배송 순으로 진행된다.

환자 정보는 기본적으로 석고모델이나 구강스캔 정보를 보내게 되는데, 추가적으로 CT 및 파노라마 사진, 구강 및 안면부 촬영사진 등을 추가로 보내기도 한다. 추가 정보는 장치 업체별 운영 원칙과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많은 환자 정보가 전달 될수록 정확한 진단과 셋업이 가능하다는 게 장치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배송 품목은 업체별로 최종 장치만 보내주는 경우, 출력된 모델을 함께 보내주는 경우로 나뉘었다. 그러나, 장치만 보내준다는 업체도 ‘원할 경우 출력된 모델을 보내준다’고 답해 업체별 실질적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된 셋업 모델을 치과에서 보관하면 환자가 장치를 분실했을 때 치과 내에서 제작해 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인비절라인 vs 국산 브랜드
몇몇 특징들에 대해선 외산(인비절라인)과 국산, 또는 선발주자(인비절라인)와 후발주자 간 경쟁으로 대비되는 양상을 띠었다. 우선 스텝 당 장착 기간과 장치 타입에서 대비됐다.

스텝 당 장착 기간은 인비절라인(2주)을 제외하고 6종의 국산 브랜드가 ‘3주 장착’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스텝 당 장치타입은 국산 업체 모두 하드, 미디움, 소프트 타입 등의 장치를 번갈아 착용하며 힘의 강약을 적절히 분배하고 있었고, 인비절라인은 부드러운 한 가지 타입의 장치를 착용한다고 답했다.

셋업 및 제작 횟수, 배송 기간도 양 진영 간 대비처럼 비쳐졌다. 치과의사의 최종 컨펌이 완료되면 해당업체에서는 모델을 출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치를 제작해 배송하게 된다. 장치는 1회 진단으로 모든 장치가 한꺼번에 배송되거나, 2~3스텝 단위로 진단과 제작이 반복되기도 한다.

인비절라인만 1회 진단으로 모든 스텝의 장치가 한꺼번에 제작돼 배송된다고 밝힌 반면, 국산 장치 대분은 일정 스텝별로 진단과 제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배송 기간도 국산 브랜드들이 차별화로 내세운 부분이었는데, 인비절라인이 한 달 정도 소요되는데 비해 국산 브랜드는 7일~14일 이내에 제작, 배송된다고 답했다.

한 국산 브랜드 관계자는 “환자가 착용을 게을리했거나, 애초 진단이 잘못됐거나, 아니면 치조골 상태 등 환자의 특수한 경우로 인해 최초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며 “최초 1회 진단과 셋업만으로 전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진단과 제작이 단계별로 이뤄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어떤 3D프린터로 출력하나
그렇다면, 진단과 제작에는 어떤 소프트웨어와 어떤 3D프린터가 사용될까. 진단 및 셋업 프로그램은 잘 알려진 대로 3shape社의 소프트웨어와 마에스트로가 사용되고 있었다. 특정 소프트웨어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경우와 3shape와 마에스트로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경우로 나뉘었다. 인비절라인과 이클라이너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었고, 시스루얼라이너는 ‘현재 3shape社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3D프린터는 스트라타시스社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오라클리어, 스루얼라이너, 스마트스텝, 노비절라인 등에서 스트라타시스社 제품으로 출력한다고 밝혔다.

인비절라인은 3Dsystems社의 ‘ProX 800’를, 이클라이너는 일본 CMET社의 EQ-1과 ATOMm-8000을 각각 사용하고 있었으며, 시스루얼라이너는 Stratasys社 제품 외에 EnvisionTEC社 제품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었다. 오라클리어도 스트라타시스 외에 국산 3D프린터인 헵시바의 ‘Veltz’를 사용하고 있었고, 이지라이너도 덴티스의 ‘Zenith’를 사용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외산 3D프린터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인식이 상당히 강했지만, 최근엔 헵시바 벨츠나 덴티스의 제니스의 경우, 치과용으로 나무랄 데 없는 성능을 발휘하는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빠른 속도로 사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은 대체로 스텝 당 산정
제작 비용은 업체별 편차가 심한 편이었다. 스텝 당 비용(부가세 별도)을 묻는 질문에 인비절라인은 ‘Full시스템 기준 270만 원’이라는 토털 비용을 제시했고, 나머지 국내 업체들은 ‘스텝 당 비용을 산정한다’고 답했다.

국산 장치들은 대체로 1스텝(상하악 포함) 기준 10만 원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최고 비용은 12만 원, 최저 비용은 6만 원이었다. 국산 장치를 기준으로, ‘10스텝의 교정치료를 요하는 환자’라면 치과의사 입장에선 최소 60~120만 원의 장치 제작비용을 지불해야하고, 치료기간은 30주(10스텝×3주=약 7개월)가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용에 대해선 치과의사와 제작 업체 간 의견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양상을 보였다. 치과의사 입장에선 너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반면, 그러나 업체 입장에선 3D프린터, 소프트웨어 등 초기 투입비용이 과다하고, 이후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결코 비싼 비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가세 별도로 스텝 당 10만 원이란 금액은 암묵적으로 지켜져 온 마지노선인데, 최근 이 선이 무너지는 분위기”라며 “실제로는 인건비 포지션이 굉장히 큰 사업이기 때문에 제작 업체 입장에선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 아래 글은 취재 중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복합적 입장)의 육성 멘트를 구술식으로 정리한 것으로, 각자의 개인적 주장임을 밝힙니다.

치과의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왜 계획대로 끝나지 않느냐”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애초 진단이 잘못 된 경우이거나 환자가 특이 체질이거나 또는 환자가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경우다.

투명교정장치가 세계적 추세지만 한국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가철성 장치라는 점이 장점이지만 ‘뺐다 끼웠다 하는 점’이 오히려 엄청난 단점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환자들에겐 더욱 치명적인 단점이다. 한국 환자들은 의사의 지시대로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치료 결과에 대해 불만이 많은 편인데, 상당 부분 이러한 결과의 가장 큰 원인은 환자 본인이다. 이는, 한국 환자와 일본 환자를 오랫동안 진료하고 장치를 제작하면서 얻은 결론이고, 개인적으로 직접 경험한 팩트다.

또, 서양 사람보다 한국인의 치아가 삐뚤빼뚤한 경우가 많아 외국인보다 교정 기간이 오래 걸린다. 인비절라인 매출의 60%는 북미 쪽에서 나온다. 이쪽 사람들은 대체로 어려서부터 교정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고, 이후 어른이 돼서 보완 개념으로 투명교정장치를 한다. 우리나라처럼 성인이 되어 처음부터 투명교정장치로 치료하려면 기간도 오래 걸리고 적용 자체가 불가한 케이스도 많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투명교정장치는, 브라켓을 붙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 브라켓 이후의 후속 조치용, 그리고 전치부 등의 간단한 케이스 정도라고 생각한다. 결코, 만능 장치가 아니다.

 

모든 교정이 다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투명교정장치도 가능한 케이스가 있고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있다. 그러나 일부 치과의사들은 다 될 것처럼 환자에게 얘기한다. 알면서 호도하는 경우도 있고, 잘 모른 채 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일반 치과의사가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 교정을 잘 모르는 치과의사들은 치열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강 내 각종 힘의 원리와 이동 원리를 모르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철도청’이란 치아교정 및 양악 전용 커뮤니티에 접속해 보면 이러한 현실과 단면들이 일부 드러나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투명교정장치는 서로 입장에서 너무 과대평가돼 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다 될 것 같지만 생각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장치다. 자기관리가 특히나 어렵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업체에서 보내준 진단대로 따라하면 누구나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적지 않다.

관련 업체도 불만이 많다.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제작비용이 점차 내려가고 있다. 초기에 투자되는 큰 비용과 이후 제작 및 운영 경비 등을 감안하면 부가가치가 결코 높지 않다. 디지털화가 됐지만 정밀도가 높아졌을 뿐 인건비나 재료비에서 세이브 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치과의사들로부터 ‘너무 비싸다’는 얘기를 지속적으로 들어야 한다. 간혹, 비용 생각에 앞뒤 안 가리고 ‘스텝 수를 줄여달라’는 치과의사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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