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리더십에 대한 오해
상태바
[매니지먼트] 리더십에 대한 오해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7.10.11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더십 경영 2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리더(leader)’의 조건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그 정의를 조금씩 달리해 왔다. 그렇다면,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리더’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특히 우리 치과계에선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치과계의 석학’, ‘치과계의 훈장님’, ‘치과계의 책벌레’로 통하는 김동석 원장과 함께 그 해답을 찾아가 본다. ‘리더십 경영’이란 대주제로 10회에 걸쳐 김동석 원장의 글을 새롭게 연재한다.

글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우리는 대부분 원장이다. 한 기관의 ‘장(長)’은 자신의 뜻에 따라 지시하고 명령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자신을 ‘리더’라고 부른다. 그런 리더가 가져야하는 덕목을 ‘리더십’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흔히 리더십을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영향력을 미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물들 속에서 이제 리더십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나는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이야기한 리더십의 정의를 좋아한다.

“리더십이란 당신이 성취하고 싶은 일을 다른 사람이 원해서 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우선 리더인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그 일을 원해서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지위에 따른 명령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리더십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리더는 다방면에서 뛰어나다?
병원 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여러 가지다. “진료는 너무 잘하시는데 병원 경영은 잘 못한다”, “직원들을 잘 다루고 밀어붙이지만 사기를 북돋아 주는 능력은 없다”, “현재는 잘 나가는지 몰라도 미래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 등. 대부분 A는 뛰어난데 B는 부족하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실무와 경영, 카리스마와 따뜻한 감성,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안목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물론 그런 사람이 있다면 뛰어난 리더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땅에서도 물에서도 그리고 하늘에서도 뛰어난 동물을 우리는 동물의 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마도 동물의 왕은 오리 정도가 아닐까? 사자, 고래, 독수리가 아니라 말이다.

옛날 천하를 통일한 한(漢)나라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각지의 저명인사를 초청하여 잔치를 베푼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 초청된 한 스승에게 그의 제자들이 한 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 새로운 천자가 된 한고조 유방이 전략에 있어서는 장량, 군사에 있어서는 한신 그리고 내정과 보급에 있어서는 소하에 미치지 못하고 명문 집안 출신도 아닌데 어떻게 이들을 거느리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에 스승은 튼튼한 바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바퀴살 하나하나가 모두 튼튼해야 되지만 이들 간의 균형을 이루어주는 장인의 능력이 필수적이며, 이런 점에서 유방은 최고의 참모들을 적소에 잘 배치하여 활용하였기에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을 들려주었다. 즉 한 고조 유방은 용인술의 1인자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 능통한 만능의 리더가 존재하기보다는, 환경적 상황이나 일의 성숙 단계, 특성 등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최적의 리더와 리더십이 있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모든 환경에 들어맞는 리더십 역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리더는 타고난다?
대부분 조직의 리더는 경제적 수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리더에 대한 평가도 경제체제에 따라서 변화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확고해지면서 대량 생산이 필요했고 이동 수단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물자 이동의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 즉, 급격한 성장 시대에 세계화로 시장이 커지고 시장 메커니즘이 발달하면서 상품을 만들어 내기 바빴고 기업들은 효율적인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적합한 관료 체제를 확립했다. 이런 체제에서 사람은 조직의 부속품이 되기 쉽다. 이것저것 복잡하게 따져보고 관리하는 리더보다는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 리더가 더 효율적이다. 즉 제왕적 리더가 이 시대에 더 필요했었다. 이런 리더는 다분히 성격과 연관성이 많아서 타고난 리더라는 말이 들어맞았다. 실제로 리더십의 행동유전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리더십 발현은 유전학적 기초를 갖는다. 이에 따르면 30% 정도는 유전학적 요소로 설명된다고 한다. 즉 이 시대의 리더는 30% 유전적으로 타고났을 가능성이 많았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고성장보다 우수한 관리가 필요한 시대이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고 질을 따지자니 새롭고 창의적인 부분이 강조된다. 더구나 정보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진화, 교육시스템의 발전으로 개인의 교육 수준은 더욱 높아졌다. 더 많이 알고 개성이 강해진 개인을 통솔하려면 이제 제왕적 리더십만으로는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조직 경영에 있어 일방적이고 강압적 통솔 방식보다는 조직원을 인격으로 인식하고 개인과 다수의 지혜를 살려 통솔하는 방식이 더 필요해졌다. 타고난 제왕적 리더는 오히려 리더로 부적합한 시대가 된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기억에 남는 존경과 신뢰를 받는 리더들은 일반적으로, ‘사려 깊고, 남을 위하며, 스스로 행동하고, 깨끗한, 인내하는, 부드러운, 그리고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현시대의 훌륭한 리더는 전지전능한 사람이나 성인(聖人), 제왕적으로 군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현 상황에서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의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하의 말에 귀 기울여 들을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을 운영하는데 혹시나 ‘나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타고나지 못했어’라고 자책하고 있는가? 대부분 그 사실이 맞다. 타고나지 못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리더의 자질은 생긴다. 자신의 유전자를 탓하지 말고 리더의 자질을 학습하고 자기화(自己化) 시키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