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시스템과 매뉴얼, 그리고 통계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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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시스템과 매뉴얼, 그리고 통계와 진단
  • 강익제(엔와이치과 대표원장)
  • 승인 2017.12.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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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다 한 이야기 9

 

‘개원’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임상에만 전념해 왔던 대다수 치의학도나 예비 개원의 입장에선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엔와이치과 강익제 원장을 통해 ‘개원’에 대한 이야기를 되짚어 보자.

필자는 개인적으로 시스템과 매뉴얼을 많이 중요시 여기는 편입니다. 병원에서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고객이 병원을 경험하는 매순간마다 ‘고객-직원-원장’과의 관계가 일정한 행동양식에 따라 체계적으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을 말하며 크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 등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휴먼웨어는 직원관리, 하드웨어는 인테리어나 장비 등 배치와 같은 물적 자원을 말하는 것이고 소프트웨어는 매뉴얼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스템
시스템의 첫 번째 단추는 사실 인테리어부터 시작됩니다. 시스템과 관련된 인테리어는 무슨 대리석을 얼마나 깔고 장비를 어떤 걸로 준비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동선을 보셔야 합니다. 동선은 크게 직원의 동선과 환자의 동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원의 동선을 우선해 설계한 인테리어는 효율성이 좋아 직원 0.5명의 몫을 할 것이고, 환자의 동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인테리어라면 환자가 편안함을 느낄 것입니다. 이런 동선과 더불어 소소한 소장비나 기구의 배치, 데스크에 대한 정비도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고민해야 할 것은 진료실의 형태입니다. 진료실을 폐쇄형(룸 형식)으로 한다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지만 방마다 장비를 설치해야하는 경우도 생기고 동선이 길어지니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방형 구조라면 환자의 프라이버시는 보장하지 못하나 직원의 동선과 장비의 배치 면에서는 효율적이고 넓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혹은 양쪽의 장단점을 혼합한 semi-room타입의 반개방형 진료실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시스템인 휴먼웨어는 직원의 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고민하는 것이 직원의 수일 것입니다. 통상 1인 치과의 적정 평수를 30~45평이라고 보았을 경우 최적의 효율성을 올리는 직원 수를 4명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이 되고 역할 분담을 문서화했을 경우에 보다 쉽게 적용이 가능합니다. 직원이 2명인 경우는 직원의 휴무로 인해 원장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서 제대로 된 응대가 불가능한 경우가 생기며 직원이 3명인 경우는 그나마 안정적이나 한 명이라도 나가게 되면 데스크에서의 업무분담이 무너지고 데스크 직원의 진료실 업무량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두 번째로는 직원의 구성문제입니다. 응대를 잘하고 싶다면 데스크에 1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진료실과는 별개로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데스크 직원이 무슨 일을 할지 몰라서 놀고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게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분명한 역할 분담을 정해둬야 합니다. 또한 진료실 직원을 체어 별로 배치할 것인지, 환자에 맞춰 배치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단독 개원을 준비 중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원 구성은 3명이고 그중 고참 한명은 데스크와 진료실을 오고가기를 원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표면상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신환에 대한 초기응대가 부족하거나 리콜 체크, 불만 고객에 대한 응대가 다소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데스크와 진료실을 모두 열심히 한다는 것은 사실상 1.5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만큼 능력이 좋은 직원은 사실 많지가 않습니다.


병원의 모토나 콘셉을 ‘아프지 않게 하는 치과를 만들겠다’고 해서 무통마취기 딸랑 한 대 구매한 것으로 그 치과의 콘셉이 아프지 않은 치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어마다 무통마취기를 준비하고, 진료에 대한 직원의 사전 설명이 충분해야하고, 술 후 주의사항과 통증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합니다.

잘 갖춰진 시스템은 1) 직원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2) 확보된 통계를 바탕으로 병원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고 3) 이를 개선코자하는 노력과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4) 무엇보다 체계적이고 편안한 개원생활이 가능하고 5) 또한 업무의 효율성이 증대되고 6) 업무효과의 가시화가 이뤄지고 7) 권한위임과 함께 책임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습니다.


매뉴얼
매뉴얼을 과대평가하여 매뉴얼만 있으면 시스템이 저절로 구축될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매뉴얼을 기껏 만들어봐야 직원이 따라오지 않는다’며 그 역할을 과소평가해도 안 됩니다. 매뉴얼은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첫 단추에 불과하며, 직원의 행동과 습관을 바꾸고 그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직원과 함께 만들어보는 것이 실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매뉴얼들이 있겠지만 개원 초에 꼭 갖추어야할 매뉴얼로는 1) 직원근무 규칙 및 근로계약서 2) 직원 업무 분담표 3) 일일 일계표 4) 환자응대 5) FAQ 매뉴얼 등이 있습니다. 특히 차트나 주의사항, 동의서의 경우 본인의 병원 특성에 맞게 다른 치과의 자료를 참고로 직접 만들면 보다 효율적입니다.

처음 매뉴얼을 만들 때 너무 자세히, 너무 잘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장황한 매뉴얼은 직원에게 마치 숙제나 공부와 같은 부담감으로 작용해서 매뉴얼을 멀리하게 되고 결국 겉만 번지르르한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근로규칙이나 FAQ 매뉴얼을 제외하고는 A4 용지 한두 장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고 이런 것이 부담이 없기에 더 실천하기 용이합니다.

그래서 매뉴얼 제작의 원칙으로는 1) 철저하게 현장 중심으로 2) 표준업무 형태와 점검(피드백)기능 3) 수치와 목표의 구체적 기술 4) 경우의 발생 상황에 따른 사례수집 5) 반드시 실천가능하게 6) 구성원이 참여하여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통계와 진단
잘 만들어진 일계표는 원장님 입장에서는 확보된 통계를 바탕으로 마케팅 정책을 바꿀 수도 있고, 병원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체계적이고 편안한 개원생활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한 스탭입장에서는 업무의 효율성 증대와 업무효과의 가시화, 그리고 책임의식을 부여하여 권한위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낳게 됩니다. 다음은 꼭 필요한 통계항목입니다.

1) 총 내원 수 : 한 달에 몇 명 오는가도 중요하지만, 요일별, 시간대별로 내원 환자 평균을 알고 있어야 예약환자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2) 신환 수 : 신환 수도 중요하지만 신환이 오게 된 경로도 중요합니다. 가까워서, 간판이 잘 보여서, 지나가다 등은 입지가 좋다는 증거입니다. 소문 듣고, 소개, 가족환자 등의 환자를 늘리는 게 롱런할 수 있는 길입니다.

3) 예약부도율 : F/U를 잘하고 있는지 직원을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재 내원율이 떨어지는 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상담동의율 : 아무리 신환이 많아도 진료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상담실장을 운용한다면 상담동의율에 대해 대략적인 결과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6) 불만고객 : 진료에 의한 불만인지, 진료외적인 불만인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하며 진료에 의한 불만인 경우 사전고지를 했음에도 생긴 불만인지, 사전고지가 없어서 생긴 불만인지도 확인하셔야 직원의 응대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7) 주요경비 : 주요경비는 향후 네트를 가늠하는 요소가 됩니다.

우리 뇌는 자기에 대해 합리화 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내가 개원을 못해도 ‘운’ 아니면 ‘자리’ 탓이라고 합리화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는 순간 더 이상 노력해야 할 동기를 잃게 됩니다. 모든 개원의들의 성공개원을 기원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 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그 못다 한 이야기’가 이번 호로 막을 내립니다.
 9회에 걸쳐 연재해 주신 강익제 원장님께 감사드리고, 호응해 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향후 또 다른 주제와 기획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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