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세 번이나 제작, 환자는 그래도 불편하다고 했다!”
상태바
[매니지먼트] “세 번이나 제작, 환자는 그래도 불편하다고 했다!”
  • 장성환(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 승인 2018.03.07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Story 5-진료실과 기공실의 협력Ⅰ

‘치과’는 치과의사를 중심으로 치과위생사와 치과기공사의 역할이 더해지면서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치과기공사의 역할은 치과진료의 최종 정점인 보철물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이에 본지는 6회에 걸쳐 장성환 소장의 소박하고 진솔한 ‘기공 이야기’를 시작한다. 장성환 소장은 ‘28공작소 디지털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엔 기공관련 서적 ‘MY 28 STORY’를 출간했다. 

글 | 장성환 (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18년 동안 기공 작업을 하면서 수없이 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 ‘잘 만든 보철물이란 어떤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할 때면 어김없이 슬럼프가 찾아오곤 했다. ‘기공에 대한 회의감’을 상당히 느끼곤 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정성을 쏟아 제작을 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상실감이 너무 커 다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도 적지 않았다. 이론을 많이 안다고 좋은 보철물이 만들어질 수 없으며, 보기에 좋다고 좋은 보철물이 되지 못한다. 기능적으로 우수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좋은 보철물이 되기엔 부족하다.
심미, 기능, 적합, 재료, 이론(교합 및 구강의 이해)에 대한 폭넓은 관점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좋은 무기를 가졌다고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듯, 나 혼자(치과기공사)만 잘 한다고 절대 좋은 보철물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환자가 왜 보철물을 하는지, 원장님의 보철 계획은 무엇인지, 최종 목표는 어디까지인지를 알고 작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미보철 제작에 있어서
기존 보철물이 파절되어 인상채득을 한 경우로, 환자의 현 상태와 내원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템포러리 크라운은 때로 환자와의 소통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종 보철물 제작 시 템포러리 크라운이 장착된 모델의 인상을 채득하고 라인앵글이나, 엠브레져, 치축, 보철물 길이 등을 기록해서 보내주면, 최종 보철물 제작 시 참고하게 되므로 환자가 원하는 부분을 치과기공사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이번 케이스에서는 템포러리가 만족할 만한 상태여서 별다른 진행 과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템포러리 크라운 형태를 위한 지대치 삭제 량을 투명장치로 확인하고, 수 일이 지난 후 최종 보철물을 위한 임프레션을 채득했다. 기공실에서 임프레션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실에 임프레션을 다시 채득해 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환자와 진료실의 관계 때문인지 일단, 현 상태의 임프레션으로 그냥 작업해 달라는 답신이 왔다.
세팅 결과는 위 사진처럼 마진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인상체를 보면 출혈이 있었고, 그 출혈에 의해 코드가 인상재와 붙어있고, 어느 부분에는 인상재에 박혀있는 게 보인다. 코드가 인상재와 붙어있으면 치과기공사는 석고를 붓기 전에 조심스럽게 코드를 제거하는데, 이때 인상재의 일부가 찢어지는 경험을 할 때도 있다. 코드가 있는 상태에서 석고를 부으면 경화 후 마진 트리밍을 할 때 정확한 지대치 마진을 얻기 힘들어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진료실의 스탭과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출혈이 완전히 멈춘 후 인상채득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환자 여건이나 진료실 상황 때문에 스케줄 상 무리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구치부 3본 브리지 제작에 있어서
음식을 씹을 때, 잘 안 씹힌다고 하여 세 번이나 제작한 케이스다. 이 전 보철물은 편했는데 새로 만든 보철물은 세 번 모두 불편하다고 했다. 첫 번째, 두 번째의 제작 때도 교합지 상태로 확인 시에는 별다른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세 번째 작업하고 나서도 환자는 불만족했기에 원인이 무척 궁금해서 반대편을 보니, 상하 7번이 결여된 상태였다. 물론, 3본 브리지 보철물을 제작할 때는 작업치 쪽 편측 인상만 채득되었기 때문에 반대편 상태는 알 수 없었다. 기공 작업 시 반드시 full로 채득된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편측 임프레션만 가지고도 그 결과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세 번이나 제작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 했고, 내 입장에서도 세 번이나 제작했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니 답답함과 자괴감이 들었다. 반대편 교합상태도 현재의 보철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료 기록부를 요청해서 확인해 보았다.
진료기록부 확인 결과, 반대편은 2005년부터 치료가 이루어졌고, 30번대 즉, 현재 보철물이 제작되고 있는 부위는 2006년부터 치료가 진행되었으며, 보철 제작 후에도 아프다는 증상과 함께 작성된 기록만도 12장이나 되었다.
환자 상태를 먼저 알고 작업을 진행했더라면, 환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결과의 보철물을 제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0번대와 40번대 치아 결손으로 인해 20-30번대의 교합력과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오랜 시간동안 쌓인 결과로 여겨진다. 환자의 정보 제공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환자의 불편함이 있다면, 그 상황을 기공실에도 알려주고, 필요하다면 전악의 인상채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보철물, 잘 만든 보철물은 진료실에서만, 또는 기공실에서만 별도로 제공 할 수는 없다. 하나의 팀이 되어야 한다. 그 과정 속에 환자의 정보 제공은 필수이며, 진료실과 기공실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 정보 제공의 예
전치부를 제작할 때, 진료실에서 제공하는 막대 하나와 수직선은 기공사의 많은 고민을 해결해 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