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나의 직업은 사라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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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나의 직업은 사라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 장성환(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 승인 2018.05.09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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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Story 7_4차 산업혁명과 치과기공의 미래

취업 초기 시절이 떠오른다. 조각(Wax-up)은 엄두도 못 냈고, Polishing과 허드렛일만 하던 시절에 모처럼 빨리 끝났다고 직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지하철 끊기기 전에 각자 집으로 향하면서 이때다 싶어 다시 기공소로 향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 시간에 해보고 싶은 Wax-up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시계는 어느덧 새벽 3시를 향했지만, 다음날 사수에게 칭찬받을 거란 기대감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일을 했었다. 하지만, 다음날 기대와 다른 사수의 꾸짖음과 동시에 애써 조각했던 형태는 뜨거운 Wax 속에 사라졌다.
기공의 기본인 치아 형태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고, 맘고생은 얼마나 했는지… 그뿐만이 아니다. 매몰하고 나면 수축, 팽창 또는 Tilting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퇴근 후에도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기공료보다 비싼 임플란트의 Gold-abutment를 다룰 때면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힘들고 긴장됐지만, 이런 기공 Know-how가 앞으로 내 기공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위안을 삼았다. 그 때만 해도 기공을 배운다는 것이 꽤나 희망적이었는데, 뭐 지금도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은 갖고 있지만…
그러나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한 게 사실이다.

2000년에 기공을 처음 시작할 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군에 대한 얘기도 종종 다루어진다. 그런 기술의 발달이 때론 내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1784년 영국에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화를 이룬 1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을 통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3차 산업혁명을 지나 이젠 4차 산업혁명으로 향하고 있다.
2010년에 ‘요코하마월드 덴탈쇼’에 다녀온 적이 있다. 구강 스캐너를 비롯하여 디지털 관련 장비들이 전시되어있었기에 2~3년 뒤엔 우리나라 치과계가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는 좀 더디게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혁명’이라 불릴 만큼의 치과계 변화는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신문 잡지를 보면 교정관련 캐드 프로그램이라든지, 3D프린터 등의 광고를 보게 되는데, 이런 기술의 발전을 짐작해 ‘머지않아 내 자리(직업)는 없어지겠구나’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구강 스캐너와 3D프린터 등이 치과에 널리 보급될 경우, 치위생사 한 명이 줄어들고 -Impression, Stone 작업 등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므로- 간단한 기공작업-지르코니아 등을 위한 캐드작업 및 3D프린터를 이용한 Temporary 제작 등을 위해 치과기공사가 투입될 것이며, 복잡하거나 큰 케이스는 대형화된 기공소로 보내어질 것이고, 결국 소규모의 작은 기공소들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장비의 발달로 기공사들 간의 기술차이는 줄어들 것이고, 결국, 자본이 ‘생사(生死)’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해본다.
물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이 상황을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로 위로를 받아야 할지, ‘새옹지마’의 이야기로 위로를 받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나는 ‘기공을 제일 잘 한다’는 것이다.

대합치를 투명하게 설정해서 크라운 형태와 교합관계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이런 화면은 진료실과의 소통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다. 즉, 보는 관점을 객관화할 수 있다. 정보 공유가 가능하며, 이는 작업하는 곳이 치과 내 기공실이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위 사진은 Reamke가 발생되어 Re-impre ssion을 채득했는데, 첫 번째 모형과 두 번째 모형을 아무리 비교해 봐도 변형 부위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던 Case다. 확대경으로 자세히 비교를 했지만, 일명, 늘어났다고 하는 부위를 찾지 못했다. 이 두개의 모형을 각각 Scan한 후, 합성해 보았다.

4번 지대치의 협·설에서 붉은 모습이 보인다.
(검은색의 화살표) 3번과 5번, 6번은 녹색과 파란색이 주를 이룬다. 7번의 Palatal 부위에서도 붉은 부분이 보인다. 붉은 부분은 두 개의 모형이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다. 모델 변형에 관한 소통의 문제를 디지털 발전으로 인해 객관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디지털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데이터로 객관화 시키고, 좀 더 소통하면서 작업하는 것이다.
디지털을 이용한 구강 스캐너라 할지라도 언제나 그 결과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다루는 술자에 따라 그 Data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료실에서 보내온 Data를 다루는 Techniton에 따라서도 보철물의 형태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다루는 이에 따라 결정되어지므로, 변화의 흐름에 걱정하지 말고 18년의 경험을 디지털에 응용하면 좋은 결과, 좋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예측해본다.

‘디지털을 이용한 작업은 편하다’라고 보통 얘기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다르다. 캐드를 이용한 디자인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을 출력하는데 있어서 장비를 다루는데도 손이 많이 간다.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물론, 언젠가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의 기공 시대가 올지 모른다. 그때는 Bio, 즉 5차 혁명이라 불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치과계나 의학계가 사라지지 않을까?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내 삶에 득(得)일지 실(失)일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언제나 기회는 있으며, 그 결과는 내가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7회에 걸쳐 기공을 통한 소소한 얘기를 할 수 있게 자리를 내어주신 덴포라인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공감해주신 여러 원장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예정된 연재는 이번호로 마감되지만, ‘많은 분들이 읽어주신다’는 덴포라인 관계자 분들의 귀띔에 용기를 얻어, 다음호부터는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주제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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