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당시 함께 일했던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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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당시 함께 일했던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 장성환 (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 승인 2018.07.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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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의 기공잡기(雜記) ①

글쓴이 장성환 소장은 ‘28공작소 디지털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기공관련 서적 ‘MY 28 STORY’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연재는 이전 7회에 걸쳐 본지에 연재됐던 ‘28Story’의 2탄으로, 장성환 소장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에 관심을 표명한 독자들이 많았기에 후속 연재를 준비했다.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시각으로 장성환 소장의 과거와 현실, 그리고 일상을 통해 기공계의 현실을 반추(反芻)하고자 한다.

글 | 장성환 (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02-704-2878 https://28dentalstudio.modoo.at) 

 


기공 7년 차에 기공소를 오픈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명함을 들고 치과를 방문한다고 거래가 되는 게 아니었고, 큰 그림을 그리며 채용한 직원은 내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하루에 크라운 몇 개, 포세린 몇 개하면 총 수입 얼마에 얼마를 벌겠구나’라고 쉽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경영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갈수록 고민은 깊어갔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서점을 찾아갔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라는 일본인이 쓴 책을 발견했는데 ‘사원의 마음가짐’ ‘경영의 마음가짐’ ‘사업의 마음가짐’이렇게 총 3권으로 구성되어있다. 내가 원하는 답이 이 안에 들어있을 것만 같았다.

저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학력은 초등학교 4학년 중퇴지만 1918년에 전기회사를 설립해서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1920년대 세계공황 때는 인원 감축을 하기보다 사업부 제도를 도입하고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했다고 한다.

‘사원의 마음가짐’이라는 책은 직원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꼭 추천하는 책이 되었는데,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서 상사 또는 경영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과 요령이 쓰여 있다. 이 책은 치과기공사뿐만 아니라 치위생사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오너’의 입장에서 직원의 월급이 항상 고민일 텐데 그 부분도 적혀있다. 직원은 자기가 받은 급여의 3배의 일을 해야 된다고 쓰여 있다. 회사가 잘 돌아가기 위한 기준이란다. 이 부분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러나 현재의 기공료로는 받는 월급의 3배의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당시 나와 함께 일했던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2배의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기공료를 받으면서 3배의 일을 원했던 나는 나쁜 사장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나는 기공을 시작한 1년차부터 6년차까지 이 책에 써진 것처럼 직장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나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세 가지의 책은 나의 과거(사원의 마음가짐), 현재(경영의 마음가짐), 미래(사업의 마음가짐)가 되어 주었다. 경영의 마음가짐은 영업에 관한 것과 인사(직원)채용에 관한 내용이다. 영업 내용 중에 전화 영업의 내용이 언급되는데, 바로 실행에 옮겼다. 내 목소리가 좋아서였는지 치과에 전화를 하고 방문약속을 받은 적도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불경기는 체질 강화를 위한 적기, 덤핑 수주를 피하고 때를 기다려라’는 부분이었는데, 거래처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격 설정이 고민되기 마련인데, 나의 마음을 강력히 잡아준 부분이었다. 설령, 거래처가 없어서 치과 기공계를 떠나는 한이 있더라도, 기공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노력은 계속 하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마지막 3권 째인 사업의 마음가짐은 일명 ‘CEO’가 갖춰야 할 내용과 경영의 비결과 지혜가 소개되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치과기공만 하면 될 줄 알고, 막연하게 기공소를 운영하던 나에게 최고의 경영자의 노하우가 담긴 책은 지혜를 주고, 위로를 해주고, 희망을 주었다. 이 책은 내가 선택한 20대의 베스트였다.

거래처가 더 생기고, 기공소도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하고, 여러모로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주머니 사정은 그렇지 못했다. 주말에도 일하기 일쑤였고, 거래처의 휴가가 달라서 여름휴가마저도 반납하고 일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빚은 더 늘어만 갔다. 시장의 구조 탓인지, 경영의 문제인지, 아니면 운명의 장난인지, 알 수 없는 원인에 고민은 깊어지고,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외로움은 더해갔다.

그 무렵, 홀로 쓸쓸히 서점을 찾아갔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책을 찾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는데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지은이 ‘서광원’이라는 분은 1991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한 기자 출신인데, 그 후에 식당운영과 인터넷 벤쳐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펑펑 울었다. 사장이란 자리가 ‘나만 힘들고 슬픈 게 아니구나’하고 공감이 되었다. 기공소가 힘들어져서 직원을 해고시킬 때의 마음, 주말에도 일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 불안해도 웃어야 하는 씁쓸함, 어떤 의사결정의 괴로움, 다시 월급 받는 직원이 될까하는 고민, 직원의 일 처리에 있어서 답답함 등등 누군가에게 말 못하고 혼자 괴로워 할 때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다 그래. 원래 그 자리는 힘든 거야’하고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30대의 경험을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목표는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아니라 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30대에 많은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은 30대에 읽은 책 중에 나의 베스트가 되었다. 30대 후반에 기공소를 접고 직원으로 약 2년간 기공일을 했다. 대형 기공소였는데, 좋은 경험을 했고 좋은 추억이 된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여름휴가도 보내보고, 그동안 운영하면서 누리지 못했던 것들도 마음껏 누려보았다. 그때 기억에 남는 것 중 한 가지가 바로, 인천부터 부산까지의 자전거를 이용한 국토종주였다. 월급을 받으면서 나의 생활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기공소를 운영하면서 발생된 빚도 많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정이 될 수록, 마음 한편에 다시 도전의 꿈이 싹트기 시작했고,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와 함께 2014년 11월에 ‘28공작소’라는 이름으로 기공소를 시작했다. 과거의 경험들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공소 운영면에서 여유가 생길 무렵, 또 다시 서점을 찾았는데, 책을 선택하는 분야가 확실히 달라졌다. 미래지향적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고른 책은 나이키의 창시자가 쓴 ‘슈독’이라는 책이다. 나이키라는 제품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성공의 비결이나 창업자의 철학이 궁금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매우 놀랐다. 성공에는 ‘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이키’의 성공은 창업자 ‘필 나이트’의 능력보다 운이 더 컸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이키의 이름도 그의 아이디어가 아니고, 나이키 마크인 ‘승리 여신의 날개’ 그림도 그의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나이키의 브랜드명은 동료인 존슨의 꿈에 나타났다고 한다. 나이키, 팰콘, 디멘션 식스 중에 최종 브랜드명을 선택하는 거였고, 고민 끝에 선택된 이름이 바로 ‘nike’였다. -그러나, 필 나이트가 선호한 이름은 디멘션 식스였다-.

로고의 경우를 보면 ‘케럴린 데이빗슨’이라는, 브로셔와 광고 전단 작업을 위해 사무실에 왔던 여성으로, 단지 동적 느낌의 로고를 표현해달라는 주문에 현재의 로고가 탄생되었는데, 이 또한 ‘필 나이트’는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브랜드명과 로고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노력을 하면 성공한다고 하는 말은 성공한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실패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필 나이트’는 사람의 성향을 잘 파악했다고 보여지는데, 그에 맞는 자리에 배치를 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최종적으로 느낀 점은 노력의 바탕위에 될 놈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노력은 하되, 안되더라도 크게 실망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28공작소 디지털 랩’이라는 브랜드가 앞으로 치과 기공계에서 얼마만큼의 가치로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티독’으로 거듭나리라 다짐해본다. ‘슈독’은 현재 시점의 내 베스트셀러다.

치과 기공소 한편에 마련된 책장에 수 십 권의 책들이 꽂혀있는데, 책들의 제목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추억의 노래를 들었을 때 그때의 분위기가 느껴지듯 당시의 심경이 떠오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을 통해 지난날의 회상해보았다. 개인적인 넋두리가 아니라 좋은 정보로써 공감하고 공유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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