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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vs 행복한 결혼다시 생각하는 공동개원②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handf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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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5  14: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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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제목이 크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한 결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동거는 법적인 보호를 거의 받을 수 없고 서로에 대해 자칫 무책임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시선에서 결코 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오히려 ‘행복한 동거, 불편한 결혼’이 맞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6.1%가 동거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고, 20~30대의 경우에는 55%이상이 찬성했다. 이혼은 여전히 많고 실제로 결혼이 불편해지고 동거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동거계약서를 작성해서 결혼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결혼보다 오히려 더 합리적인 결합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현 시대의 정서를 반영해 많은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나라들이 동거를 해도 결혼과 동등한 법적인 혜택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서, 합법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여전히 동거와 결혼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결혼과 동거를 비교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공동개원은 결혼과도 비슷하고 동거와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서로 구속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결혼과 비슷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공동개원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동거계약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의 핵심은 계약을 통해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함께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과는 다르게 개원은 ‘환자’라는 도의적 책임대상이 생긴다. 실제 아내나 남편과는 또 다른 의미의 책임을 져야하는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지만 결혼과 마찬가지로 결별하고 나면 남이다.

이혼을 생각하고 하는 결혼은 없지만 이혼은 많다
다 그런 것은 아니만 큰 수익을 올리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결혼을 들여다보면 특이한 것이 있다. 바로 결혼할 때 ‘이혼합의서’를 미리 작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혼합의서가 잘 작성되지 않아서 결혼을 포기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사례들도 목격된다. 하지만 배우들의 천문학적인 수입을 생각할 때 이혼을 생각하지 않고 결혼을 계획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혼 시 큰 재산에 대한 법적 다툼이 뻔히 보이니 말이다. 공동개원 시의 계약서 작성이 해지를 목적으로 작성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혼합의서와 같은 중요한 내용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깨질 것을 생각하고 공동개원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시기만 다를 뿐이지 모두에게 정해진 운명이다.

진짜 배우자는 등장시키지 말라
우리병원은 원장들 부부동반 모임을 하지 않는다. 어쩌다 친하게 된 사람들이 만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공식적인 모임은 없다. 사실 초창기 공동개원을 시작했을 때에는 아주 이상적인 공동체를 구상했었다. 원장들의 가족들 모두와 함께 여행도 하고 배우자들끼리도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를 세워주는 공동체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된 생각임을 알았다. 병원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일들이 병원 밖에서는 문제가 되었고 병원 내부적으로 합의한 일들에 배우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동거계약서를 쓰고 동거를 시작한 곳에 진짜 배우자가 나타난다면 둘 중 하나는 깨지게 되어있다. 실제로 배우자들의 입김으로 공동개원이 깨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혼보다는 공동개원이 깨지는 것이 맞지 않은가? 둘 모두를 지키기 위해 감출 것은 감춰라.

예민하기 보다는 둔감해져라
와타나베 준이치의 저서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에는 ‘둔감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둔감하다는 말이 무책임하고 무관심하다는 것으로 자칫 오해될 수 있지만 자극적인 이 시대에 예민함에 휩쓸려 살아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의미의 둔감력이다. 그 중 결혼생활에 대한 장을 보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좁은 집에서 두 사람이 함께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서로를 현미경 들여다보듯이 보게 된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어떤 일에 지나치게 예민해지면 안 돼. 좀 더 느긋해져야 해”.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의 사람 중에 의부증, 의처증이 많다고 한다.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것이 아닌 적당하고 알맞은 정도의 둔감함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공동개원 파트너에 지나치게 예민해진다면 결국 의심하게 되고 불신하게 되고 깨지고 말 것이다. 때론 둔감함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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