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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최고의 순간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 이유장성환의 기공잡기(雜記)⑦
장성환(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  denfoline@denfo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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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4  14: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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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장성환 소장은 ‘28공작소 디지털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기공관련 서적 ‘MY 28 STORY’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연재는 이전 7회에 걸쳐 본지에 연재됐던 ‘28Story’의 2탄으로, 장성환 소장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에 관심을 표명한 독자들이 많았기에 후속 연재를 준비했다.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시각으로 장성환 소장의 과거와 현실, 그리고 일상을 통해 기공계의 현실을 반추(反芻)하고자 한다.
글 | 장성환 (28공작소 디지털랩 소장/ 02-704-2878  https://28dentalstudio.modoo.at)

작년 11월 쯤 ‘블로그에서 봤다’면서 어느 치과로부터 전화가 왔다. 6본 브리지 PFM 케이스를 제작한다고 했다. 이튿날 인상체를 바로 보내왔는데 인상 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대치 삽입로도 안 좋았다. 그러나, 첫 거래인 점을 감안해 ‘일단 제작을 하고 치과를 방문하는 날 결과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Cap을 맞춰보는 날 치과를 방문했다. 구강 내에서 심하게 Tilting이 있었는데, 환자를 대면하기 전에 먼저 원장님께 인상체와 지대치에 관한 소견을 말씀드렸다.
그러나, 적합에 대해 이해를 하고 더 좋은 보철물을 만들기 위해 원장님이 어디를 더 삭제해야할지 물어 보실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원장님은 ‘그냥 돌아가라’고 하셨다. 다시 프렙을 하거나 재 인상 후 기공물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요즘은 첫 거래라 하더라도 원장님이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면서, 작업에 필요한 사항이나, 요구사항을 문자나 카톡으로 알려달라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런 추세였기에, 예상치 못한 원장님의 답변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한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쳐 심경이 복잡했다. 그냥 ‘그 거래처는 나와 안 맞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내가 기공을 못해서 거래가 안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여러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말이다.

지난달엔, 새해를 앞두고 ‘점’을 보러 갔다. ‘점’을 믿지는 않지만 나의 하소연을 듣고 있던 친구가 점술가의 도움(?)을 받아 볼 것을 적극 권유했다. 처음엔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점차 ‘한 번 가보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19년째 기공을 하면서 ‘더 나아지는 삶’은 아닌 것 같았고, 그래서 ‘내년에는 어떨까’ 싶은 생각에 결국 점집을 찾았다. 결론은 ‘치기공이 딱 맞는 직업’이라면서 열심히 하란다. 내심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뭔가를 잔뜩 기대했던 터라 다소의 허무감이 밀려왔다.
어쨌든 다행이다. 만일 ‘다른 직업을 택하라’고 했으면 더 큰 고민이었을 테니 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한 우물을 파라’고 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지난 2018년을 하루하루 바쁘게 보냈음에도 뚜렷하게 최고의 순간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도 내가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공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나 기억에 남은 케이스는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은 ‘기공사’라는 위치에서 나의 역할과 능력을 인정받았던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달에 연재됐던 ‘원장님과 환자, 그리고 기공소와의 소통이 담긴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하는 케이스다. 결국 나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역할을 인정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만찬가지리라.

2018년 1월 1일 소백산에 올랐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해 소망을 빌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돌아보니, 나에게도 지난 한 해는 다사다난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 속엔 캐드캠 장비의 구입이 없었지만 이 또한 계획과 다르게 진행됐다. 어쩌다보니 구입을 하게 되었고, 결국, 대부분의 기공물을 지르코니아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렇듯 삶이 계획한대로 진행되거나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되돌아보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며 지난 12달이 꼬박 채워졌다.
일 년 열두 달, 거의 대부분이 아쉬움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기공사로 느꼈던 ‘찰나(刹那)’의 짧은 보람과 희열이 나를 버티게 해주었다.

2019년은 어떤 한 해가 됐으면 좋을지 생각해본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며 그리고,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기공 작품을 최소 3개 이상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기회가 된다면 덴포라인 연재도 2019년을 지나 2020년 1월호에도 이어지길 희망해 본다. 나의 작품에 스토리를 담아 연재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2019년이 밝았다. 치과계에 몸담고 있는 원장님을 비롯하여, 치위생사 선생님, 재료 회사, 임플란트 회사, 그리고, 치과기공사 모두 행복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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