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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의 미다시 생각하는 공동개원⑦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denfoline@denfo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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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1  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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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개원가 현실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새로운 장비와 새로운 술식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화 중이고, 대외적인 경영환경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변화무쌍한 예측 불가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응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누군가는 서로의 능력과 힘을 합쳐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를 동업, 즉 ‘공동개원’이라고 말한다. 같은 자리에서 15년째 성공적인, 그리고 안정적인 ‘공동개원’을 실현 중인 김동석 원장을 통해 ‘공동개원’의 이상과 현실을 10회에 걸쳐 조목조목 짚어보기로 한다.
글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모든 곳에는 항상 분배의 문제가 생긴다. 인류는 이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측면(생산 요소의 가격이 결정되는 방식, 생산 요소들 간의 배분, 개인별 소득분배 방식 등)으로 접근해서 분석했지만 현재도 여전히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각 요소 소유자가 생산과정을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소득분배를 살피는 방식은 기능별 분배(Functional distribution) 이론과 상이한 소득계층간의 불균등한 소득에 대한 접근방식인 개인별 분배(Personal distribution) 이론에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관점에서의 분배문제는 언제나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과 고용된 사람들을 포함해 분배의 정의를 다르게 정의하는 사람들끼리 언제나 논쟁거리가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분배에 대한 화두로 늘 시끄럽다. 공동개원이라는 작은 규모의 경제활동 단위를 생각해도 이 안에는 다양한 분배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왔다.

만약 자본가가 병원을 세우고 적당한 임금 체계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동의하는 의사를 고용해서 운용된다면 의사들 간의 분배에 대한 문제는 복잡하지 않을 것이다. 장비, 인력 등 기본적인 기반이 구축된 곳에서 개인의 능력에 따른 임금 지불 방식은 순수한 의사의 진료 능력과 환자관리에 따른 합리적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공동개원은 자본가와 노동자 모두가 개원한 원장 본인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아주 쉽게 얘기해 보자면, 병원에 대한 지분을 70% 소유한 A원장과 30%를 소유한 B원장이 있다고 하자. 이때 매출이 A원장은 30%, B원장이 70%가 된다면 어떨까? 이때 분배를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지분율이 높은 A원장은 본인이 더 많이, 매출이 높은 B원장은 본인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A원장은 자본가의 입장에서 본인이 초기 투자한 비용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고, B원장은 의사의 노동력으로 일궈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초기 병원을 개원해서 투자한 것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 줘야 한다. 병원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초기 비용에 대한 위험을 감내하고 많은 돈을 투자한 것에 대한 안목과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 병원을 안정화시키는데 공헌한 매출을 높이는 원장도 인정해야 한다. 병원이 성공한 것은 병원자리를 잘 본 사람의 눈도 필요했지만 환자를 통한 매출증대를 일으킨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반반씩 나누는 것이 좋은 것일까?
분배에 대한 문제는 공동개원 15년차인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리고 공동개원에서 분배의 문제는 정답이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결국은 합의의 문제다.

연봉제로 운영하는 과정을 가져봐라
병원 초기에는 연봉제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병원 초창기에는 최소 연봉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병원의 매출이 늘어가는 것에 맞춰 연봉을 올리는 방식을 취했다. 금액은 원장의 합의에 따르면 된다. 다만 초기에는 서로의 진료 스타일에 대해 잘 모르고 앞으로 얼마의 매출을 누가 더 많이 올릴지 모르기 때문에 지분투자 비율이나 1/n 방식의 연봉제도 나쁘지 않다.
우리 병원이 1/n 방식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잘못된 의료 수가에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다. 비보험진료를 많이 하는 원장과 보험진료를 많이 하는 원장의 진료는 의료의 질과 난이도가 달라서가 아니다. 보험의 여부와 동의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잘못된 수가 때문이다. 모두가 잘못된 수가라고 얘기하면서 그 잘못된 수가에 따른 매출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에서 모순을 느낀 것이다. 물론 모두가 노력하고 성실하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성과급을 도입한 새로운 분배원칙에 합의해야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1/n 방식은 자신의 노력과 기여도가 반영되지 못하는 좌절감, 지출의 과소비를 조장하는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 자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안정적인 연봉제를 통한 운영으로 얻은 장점이 있다. 우선 일정한 수입에 따른 소비 패턴이 정해졌다. 만약 공동개원의 각 가정에서 초기 과소비 습관이 생긴다면 공동개원은 깨지기 쉽다. 또한 남은 잉여금에 대해 사용처를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우리는 생긴 잉여금을 병원 확장 투자에 이용했다. 만약 잉여금이 아닌 원장들의 새로운 투자로 결정했다면 못했을 것이다. 개인 주머니로 들어간 돈을 다시 꺼내기는 쉽지 않다.

각자 원하는 방식의 분배 방식을 녹여내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각 원장들의 성향이 분석된다. 이 때 적절하게 분배방식에 대해 재결정 합의를 하면 되는데, 각자의 원하는 방식을 성향에 맞춰서 주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이 높은 원장은 매출위주의 분배 방식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매출만을 지수로 삼게 될 경우의 부작용을 우리는 경험상 알고 있다. 과잉진료가 생길 수 있고, 인건비와 재료비의 증가도 동반된다. 따라서 매출을 늘리는데 치중하지 않고 진료 인원을 줄이고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일한 원장은 매출대비 실수익을 계산하자고 할 것이다.
매출 1억 원에 실수익이 3천만 원인 원장이 매출 8천만 원에 실수익 4천만 원인 나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간다고 하면 이에 동의할 원장은 없기 때문이다. 보험진료를 많이 하면서 환자를 많이 보는 원장은 환자 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체어타임이 많이 걸리는 원장과 그렇지 않은 원장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체어 가동률도 계산에 넣어야 할 것이다. 자신은 계속 일하고 있는데 파트너가 쉬고 있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실제로 일한 시간도 고려하자고 할 수 있다. 각 개인이 원하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녹아들어간 계약서를 작성해라. 방식에 따른 가중치는 서로 합의를 거치면 된다. 합의 방식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의사결정 방식에 따르면 된다.
문제의 핵심은 서로가 모두 노력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하고 있다는 믿음에 있다. 이런 믿음에 기초한 성과급제도는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지만 그 믿음이 견고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1/n제도, 성과급제도 모두 실패한다. 그리고 믿음은 강요해서도 강요당해서도 안 된다. 정확한 분석과 수치화된 지수로 보여줘야 할 의무가 모두에게 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식이라는 생각으로 분배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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