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디지털 플랫폼 안으로 기존 여러 치료법 통합될 것!”
상태바
[특집] “디지털 플랫폼 안으로 기존 여러 치료법 통합될 것!”
  • 박서정 원장(용인 트리베일러치과)
  • 승인 2019.03.05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교정, 어떤 모습일까?

 

과연, 디지털 시대의 교정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지금 어느 시점을 지나고 있는가! 누가 이 질문에 임상적으로 현실적으로 가장 근접한 답변을 해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추천을 교정 전문의 몇 분께 요청 드렸더니 일부 원장님들 사이에서 용인 트리베일러치과 박서정 원장을 추천했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단 이유였는데, 오랫동안 외국에서 연구했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서정 원장을 만나 그의 다양한 경험과 그에 따른 예측, 그리고 생각과 의견 등을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대담 | 박서정 원장(용인 트리베일러치과)   
정리 |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디지털이 접목되면 기존의 전통 방식과 비교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야 말로 교정의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죠. 컴퓨터상에서 실제 환자와 거의 일치하는 ‘가상의 환자’를 창조함으로써 다양한 치료 계획에 따라 아주 빠르고 간편하게 몇 번이고 치료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런 편리성 외에도, 이렇게 해서 결정된 치료 계획이 캐드캠 기술을 이용해 3차원 프린터 또는 로봇 기술 등과 결합되어 말 그대로 ‘Digital Driven Appliance’의 제작이 ‘디지털’이라는 한 플랫폼 안에서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서 점점 원내에서 많은 것들을 스스로 생산, 활용하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환자와의 상담이나 소통에도 디지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게 됨으로써 ‘디지털 도구’는 교정치료를 제공하는 의사뿐만이 아니라 치료를 받는 환자의 입장에서도 디지털 장비 및 이미지 등에 친숙해 지게 도와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교정>을 정의해 보면, 당장 ‘투명교정’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 외에 임상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을까요.
그렇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디지털 교정’이란 이름으로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들 중의 대부분이 ‘투명교정’을 추구하고 있고, 따라서 마치 ‘투명교정=디지털’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사실 디지털 기술은 시간, 공간, 정보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해주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또 어떻게 통합을 하느냐에 따라 진단에서부터 실제 치료까지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은 디지털 도구들을 이용한 진단,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셋업, 디지털 이미지를 이용한 효과적인 상담 도구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 빠르고 정확한 브라케팅을 위한 IDB, 투명 교정, 가철성 교정 장치, 수술교정을 위한 수술용 스플린트 제작, 맞춤형 와이어 제작, 맞춤형 브라켓 제작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죠. 앞으로는 그 한계를 점점 더 뛰어 넘어 더 획기적이고 다양한 활용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 Virtual patinet created from data captured by CBCT, IOS and Photo.

현 시점에서 IDB 트레이나 지그 등의 임상적 정확도나 효용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IDB의 정확도를 딱 꼬집어 단언하긴 사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정밀도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이미지 상에서의 브라켓 포지셔닝 및 디자인의 정밀도, 3차원 프린팅의 정밀도, IDB 지그 내에서 브라켓의 안정성, 환자 구강 내로 트랜스퍼하여 본딩하는 과정 중의 오차, 술자의 숙련도 등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어쨌든 실제 브라켓을 본딩하기 전에 미리 화면상의 디지털 모델 상에서 가상의 본딩을 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세밀하게 검토 및 수정을 할 수 있으며, 브라켓의 위치에 따른 치아의 이동을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점은 ‘Uncotrolled factors’를 최소화하여 정확한 브라켓 본딩을 하고자 하는 의사들의 오랜 소망을 위한 분명한 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진료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본딩을 하기 보다는 미리 그 환자에 집중해 사전에 준비를 끝낸다면 실제 본딩 과정은 훨씬 간편해지고 빨라진다는 것만으로도 IDB를 선택한 것에 충분히 만족합니다.
 
국내 교정 치과의사들의 동향과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또, 일반의 선생님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디지털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더불어 디지털 교정에 대한 관심도 아주 뜨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또 10년 동안 디지털 교정을 경험하면서 장단점과 찬반 의견을 모두 격하게 체험한 저로서도 그 변화가 큰 기대도 되고 또 생각도 많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디지털 교정에 대한 열의는 상당하구요, 실제로 그런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쉬운 방법들이 발견되고 창조되고 있어서 늘 감동하곤 합니다. 저는 디지털 교정에 관심이 있으신 선생님들께 이 두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디지털 통합’과 ‘디지털 아이큐’! 디지털 교정은 결코 교정의 새로운 영역이 아니고 이미 정립된 교정 술식을 최소한의 오차와 편리함으로 환자에게 잘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정의 영역에 디지털을 어떻게 잘 통합할지에 대한 것은 의사들의 몫이기 때문에 ‘디지털 데이터’를 정확하게 읽고 응용하기 위한 디지털 아이큐를 갖추는 것도 온전히 의사들의 몫인거죠. 

뭔가 엄청 진부하고 모호한 얘기인 듯 들리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슈어스마일이 교정환자를 치료해 줄까요? 그럼, 인비절라인이 교정 치료를 해주나요? 결코 아니죠.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편리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여러 이점들이 있어 도움은 되겠지만, 도구는 늘 ‘사용자’가 주체가 된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교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을 효과적으로 통합하여 최대한으로 활용할 때 디지털 교정의 ‘획기적인 이점’을 극대화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디지털’이란 화두에 대해 교정학계의 분위기나 움직임에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제가 3년 반 동안 디지털 교정을 경험하고 2013년 가을 귀국해 ‘디지털 교정’이란 주제로 여러 교정 전문의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의 체감 온도와 최근의 체감온도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엔 굉장히 냉담하시고 무서울 정도로 싸늘하셨죠.(웃음) 그러나, 최근에는 디지털이 대세라고 느껴질 만큼 여러 가지 내·외부적인 요인들로 전문의 선생님들의 디지털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워낙 스마트하신 분들이라 다양한 방면에서 엄청난 노력과 성취를 보여주시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 뜨거운 관심과 실제 임상에서의 실행은 약간의 속도차가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전 두 가지 큰 이유를 추측해봅니다. 첫째, 이미 디지털 없이도 세팅이 잘 된 원내 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는 번거로움. 둘째, 디지털로 가기 위해 갖춰야 할 여러 장비들에 대한 부담감. 어쨌든 ‘열정’이 ‘필요’를 느끼게 하고 그 ‘필요’가 ‘행동’을 가져오지 않겠어요? 디지털 교정에 있어서도 훌륭하신 우리 교정 전문의 선생님들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리드하실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기대합니다.    
 
외국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외국에서는 디지털이란 개념이 어떤 식으로 교정 임상에 적용되고 있나요.
딱 ‘외국’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할 수가 없는 게 각 나라마다 디지털이 교정에 통합되어 가는 모습들이 너무나 다양하거든요. 지난달에 방문했던 베를린의 Dr. Bittner와의 미팅 때 이야기를 예로 들어볼까요? 교정치료가 ‘보험적용’이 되는 독일 같은 경우는 치료 기간, 교체되는 교정 장치의 개수와 와이어 개수 등에 비례하여 치료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디지털 교정의 이점 중의 하나인 ‘치료기간 단축’에 전혀 관심이 없구요. 독일 국가보험의 경우 석고모델이 아닌 디지털 모델은 인정을 하지 않아서 구강스캐너의 활용이 제한적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면에서 제일 앞서가는 나라는 호주와 미국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교정 치료에 대한 보험이 교정기간이 아닌 난이도에 따라 정해지고, 한 의사가 여러 개의 병원을 운영할 수 있어서 대형 교정 치과일수록 디지털화를 통한 체계화된 ‘Digital Workflow’가 아주 매력적이거든요.

이렇게 디지털과 교정치과의 통합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내외부적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딱 일정하게 정해진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되고 범위를 넓혀가게 될 지 조심스럽게 예측은 하지만 확신은 못하겠네요.
▲ With Dr.Melisa Rathburn in Richardson
교정 관련 많은 소프트웨어가 있는데,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요령이 있을까요? 
네. 최근 2년 사이 굉장히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디지털 교정’이란 이름으로 쏟아져 나왔죠? 제가 이 프로그램들을 다 세밀하게 사용해보고 검토해본 게 아니라 비교를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디지털 교정 소프트웨어를 비교하실 때 저는 꼭 5가지 측면을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소프트웨어에 의해 생성된 시뮬레이션이나 셋업이 실제 치료로 활용할 만한 Reliability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단순한 전시나 상담용인가? 둘째,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것이 비교적 간편화되어 적용이 쉬운가? 아니면 많은 시간과 고도의 스킬이 필요한가? 즉, Learning Curve가 어느 정도인가? 셋째, 프로그램의 초기 구입비용이나 차후의 유지비용 등이 내 병원 시스템에 적합한가? 넷째, 내가 원하는 부분에 한계 없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가? 다섯째, 프로그램 사용에 따른 교육 및 사용자의 제안에 따른 피드백이 우수한가?
 
이렇게 다섯 가지 부분을 유념하여 구입 전에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전문 교정 병원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직원이 상주한다면 초기 투자비용을 높여 프로그램을 구입한 다음 케이스 수에 관계없이 인력을 풀 가동시키면 경제적이실 것 같구요. 반면에 교정 환자 수가 그렇게 많지 않고 전담 직원이 없다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사용자인 의사중심의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죠. 또한, 원내에서 고정성 교정치료를 주로 한다면 진단 및 치료 시뮬레이션, IDB, 와이어 처방 등이 함께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야겠죠.
 
앞으로 디지털 교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Synchronization’과 ‘Change is non-linear and can go backwards, forwards and sideways’라는 ‘엘빈 토플러’의 예측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교정도 이제 진정한 ‘하이브리드 치료’로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정 치료의 시작, 중간,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언제든지 필요한 타이밍에 필요한 것들을 골라 자유롭게 적용을 할 수 있어서 ‘의사의 결정을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그대로 수용해 환자를 위한 가장 적합한 임상을 창조해낸다’는 쪽으로 나아갈 것 같습니다.
 
결국 의사에 의해 주도되는 교정 치료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대신에 디지털 도구로서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의사와 환자의 필요와 요구에 맞춘 자유로운 활용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는 거죠. 따라서, 여러 가지 방식의 치료(순측, 설측, 투명교정, 수술교정 등)가 한 플랫폼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디지털을 활용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식이기도 하구요. 결국 ‘디지털 교정’이 가야 할 최적의 길이 바로 이런 시스템이 아닐까 기대해봅니다. 아무튼 디지털 교정에서 의사들이 확실한 ‘Prosumer’의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것이 저의 예측이기도 하고 아울러 바람이기도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