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방 소도시 움직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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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방 소도시 움직임 활발
  • 박준배(개원 컨설팅 기업 ㈜피엠씨지 대표)
  • 승인 2019.05.02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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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냐

 

▲ 박준배(개원 컨설팅 기업 ㈜피엠씨지 대표)

매년 수백 곳의 치과가 새로 문을 열지만, 또 한편에선 수백 곳의 치과가 문을 닫는다. 문을 닫는 치과 중엔 개원 1년 이내인 치과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 때문에 예비 개원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굉장히 크다. 화려해 보이지만, 치과의사나 의사 중에도 신용불량인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고,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슬아슬한 현실 때문에 선뜻 입지를 정하고 임대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안기고 오랜 시간 주저하고 망설이게 만든다.

개원 여건이 각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많은 예비 개원의들을 만나보면 ‘자리가 없다’는 푸념 섞인 하소연을 거의 한 분도 빠짐없이 늘어놓는다.

20년 이상 ‘개원’을 테마로 컨설팅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20년 전과 지금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확연한 차이 중 하나가 바로 ‘입지’다. 많은 예비 원장님들의 이런 하소연이 ‘엄살’이 아닌, 엄중한 현실이라는 것을 상담 현장에서 피부로 실감한다. 상담을 통해 만난 예비 원장님 중엔 수년째 전국을 돌아다닌다는 분도 있는데, 문제는 이 분의 경우가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실제로 아주 많다는 점이다. ‘자리’ 자체도 많지 않지만 마음에 드는 자리는 더욱 없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최근의 설문 결과 중엔 예비 원장님들이 개원 대상지로 ‘서울’을 가장 낮게 선호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지 않다’기 보다는 마땅한 자리가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와 같은 결과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상담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는데, 실제로도 서울보다 지방 소도시에서의 개원 움직임이 훨씬 활발하다. 과거 인연이 있었던 지역, 즉 고향이나 출신 대학 등을 우선 떠올리고, 군의관이나 공보의 시절을 보낸 지역도 고려 대상이 된다. 최근엔 공보의 시절을 보낸 지방에서의 개원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보건소에서 열심히 진료하며 지역 주민들과 폭넓게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면 어떤 경우보다도 최우선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 100점짜리 입지는 없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70점 이상이라면 결정을 해야 한다. 70점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주말을 반납한 채 기한 없이 전국을 돌아다녀야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입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잘되는 치과와 그렇지 않은 치과 사이에는 ‘입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다른 이유들이 많다. 그 중 하나는 치과가 일반적인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의 진료 방식과 술식, 인격 등 모든 것을 함축해서 이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입지’나 ‘목’이라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나머지 30점은 나만의 진료철학을 더해 100점짜리 그 이상의 치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오랜 컨설팅을 통해 내린 결론이자 수없이 목도했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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