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초기엔 우왕좌왕, 이젠 진정한 디지털 덴티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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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초기엔 우왕좌왕, 이젠 진정한 디지털 덴티스트리!
  • 덴포라인
  • 승인 2020.05.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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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제 원장의 3D프린터 입문기

구강스캐너의 보급이 늘면서 임상가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3D프린터로 이어지고 있다. 보급률은 아직 미미하지만, 그 유용성이 알려지고 점차 활용 영역이 넓어지며 임상가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경험한 일부 임상가들은 초반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일정기간 러닝커브가 지난 뒤의 만족도는 매우 크다는 게 공통된 중론이다. 수원 자올치과 최우제 원장의 사례가 그런 경우다. 최우제 원장의 3D프린터 입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 | 덴포라인 denfoline@denfoline.co.kr

디지털 기반의 진료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2013년 세렉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디지털 기반의 진료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투명 교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디지털 진료 영역이 한층 넓어졌고, 관련 장비도 크게 늘었다.
현재는 ▲CT(바텍 PaX-i3D smart) ▲구강스캐너(덴츠플라이시로나 프라임스캔, 세렉블루캠) ▲안면스캐너(벨루스3D) ▲모델스캐너(DOF 프리덤) ▲밀링기(DG shape DWX-52D, 덴츠플라이시로나 CEREC 3D)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세렉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3shape의 덴탈시스템과 임플란트 스튜디오, 엑소캐드의 엑소캐드, 덴티스의 디카온, 심시스템의 밀박스, 오토데스크의 메쉬믹서 등이 있다.
2008년 지금 이 자리에서 첫 개원을 했고, 올해로 13년째에 접어들었다. 치과의사는 나 혼자 이며 기공사 없이 혼자 진료하고, 캐드디자인이나 밀링 및 3D프린터 출력도 직접 진행한다. 임플란트와 교정을 포함해 대부분의 치과 진료를 하고 있다. 어려운 점이 적지 않지만 지난해 참여한 캐드캠마스터클래스(캐마클 2기) 수강(2019년 4월~9월)이 큰 도움이 됐고, 그것이 새로운 계기이자 본격적인 전환점이 됐다.

지난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캐드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는데 어려움이 가장 컸다. 원내에 하드웨어 장비도 꽤 많은 편인데, 사실 장비의 사용이나 작동에 대한 부분은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다.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그러나 캐드 소프트웨어 등 각종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기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세렉 때문에 좀 수월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많이 당황했다. 현재 덴탈시스템과 임플란트 스튜디오, 엑소캐드, 디카온, 메쉬믹서 등을 주로 사용하고 그 외 몇 가지 프로그램을 부가적으로 사용한다.
특히 임상 초기(2019년 9월 이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별도로 도와줄 인력 없는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데이터 정리나 캐드작업을 진료 중간 중간 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컸다. 초기에는 환자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고, 게다가 그마저도 다 해결하지 못해, 야근을 밥 먹듯 했고 새벽에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단순 케이스는 금방 익숙해질 수 있지만, 풀 아치 케이스나 덴쳐 케이스는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 케이스 자체도 흔한 편이 아니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 번은 밀린 캐드캠 작업을 마치고 새벽 1시쯤 퇴근 하려는데 그 때서야 열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보안업체의 도움을 받아 퇴근한 적도 있다. 캐마클 수료 무렵인 지난해 9월부터는 직원들보다 늦게 퇴근하고 빨리 출근하기를 거의 매일같이 반복했다.
만용(蠻勇)이 화를 부른 적도 있다. 조금 캐드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에 환자와의 약속 간격을 빠르게 잡았는데, 캐드 작업 중 난관에 부딪혀 환자 분들을 번거롭게 해드린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열심히 디자인해 출력까지 했는데, 정작 환자 입 안에서 맞지 않아 원인을 찾느라 많이 고민하고 애간장을 태운적도 있다. 좌절감을 맛보고 회의가 밀려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실제 임상에 적용을 하며,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던 2~3달 사이에 몸무게가 6㎏ 이상 빠지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賢者 Time)’을 몸소 그리고 자주 경험한 결과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회복됐다.

현재 보유 중인 3D프린터는 무엇이 있나
3D프린터는 큐비콘 스타일210D, 프로즌 셔플, 캐마클 고속프린터 등 모두 3대를 가지고 있다. 투명교정에 관심을 가지며 구입했는데, 3대 모두 캐마클 2기 수강 기간 중 구입했다. 교정 진료는 2008년 개원 이후 줄곧 해왔던 진료 영역이다. 간단한 케이스에는 소위 2D교정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하고 그 한계점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투명교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
큐비콘 제품은 투명교정용 모델과 최종의치용 개인트레이 제작에 주로 사용한다. 필라멘트 방식(FDM)의 프린터로 송도 오케이치과 오철교 원장님께서 만드시고 검증해주신 프로파일 덕분에 치과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매우 훌륭한 제품이다. 필라멘트방식(FDM) 프린터는 별도의 후처리 과정이 필요치 않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레진을 사용하는 수조방식의 프린터보다 소재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아주 큰 장점인데, 다만 소재의 사용범위가 한정돼 있어 구강 내 장착하지 않는 것들만 출력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 또한 출력시간이 길다는 점도 단점인데, 그래서 보통은 퇴근 때 출력을 걸어놓고, 다음날 출근해 결과물을 확인했다. 출력물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하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 ‘내가 자는 동안에도 3D프린터는 밤새 일을 했구나’ 하는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프로즌의 셔플은 대만 제품으로 해외직구로 구입했다. 액정을 이용하는 LCD방식의 프린터다. 온라인 상에서 출력파일의 전송이 가능하고 출력 등의 작동 제어도 가능하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아주 정밀하고 매끈한 출력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치부 프로비저널 제작에 주로 사용한다.
캐마클 고속 프린터는 DLP 방식의 프린터다.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캐마클’에서 국내 판매 중인 대부분의 치과용 레진 설정 값을 내장해 치과용으로 적합하도록 최적화시켰다. 최근엔 거의 이 3D프린터를 주력으로 사용하는데 용도가 다양하고 결과도 만족스럽다. 임플란트 수술용 가이드, 임플란트와 자연치아의 프로비저널 보철물, TMJ 스플린트, 각종 지그, 투명교정용 모델, IDBS용 트레이나 모델, 임시의치, 최종 총의치 출력 등에 사용한다.
초고속 출력이 가능해 스케줄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정밀도도 우수하다. 20분대로 의치나 모델 출력이 가능하고 프로비저널은 더 빠르게 출력된다. 임플란트 가이드 출력도 케이스에 따라 20분대로 가능해 가이드가 필요한 급한 수술시 특히 유용하다. 정말 매력 넘치는 만능 프린터다. 이 프린터 덕분에 예기치 않은 상황이나 급한 환자의 출력물도 걱정 없이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최종 의치도 몇몇 케이스에 도전해 보았는데 아직 재료의 강도에 한계를 보여 제한적으로만 사용한다. 그러나 파손 없이 사용 중인 환자들의 피드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캐마클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었나
투명교정 장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3D프린터와 교정용 셋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관련 업체를 만나 데모도 해보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했는데, 주변에 디지털 장비를 도입한 분들이 많지 않아 한계와 어려움이 있었다.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캐드캠마스터클래스(캐마클)’의 존재를 알게 됐고 ‘캐마클에서 셔플의 레진프로파일을 공개합니다’라는 글을 보게 됐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저렇게 글을 올리나’ 싶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3D프린터에서 ‘레진프로파일’은 알파와 오메가라 할 만큼 핵심 중의 핵심이다. 특히 치과처럼 마이크론 단위를 다루는 분야에서 좋은 프로파일 데이터 없이 프린팅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게시물을 보고 캐마클에 메일을 보내 캐마클 멘토 중 한 분인 김희철 원장님과 연결 됐다. 나의 상황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답변을 받았는데, 거기서 확신을 얻고 강의 신청을 하면서 비로소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길을 걷게 됐다.
캐마클 강의를 접하면서, 그동안 알던 많은 3D프린터 정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었고, 그리고 사실과 거짓, 과장 등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사실, 각 업체에서 판매 중인 3D프린터들의 가격이 대체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게다가 다양한 실제 제품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 또한 데모 장비로 실제 임상에서 케이스에 직접 적용해보려 해도 어느 정도 사용 경험이 있지 않고는 온전한 실체를 알기 어렵다. 스스로 판단하기 힘든 현실이다. 다행히 캐마클 강의를 통해 수많은 프린터 장비에 대한 사용 경험을 접할 수 있었는데,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얘기한 3종의 제품 모두 캐마클에서 추천해 준 제품들이다. 그래서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매를 결정했다. 캐마클 멘토인 김희철 원장님, 이수영 원장님, 이도연 원장님, 그리고 동고동락한 수강생 원장님들과 같이 공부하고 검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해 4월 강의가 시작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투명 교정치료를 시작했기 때문에, 교정모델 출력에 사용하기 위해 큐비콘 프린터를 가장 먼저 구매했다. 얼마 후 프로즌 셔플, 캐마클 고속프린터 순으로 순차적으로 구입했다. 구강스캐너도 그동안 세렉 블루캠을 사용했는데 최신작인 프라임스캔을 구입한 것도 수강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지난해 9월이었다.

3D프린터 구입 시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
사무용 종이 프린터와 달리, 3D프린터는 출력 후 별도의 추가 작업(DLP, LCD, SLA 등 기준)이 필요하다. 출력물이 레진 소재의 액상이기 때문에 출력 후엔 알콜 세척과 별도의 경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그러므로 3D프린터 구입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척 장비와 경화기가 필요하고 추가적인 재료 비용이 든다.
나의 경우는 기성 세척장비 대신 초음파 세척기와 자석교반기를 응용해 세척한다. 그러나 폼랩스의 폼워시 같은 전용제품을 사용하면 세척 후 출력물이 밖으로 나오고, 일정한 세척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에 바쁜 진료 환경이라면 기성 전용제품을 권장한다.
경화기는 고출력 광원이 요구된다. 치과에서 쓰는 여러 유형의 경화기가 있지만, 경화가 잘 안되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별도의 고속 경화기가 있으면 좋다. 고속경화기는 5분 정도면 완료된다.
소모품 등 관리비용도 별도로 지출된다. 레진 수조 바닥에 붙는 필름과 경화를 담당하는 광원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교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수조도 여러 개가 필요하다. 용도에 따라 레진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용도별 수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력물의 유형이 달라질 때마다 레진을 옮겨 담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출력물 재료로 사용되는 레진의 경우도 대부분 의료용(구강 내 장착 시)으로 허가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대체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레진 프로파일 데이터다. 프로파일은 일종의 금고 열쇠라고 볼 수 있다. 프린터 선택 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프로파일의 확장성이나 장기 업데이트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1년간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가장 처음 접한 것은 LCD프린터였고, 전치부 프로비저널 브리지를 처음 출력했다. 출력 결과가 기공소에서 작업한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예쁘게 나와 감동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가장 처음 겪은 시행착오는 빌드 플레이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은 채 출력이 끝난 적이 있다. 원인을 알 수 없어 정말 당황했다. 당황해서 급하게 다시 출력을 해봤지만 마찬가지로 출력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또 다른 경우는 중간이 끊어진 채 출력 된 경우도 있었다. 원인은 필름에 문제가 있거나 수조 고정 나사를 잠그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경우가 됐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원내 기공사 없이 다양한 보철물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캐드캠 관련 세미나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디지털 작업과 아날로그 작업을 병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자칫 고가의 장비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캐마클 여러 멘토님들과 동고동락했던 원장님들이 많은 힘이 되어주었고, 그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사실, 임상 초기에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공사 채용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아마 디지털 기반의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려거나, 도입 중인 다른 원장님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상이 아니라면 추가적인 인건비도 부담스럽고, 병원의 공간 문제도 있고,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여러 선택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냥 밀고 나갔다. ‘다 잘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참고 꾸역꾸역 우직하게 해나갔다. 그 결과, 현재는 원내 스탭들이 구강스캔 등 일부 도와주는 부분이 있지만, 그 외의 CAD, CAM, 3D프린팅 등을 모두 직접 진행한다. 많이 고생한 만큼 빨리 익숙해지고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지난 1년이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지만 다행히 지금은 거의 정시에 퇴근하고, 집에서도 치과 업무는 거의 하지 않게 됐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성취감도 크고, 진정한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자부심과 자신감도 생겼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새롭게 시도해 볼 생각, 그리고 그 결과를 상상하면 이젠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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