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치과의사 박진호⑳ Mrs. Rice and her daugh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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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과의사 박진호⑳ Mrs. Rice and her daughters
  • 박진호 원장
  • 승인 2020.07.3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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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과의사 박진호⑳

환자분 중에 Last Name이 Rice라는 분이 있다. 전통적인 하얀 피부의 미국 아줌마이다. 그분한테는 딸이 둘 있는데.. 이 두 딸들이 아주 보통이 아니다. 

그 첫째, Julie는 어릴 때부터 봐왔고 특히 내가 교정을 해준지라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2년이 넘게 매달 얼굴을 대했다. 이 녀석(?)의 성깔이 보통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 흔한 teenager들의 감당되지 않는 반항이겠거니 했는데.. 그 엄마한테 하는 말투며 행동이 이건 거의 망나니 수준이었다. 당시 틴에이저를 둘이나 키우고 있던 나였던지라 웬만한 attitude는 웃으며 핸들할 수 있었으나, 이 아이의 막무가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교정 때문에 꼬박꼬박 매달 만나며 미운 정 고운 정을 키워나갔었다. 얼마 전 다시 만난 그 아이는 아주 훌륭한 숙녀가 되어 있었고, 예전 자신의 망나니 시절 이야기를 웃으며 할 수 있는 성숙도 배어 있었다. 그래서 참 마음이 좋았는데..
 
지난주 그 엄마가 둘째 Jaclyn을 데리고 왔다. 근데 이 녀석은 ^^ 그 언니의 망나니짓은 양반으로 만들 정도로 거의 ‘개차반’ 수준이다. 아예 엄마를 무시하는 태도가 몸에 배였고, 그 엄마도 이 아이의 반항이 감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큰 딸 Julie때문에 우리가 많이 힘들어했던 것을 기억하는지 Jaclyn은 다른 치과로 데리고 갔다고 한다. 그쪽의 의사들이 도저히 이 아이가 감당되지 않아 어떨 수 없이 다시 나에게도 데리고 왔다. 이제는 여기저기 통증이 심해졌다고.
 
그래서 우선 초진을 위해 입을 딱 벌렸는데.. 몇몇 틴에이저들에게 나타나는.. 거의 자기 몸 관리를 포기한 것 같은 끔찍한 치아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심하게 손상된 치아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치료에 앞서 우선 Jaclyn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벌써 말하는 투가 딱.. 망나니이다. 문제가 있는 치아들을 빼버리고 빨리 끝내자고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Staffs들이랑 눈을 맞추며 우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Jaclyn,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미 준비되어 있어. 뭐.. 네가 아무리 그래도 넌 내 손바닥 안이야… ’하는 심정으로 잘 구슬렸다. 우선은 신경이 드러난 치아 전부 임시처방을 해버리고, 통증을 아픔 없이 정리하면서 첫 신례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곤 기다리던 그 엄마를 만나러 갔다. 어쩔 줄 모르는 Ms. Rice에게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I know I know.. You don't have to explain. She is a carbon copy of her sister.” 그 엄마는 나의 이 말에 엄청난 안도를 얻었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더 이상 아무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도와줄 수 있으니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자고.   

그 아이가 생글거리며 오늘 두 번째 방문을 했다. #30 Root Canal therapy를 끝냈다. 신경치료 말만 들어도 도망갈 것 같았던 그 아이는 치료가 끝나서야 자기가 신경치료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나 보다. 우리 스태프들이 덧붙였다. “See, you just have RCT done. Rests are piece of cake!” 나도 우쭐거리며 Mrs. Rice 에게 자랑을 좀 하러 대기실로 나가보니 오늘은 Jaclyn 혼자 왔단다. 그 애가 한다는 말이 “This is very first time coming to Dentist by myself. I feel like I am an adult now! 이렇게 치과에 혼자 오는 것은 평생 처음이고, 이제야 자기가 어른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이제부터 이 아이의 태도는 많이 바꾸게 될 것이고(좋은 쪽으로), 책임감을 느끼는 어른으로 성숙해 갈 것이다. 그 언니처럼. 어쨌거나 치아 치료 이상의 좋은 결과로 진행될 수 있어서 무척 보람 있는 오피스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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