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11) 치과 인테리어란?-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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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11) 치과 인테리어란?-1편
  • 김석범 원장
  • 승인 2020.11.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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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오늘치과. 오늘치과에는 치과 간판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 11년간 치과를 운영하다 2년 전 지금의 상봉역 근처로 치과를 이전했는데… 아직 치과를 알리는 외부 간판이 없다. 일부 환자 중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최근엔 ‘간판을 걸까?’도 고민 중이라는데… 과연, 외부 간판 없어도 치과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김석범 원장과 함께 작지만 강한 치과를 위한 개원 또는 경영을 주제로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글 | 김석범 원장(서울 중랑구 오늘치과)

 

날씨가 급격하게 쌀쌀해졌습니다. 에어컨 기능을 냉방에서 난방으로 바꿔야할 시기네요. 예전 제가 일했던 치과는 도로변이 아니고 좀 조용한 단지 상가여서 이중창이 아니어도 소음이 없어 열어놓은 채 환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 주변으로 이전을 하니 도로 소음에 길 건너에 최근 오픈한 무한리필 돼지갈비 체인점에 계시는 진사님 덕분에 오후에 창문을 열어 환기를 좀 하려하면 진한 숯불에 올라간 고기향에 자동으로 침이 저절로 고이게 되는 조건반사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아서 전형적인 3-5월 개원시기에 개원을 못하고 미루고 미루다 최근 들어 하나둘씩 개원하는 원장님들이 주변에 생기면서 인테리어를 문의하는 원장님들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 이전 3주년을 기념하여 3년 전 인테리어 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코로나와 함께 하는 시기에 좀 더 신경쓰면 좋을 BETTERTODAY가 생각하는 치과 인테리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변비 걸리기 딱 좋은 화장실

음식점이나 어느 병원이나 화장실까지 깨끗하고 관리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호텔이나 소문난 음식점, 컨설팅 간 병원에 가면 꼭 화장실을 체크합니다. 호텔이나 유명 음식점에서는 벤치마킹을, 컨설팅 간 병원에서는 주로 타산지석용으로 말이죠.

더운 여름철 자동으로 육수가 흘러내리는 날씨에 큰일을 보러 화장실에 갔는데 에어컨이 없거나 있어도 약해서 땀으로 샤워를 하고 나온 적은 없으신가요? 아니면 추운 겨울날 건물이 좀 노후되어 큰 기대를 안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따뜻한 바람이 위에서 나와 춥지 않고 나의 소중한 엉덩이를 따뜻한 열선 비데 위의 일회용 종이 커버 위에 위치시키고 양키 캔들로 은은한 향과 조명효과까지 준비되어 있다면? 이런 화장실 도어락에 비번이 있다면 아마 만일의 사태를 위해 외워가거나 적어갈 것 같습니다. ^^ 다만 화장실 환기문제를 잘 고려하여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화장실을 미리 생각해 두셔야 합니다. 

 

치과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따뜻한 복도

 

건물 한 층을 다 사용하는 평수가 좀 되는 병원이라면 월세는 좀 높을 수 있지만 공용면적으로 뽑아놓은 복도 공간을 이용하는 등 꽤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추운 날씨에 환자들이 치과가 있는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접한다면 몇 초라도 움츠렸던 몸을 더 빨리 데워줄 수 있겠죠. 치료 후 다시 추운 바깥세상으로 나갈때 미리 손난로나 붙이는 열패치를 선물로 제공한다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 필터링 에어샤워 먼저 하실께요

환자들은 ‘수술’ 단어만 들어도 겁을 냅니다. 특히 전신 마취 후 시행되는 큰 수술이나 피부에서 뭔가 안 좋은 조직들을 제거하는 외과적 시술에 대한 걱정이 많죠. 치과에서 시행되는 악교정수술은 전신마취도 해야 하고 사랑니 수술이나 임플란트 수술과는 달리 좀 더 위험성이 커 보입니다. 

원장 입장에서는 일상적으로 행하는 사랑니 발치, 심플한 임플란트 식립같은 소수술이 대수롭지 않은 일상적 치료술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런 소수술도 겁내하는 ‘수술’이기에 큰 부작용-사망까지도 가능한-이 생길 수도 있는 엄청난 수술이죠. 그래서 레진치료하듯이 하는 임플란트 수술을 환자분들의 심적 안정 그리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술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합니다. 

3년 전 인테리어 당시 신종플루나 메르스로 인해 공기감염에 대한 의식도 점점 높아지던 터라 치과 내에 에어샤워부스를 만드는 것을 포함시켰습니다. 주로 임플란트 수술시 환자분을 에어샤워 후 수술실로 들어가게 동선을 짜고 수술 의사도 에어샤워 후 수술실로 들어가게 했죠. 막상 수술하기 위해 에어샤워를 받으면 바이러스들이 필터링된다는 느낌보다는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감싸면서 ‘정신차려서 수술 잘하자~’ 라는 투우사들의 경기 입장 전 치르는 의식처럼 느끼는 정도였지만요. 하지만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손을 씻는 일은 마치 쓰나미가 발생하는 일이요, 에어샤워는 태풍이 쓸고가는 듯한 상황일 겁니다. 지금은 에워샤워가 코로나로 인해 모든 내원 환자분들의 불안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치과에 내원해서 에어샤워 부스를 경험한 치과의사나 자영업을 하시는 대표들이 설치 문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인테리어가 이미 완료된 후에는 설치하기가 좀 까다롭고 3상의 360V가 필요하기 때문에 건물에 공급되는 전력을 알아봐야 하며 인테리어 설계 시 미리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물ㆍ얼음 버리는 곳 


전체의 노동력을 생각해 봅니다. 티백이 넣어진 종이컵, 남은 커피나 얼음.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지면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는 치워야겠죠. 그래서 대리석에 구멍을 냈습니다. 대리석 타공이 쉬운 게 아니더군요. 구멍을 내다가 대리석에 실금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제가 빠득빠득 우겨서 낸 구멍이니 ^^ 구멍 밑에는 스테인레스 스틸 깔대기를 붙이고 호스를 연결해 벽 뒤 화장실 하수구로 직행할 수 있도록 연결했습니다.

치과도 구성원들의 전체적인 노동력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공물을 외주로 맡기시나요? 만일 기공소에 보내지 않고 내부에서 보철물 제작을 한다면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생각해서 좀 더 자세하게 환자에 대한 잇몸상태에 따른 컨택의 세기 정도, shade를 위한 부가적인 다양한 광원에서의 사진 자료, 기타 환자의 특수한 요구사항 등 리메이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겠죠.

기공물을 외주로 제작하더라도 이런 노력을 원장님이 해준다면 기공사들도 차가운 석고위에서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 주변의 잇몸과 환자의 따뜻한 입안을 고려하며 좀 더 좋은 보철물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원장이니 이런 거 안해도 되고 다른 구성원들이니 해야 되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너의 일 나의 일을 나누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면, 그 병원은 뭉쳐지지 않는 모래알이 됩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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