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치과의사] (9) 엘리자베스 2세의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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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치과의사] (9) 엘리자베스 2세의 비하인드 스토리
  • 정우승 원장
  • 승인 2022.09.30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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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타계하신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싶다.

1939년 13세의 공주였던 시절,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 방문했을 당시 조숙했었는지 18세의 필립 공에게 첫눈에 반해 식사 중에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필립 공은 사실 부계 쪽 7촌, 모계로는 8촌 친척(빅토리아 여왕이 증조모)이라 무척 가까운 친척이었다고 한다. 왕인 삼촌이 물러날 때 그리스에서 프랑스로 온 가족이 유배 갈 때에는 그저 불안정하고 가난한 외국인 신분이었지만 여왕을 만나면서 인생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성격 때문에  큰 다툼도 적지 않았지만 여왕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잘 내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언에 따르면 노인이 된 뒤에도 필립 공을 보는 여왕의 눈은 소녀처럼 반짝거렸으며, 필립 공이 자신에게 걸어오는 걸 보면 얼굴이 밝아지곤 했다는데… 그런 필립공이 2021년 100세 생일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사망했을 때 여왕은 “삶에 큰 구멍이 생겼다”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여왕은 말년에는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원래는 매우 신중하고 규율을 중시하며, 평소 무표정하고 엄숙한 모습과는 달리 웃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기념일 등에는 눈물을 보이며 전과 달리 엄격하게 시간을 지키려 하지도 않고 특히 보통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해 몇 년 전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당시 여왕이 동네 주민과 나눈 말 한 마디가 독립회복 반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심지어 유머러스하고 장난스러운 면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측은 항상 노심초사하지만 여왕은 오히려 돌발상황을 즐겨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헬리콥터에서 007 제임스 본드와 함께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연출은 여왕이 상당히 즐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개막식 전까지 비밀을 지켜야 하는데도 주변에 자꾸 발설하려 해서 측근들이 말리느라 혼이 났다는 후문이다.

또 왕궁에 갇혀 있으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뒷방 노인네가 되기 싫어 세상사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필립 공은 여왕이 신문을 너무 많이 읽는다고 투덜댔고 보좌관들이 올리는 보고서에서 문제의 핵심을 놀랄 정도로 가려낼 줄 알았다고 한다.

허례허식을 최대한도로 줄이려고 했는데 1년에 약 600여 개 각종 자선단체들의 모금 파티 중 여왕이 가장 즐기는 파티는 버킹엄 궁전 가든에서 열리는 8천 명의 일반인들이 초대되는 3일에 걸친 파티로, 대부분 봉사자들 그리고 공공 업무에 종사하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손님이라는 것이다. 거리 청소부, 롤리팝 레이디를 비롯한 보통 사람들과 아무 거리낌 없이 어울려 웃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사실 제공되는 음식은 2만 7천 잔의 홍차와 샌드위치, 케이크 조각이 전부다.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여왕은 여권이 없다고 한다. 외국 방문 때도 그냥 통과하고 여왕의 벤틀리 자동차는 번호판이 없다. 그리고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절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법에 의해 체포되지 않고 공개적으로 절대 음식을 먹지 않아 1999년 안동 하회마을에 내방했을 때 엄청난 생일상을 차려 놨는데도 전혀 먹지 않아 종부가 상당히 섭섭해 했다는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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