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탐방]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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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탐방]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0.02.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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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S NYU 치주 연구회…테크닉보다 생물학적 원리를 알아야 치주 수술이 즐겁다

 

 

홍윤의 원장

치주는 건물로 비유하자면 기초 공사와 관계가 깊다. 임플란트에서부터 보철, 교정에 이르기까지 치주와 연관되지 않은 영역이 없을 정도고 보면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간에서는 “치주 수술은 통증을 수반하는 까다로운 수술이다” “치주 수술은 결과 면에서 비수술적인 치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등의 오해들이 파다하게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돈이 안 되는’ 진료과목이다 보니 치주를 멀리하는 개원의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치주를 모르면 모래 위에 세운 누각처럼 장기적으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APS NYU 치주 연구회’의 디렉터인 홍윤의 원장(베스트틀란트치과의원)이 치주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치주에 대한 오해에서부터 치주수술의 중요성, 그리고 현 치과계에 대한 홍 원장의 생각 등을 나누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NYU 치주 연구회, APS NYU 치주 연구회로 거듭나다
APS NYU 치주 연구회는 오는 3월부터 2010년 상반기 일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APS NYU 치주 연구회는 Asia Pacific Summit(이하 APS)에서 진행하는 한 세미나 중 하나다. 그러나 공식 명칭이 변했다 뿐이지, 그 뿌리는 2007년 ‘NYU 치주 연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APS NYU 치주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홍윤의 원장은 평소 ‘개업을 하면서 동시에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왔다고 한다. 무엇이든 혼자 한다는 것은 어려운 법인데, 특히 공부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가 세미나에 대해 조심스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물론 시작은 미미했다. 그러나 이제 ‘치주’ 하면 ‘홍윤의 원장’를 떠올리게끔 된 정도고 보면 3년여 동안 홍 원장이 걸어온 길을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APS NYU 치주 연구회는 상.하반기로 나누어 진행된다. 한 달에 두 번씩, 일요일에 진행되는 연구회는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열띤 강의와 질문들로 채워진다.

임플란트가 대세다 보니 혹자는 APS NYU 치주 연구회에서도 ‘임플란트를 심기 위한’ 치주수술을 가르쳐주지 않을까? 하고 지레 짐작할지 모른다. 그러나 본 연구회는 치주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전통적인 치주 수술에서부터 재생 치주수술, 성형 치주수술 등에 대한 원리와 테크닉을 전수한다.

한편 지난해 10월 정식 출범한 APS에 대해서는 덴포라인 1월호에서 소개한 바 있다. 삼십여 명으로 구성된 APS 위원들은 내로라하는 유명 연자급으로 국내 치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강한 열정을 피력하기도 했다.|


생물학적 원리를 알아야 진정한 고수가 된다

APS NYU 치주 연구회에서 홍 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원리, 둘째도 원리다.

그는 “치주학의 생물학적 원리를 알아야 여러 가지 수술 기법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보철, 교정, 임플란트 수술에 있어 좋은 예후를 얻기 위해서는 기초가 되는 치주를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장의 입을 빌리면 국내 성인의 60% 이상이 치주염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치주염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개원의들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치주염을 제대로 치료해야 그 뒤에 진행되는 임플란트, 교정 등의 진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홍 원장이 원리를 가르치기 전에 테크닉을 전수하는 데 열을 올리는 몇몇 세미나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리를 숙지하면 테크닉을 습득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홍 원장은 “원리․원칙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면서 “원칙대로 충실히 이행할 때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임상 데이터를 공식 석상에서 발표하는 일부 사례들을 보면 홍 원장은 얼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는 “내 손에서 좋은 예후를 가져왔다고 해서 남의 손에서도 똑같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연수회 디렉터의 위치에 있는 분이라면 특히 그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그는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진정한 고수는 사용하는 재료를 물어보는 대신 원리 즉, 어떻게 하면 tension 없이 플렙을 당겨올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고 덧붙였다.


‘Journal reading 모임’을 통해 치주의 즐거움 탐해
APS NYU 치주 연구회는 8번의 짧은 만남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미나를 수료한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셋째 주 목요일마다 journal reading 모임을 개최, 치주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으나 치주과는 발표되는 저널들의 수가 많다. 그러다 보니 어떤 저널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선별 작업만으로도 연수생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제공한다.

홍 원장은 “진정한 한문적 깊이는 journal reading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은 8명 정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지만 향후 더 많은 동료들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희망 섞인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치주 수술은 까다롭고 고통스럽다?
개원의들 사이에서 치주는 “수술하기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는 통념이 있다. 게다가 “수술을 해도 비수술적 치료로 접근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지배적인 생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전공자들은 수가도 낮은 치주수술을 꺼릴 수밖에.

이와 관련해 홍 원장은 “그 같은 생각은 치주 공부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이라며 일침을 가한 뒤 “환자의 고통은 술자에게도 스트레스다. 그런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까지 치주 수술을 할 술자들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원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물론 치주 수술은 수술 못지않게 평생 관리가 중요한 영역이다.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재발과 수술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인데 홍 원장은 “환자와의 신뢰 형성에 지속적 관리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험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홍 원장은 공부 욕심이 많은 만큼 향후 journal reading 모임의 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검증된 최신 정보를 더 많은 동료들과 공유하고 싶다”면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좀더 발전적인 모임으로 구축해나간다면 임상가의 한 사람으로서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홍 원장은 작금의 ‘임플란트 매니아 신드룸 현상’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왜곡 현상은 결국 치과의사들의 사회적 위상을 실추시킬 수밖에 없다”고 꼬집은 뒤 “APS NYU 치주 연구회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마주 대하면 이 같은 왜곡현상도 멀지 않은 시기에 사그라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연구회 문의 : ㈜거인씨앤아이 02-334-2815

 

M i n i  I n t e r v i e w

홍윤의 원장, 그는 누구인가?

홍윤의 원장은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었다. 치과계 종사자라면 치주 세미나로 유명한 홍 원장의 이름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는 생물학을 전공한 후 나이 마흔에 다시 치과대학에 입학한 만학도였다.

가장 활발히 일할 40대에 인생의 방향을 재설계한 홍 원장은 평소 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의과는 여가 시간은 물론 잠자는 시간을 갖기도 어렵다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치과를 지원하게 됐다고.

“저는 수술할 땐 과장을 조금 보태 수술 중이라는 사실까지 잊어버릴 정도예요. 무슨 마법처럼 굉장히 몰두가 잘 되거든요. 그 순간만큼은 신기하게도 이따금 찾아오는 두통마저 사라지죠.”

늦은 시작이었던 만큼 동료 치과의사로부터 수술 의뢰를 받을 땐 그 보람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APS NYU 치주 연구회를 통해 치주를 공부한 연수생들이 “치주가 보강이 되니 진료가 굉장히 쉬워졌다”라는 고마움을 전할 때면 그 보람은 배가 된다.

특히 동료 치과의사들의 부모님을 치료할 때도 있다고 하니 홍 원장의 자부심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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