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자가치아 골이식술, 치과계의 파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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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자가치아 골이식술, 치과계의 파이를 키운다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1.08.10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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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치아골이식술(Autogenous Tooth Bone Graft)』의 공동저자 김경욱 교수(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몇 년 전부터 치과계는 자가치아 골이식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가치아 골이식술은 말 그대로 기존의 골이식재 대신 자가치아를 이식재로 활용하는 술식을 가리킨다.

임플란트에 집중돼 있던 치과계에서는 자가치아 골이식술이야말로 파이를 키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자가치아 골이식술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관계자들은 국내 치과의사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자가치아 골이식술은 감히 말하건대 신이 내린 선물입니다. 시작은 우리나라가 먼저 했지만, 관심이 없으면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자가치아골이식술(Autogenous Tooth Bone Graft)』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김경욱 교수(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가 강조한 말이다.
김 교수는 기존의 이식재에 비해 자가치아의 안정성과 효과를 밝히면서 “한발 앞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술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하에서는 『자가치아골이식술』을 중심으로 치과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살펴보기로 한다.


Q. 자가치아 골이식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88~1989년 미국 조지아 주 어거스터의과대학(MCG)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그 당시 우연히 구강해부학과 Sharawy 교수를 만났고 그분을 통해 치조골 생물학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가치아 골이식술』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엄인웅 박사(서울인치과)도 Sharawy 교수에게서 치조골 생물학을 배웠다. 그때 공부를 하면서 자가치아 골이식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귀국 후 동물실험 등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단국대학교를 모체로 14개 대학에서 자가치아은행을 설립,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Q. 세계 최초로 자가치아 골이식술의 특허를 획득했다. 치의학 영역에서 한국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인데.
일본, 중국, 미국 등 외국에서 자가치아 이식술에 대한 강의를 많이 하는데, 현지 치과의사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현재 일본과 계약을 맺어 치아 하나당 로얄티를 받고 있으며, 중국과도 협상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치아은행을 중심으로 자가치아 골이식술에 대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치과의사들의 관심이 높지 않아 안타깝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학문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자가치아골이식술』을 펴내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다. 자가치아 골이식술의 우수성과 골생물학의 개념을 알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다른 골이식재와 비교해 자가치아 골이식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감히 표현한다면 나는 자가치아를 신이 내린 축복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골이식재 중 자가치아를 따라올 만한 게 없다는 얘기다.

자가골의 경우 다른 부위에서 채취를 하므로 환자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동종골과 이종골 역시 성공률 및 안정성 등에 있어서 100% 만족스런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자가치아 골이식술은 다르다. 안정성과 성공률도 높고 교합력에 견디는 강도 또한 우수하다. 특히 가족치아은행이라고 해서 자녀의 치아를 이용해 골이식을 할 수 있어 활용성도 높다. 


Q. 교수님의 멘토는 누구인가.
서울치대 약리학교실 정동균 교수님은 진정한 스승으로서의 자세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었다. 그 분 덕분에 나는 교직에 몸담은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강의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강의 연습은 기본이고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지 고민한다.

치조골 생물학의 개념을 전수해준 Sharawy 교수도 멘토 중 한 분이다. 그 분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적용하고 있는 자가치아 골이식술이 탄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Q. 지난 4월 대한치의학회 회장에 당선돼 또 하나의 직함이 늘었다. 임기 동안 최우선으로 꼽는 계획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에서 대한치의학회는 치과계 학문 단체를 총괄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종속돼 있다 보니 재정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임기 동안 학회의 독립성을 확보해 예산 때문에 일을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제반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얼마 전엔 온라인 투고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만들어나가겠다.

Q. 30여 년 치과계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한국 치과계를 부흥시킬 수 있는 것은 영어라고 생각한다. 일상 회화가 되고 임상적인 테크닉 수준이 갖춰진다면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수준을 알릴 수 있다. 즉, 국제적인 마인드를 갖춰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그 다음으로 리더급들이 치과계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자가치아 골이식술도 그 중 하나다. 불법 네트워크 문제 역시 일정 부분 한정된 파이 때문에 발생한 면이 없지 않다.

 

한편, 『Bio Material』이라는 교과서가 7월 출간됐다. 한 챕터가 자가치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국제적인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울러 11월경에는 자가치아 골이식술과 관련해 『Dentin Matrix』라는 책이 출간될 계획이다.

이제 자가치아 골이식술은 단순히 센세이션 수준을 넘었다. 자가치아 골이식술은 분명히 치과계의 파이를 키우는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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