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알아야 할 CAD/CAM 시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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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알아야 할 CAD/CAM 시대①
  • 덴포라인
  • 승인 2012.01.13 13: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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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CAD/CAM인가?

 

서울 컬럼비아 치과 윤성욱 원장

현 서울컬럼비아치과 원장
현 이화의대 치의학대학원 외래교수
현 가톨릭의대 치의학대학원 외래교수
전 하버드 치대 보철과 Clinical Instructor (Part-time)
미국 컬럼비아치대 보철과 수련 및 석사
가톨릭의대 치과학교실 수련 및 석사
서울치대 졸업

덴포라인은 신년호부터 치과의사가 알아야 할 CAD/CAM시대 시리즈를 연재한다. Digital dentistry는 치과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이미 임상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임상스페셜의 새로운 연재 코너인“치과의사가 알아야 할 CAD/CAM시대”에서는 CAD/CAM 임상과 주요 현안을 주제별로 살펴본다.

 

 

 

 

 현재 치과보철학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분야는 단연 CAD/CAM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필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그 이유로 제시해본다.

1. CAD/CAM 기술의 발전
2. 주조 기공 인력의 구인난
3. 금 가격의 고공 행진과 세라믹 재료의 발전
4. 친환경 보철에 대한 시대적 요구
5. 업자들의 상혼

1. CAD/CAM 기술의 발전
치과에 CAD/CAM 기술이 도입된 지도 어느덧 20여년이 되었다. 이제 일부의 시스템에서 주조 보철을 대신할 만큼 정밀한 보철물을 만들어 낼 정도가 되었다.
치과의 CAD/CAM 작업은 1)구강 또는 모델 스캔-2)CAD-3)CAM-4)최종 보철물의 수작업 완성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그림1).
치과 CAD/CAM 시스템을 분류하면, 진료실용, 기공소용, 밀링 센터용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그림2).


그림1. CAD/CAM의 작업 순서

 

 

 그림2-1. 밀링 센터용 CAD/CAM(세라믹은 물론 타이타늄, 포셀린 합금 등의 금속 재료까지 주조 보철 이상의 정밀도로 초고속 가공이 가능하다. 가공 후 수작업이 거의 필요없다).
그림2-2. 치과 진료실용 CAD/CAM(진료실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나, 세라믹 재료와 인레이 등 좁은 적응증에 한정되며, 정밀도가 떨어지고 색조 재현에 어려움이 있으며, 상당히 많은 수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2-3. 치과 기공소용 CAD/CAM(세라믹가공에 한정된다. 진료실용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정밀도에 한계를 보이므로 수작업에 의한 적합 과정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2. 주조 기공 인력의 구인난
CAD/CAM이 치과에 도입된 근본 원인이 무엇일까?
복잡하고 힘든 주조 보철 과정을 생각해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인상-모델 및 다이 작업-납형-매몰-번아웃-주조-연마 및 적합에 이르는 과정은, 3D (Dirty/Difficult/Dangerous)작업의 전형이다.
따라서, 현재 전 산업에 걸쳐 주조 작업은 사라져 가고, 그 자리를 CAD/CAM과 3D Printing이 대신하고 있는 추세이다.
치기공계에 주조 기사에 대한 구인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치기공과 졸업생이 3년이 지난 후에 치기공업을 지속하는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기공학회의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조 인레이와 금관의 기공 수가는 치과에서 아말감이나 근관 치료 수가와 마찬가지로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즉, 3D작업이자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가로는 이제 더 이상 기공소에 주조 보철물 제작을 강요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저수가 네트워크 치과들은 이마저도 반값 이하로 깎고 제 때 결제도 잘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저수가 네트워크를 비난하기에 앞서, 그 동안 치기공소에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온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시정하는 것이 치과에서도 적정 수가를 지키고 나아가 치과계 전체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제 치과뿐 아니라 기공소도 주5일 근무와 주 40시간 노동이 의무화되었다. 현재의 기공수가로는 기공소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주조보철을 CAD/CAM으로 대체하여, 노동 시간과 인건비를 줄이고 적정 기공수가를 받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3. 금 가격의 고공 행진과 세라믹 재료의 발전
지난 5년간 금 가격은 최소 3배 올랐다. 그에 비해 치과의 보철 수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따라서 금은 더 이상 치과 보철 재료로서 사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금을 대체하면서,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세라믹 재료를 CAD/CAM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르코니아 코핑 위에 포세린을 veneering한 도재관을 흔히 사용하였으나, 파절되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최근 금주조관을 대신하여, 속칭 통지르코니아관을 CAD/CAM으로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임상 성적이 아직 미흡하고, 내면 적합도에서도 150?m 이상의 접착 공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금주조관에 비해 많은 지대치 삭제량을 요하며, 심미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흔히 지르코니아는 강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제와 가압 기술의 차이, 절삭 가공과 기공 과정, 그리고 보철물 시적 단계에서의 수작업에 의해 물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 최근 연구의 결과이다. 따라서, CAD/CAM과정만으로 정밀한 보철물을 완성 가공하여 별도의 수작업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르코니아 보철물의 파절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림3-1 일반적인 CAD/CAM가공 및 소성 작업 직후의 지르코니아 코핑의 적합도. 추후 수작업에 의하여 적합도를 맞추게 되어 물성의 저하를 초래한다. (Zfx Korea제공)

 

 

 

그림3-2 초정밀 CAD/CAM 가공과 최적화된 소성 작업 직후의 지르코니아 코핑 적합도. 수작업이 거의 필요 없다. (Zfx Korea제공)

 

 최근 미국 보철학회에서는 Lithium Disilicate monolithic crown을 구치부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소 두께를 1mm 이상으로 한정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한국인의 치아와 식습관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본다.
금주조관과 같이 적은 치아 삭제량으로도 제작 가능하면서, 지르코니아 이상의 높은 파절 강도를 가지고, 또한 Lithium Disilicate 이상의 심미성을 갖춘 획기적인 세라믹 보철재료가 곧 개발되어 치과계를 구원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4. 친환경 보철에 대한 시대적 요구
주조 보철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전국적으로 모아 보면 엄청난 양이 될 것이다. 환자의 구강에서 나온 인상재와 거기에서 파생한 석고 모델은 사실상 감염성 폐기물로 분리 수거해야 마땅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왁스의 번아웃과 주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 가스는 기공소의 작업 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현재 지구 온난화가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고, 친환경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지금 치과계가 힘들다고 해서 더 이상 오염 물질 배출의 사각 지대에 머물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환경 문제에 있어 가장 민감한 국가인 독일에서 CAD/CAM기술이 가장 발달한 것은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제 주조 보철은 노동 집약적인 3D 업종으로 환경 오염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에 의한 CAD/CAM과 3D printer가 그 자리를 대체하여 친환경적인 보철물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5. 업자들의 상혼
불과 몇 년 전에 “무마취, 무통증, 무출혈”로 치과계는 물론 전국민까지 현혹시켰던 물방울레이저를 기억하는가? 필자가 보는 현재의 소형 CAD/CAM장비가 바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치과 보철물로서의 정밀도를 구현하지 못한다. 이 필수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당일 보철”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내 가족에게 그런 보철물을 끼워 줄 수 있겠는가?
기공소용 CAD/CAM 장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저마다 “최고의 정밀도”, “5축을 넘어서는 7축 가공”, “세라믹은 물론 메탈 가공이 가능” 등등의 현란한 선전 문구로 치기공사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모든 것을 양보하여, 1억원 이상 3억원이 넘는 이 장비들의 투자 가치가 과연 있는가? 유지 관리 비용은? 필자가 보기에 이런 소형 장비들은 길어야 2~3년 이내에 고철이 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현재 하드웨어적인 한계가 이미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많은 수작업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므로 노동력 절감에 도움이 못되며, 유지 보수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로는 성능 향상에 한계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장비들에 뒤쳐져서 곧 도태되어 버릴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많은 국내외 업체들이 CAD/CAM시장에 뛰어들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면면을 보면 기존의 임플란트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2006년에 이미 전세계 임플란트 제조업체의 수는 600개를 넘어섰다. 임플란트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이 된 것은 치과의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임플란트 업체들을 비롯하여 전체 치과산업이 CAD/CAM에 새로운 블루오션을 기대하고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그 동안 치과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재료와 지식을 습득하느라 학부 시절보다 졸업 이후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한 것 같다. 치과 의술의 발전은 재료와 과학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가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채 시장에 출시되어 상처만 남기고 사라져간 수많은 재료와 장비들도 기억해야만 한다. 무엇이 진정 치과 종사자들과 궁극적으로 치과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CAD/CAM열풍에 휩싸여, 치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든지, 업자들의 상혼에 현혹되어 나아가 환자들까지 현혹하려 한다든지 하면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계에서의 CAD/CAM 도입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필자가 위에 열거한 다섯 가지 항목에 대부분 해답이 들어 있다고 믿는다.

 다음 호에서는 “2. CAD/CAM보철, 믿을 수 있을까?”편을 통해 CAD/CAM 보철의 현황과 실체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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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 2012-06-02 22:18:36
That's cleared my thouhgts. Thanks for contribu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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