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탐방] 삶의 질 향상 위한 고민 풀어가는 대한노년치의학회
상태바
[학회탐방] 삶의 질 향상 위한 고민 풀어가는 대한노년치의학회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2.01.13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립 3년 만에 치협 분과학회 인준…위원회 자율운영으로 활성화

 

우리나라의 고령화 저출산은 이미 심각한 국가 문제가 되고 있다. 노화로 인한 생명체의 변화는 독특한 학문적 영역이 될 수 있지만, 노인인구 급증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OECD 국가 중 가장 짧은 기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은 치과계에서도 학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대한노년치의학회는 삶의 질 추구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순수학문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2004년 창립됐다. 박준봉 학회장(경희대 치대 학장)을 만나 대한노년치의학회가 창립 이후 거둔 성과와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대한치과의사협회 23번째 분과학회로 인준
대한노년치의학회는 창립된 후 불과 3년 만에 치의학회 산하학회로 인준 받아 대한치과의사협회의 23번째 분과학회가 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2004년 창립과 함께 신속한 학회 성장을 위해 10개년 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각종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한 덕분이다. 정규적인 학술대회와 학회지 편찬은 기본이고, 임원 워크숍을 통해 노년치의학 교과목 개설 및 교재 편찬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모았으며, 전국에 지부를 설립해 외연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했다.

박 회장은 “후발 학회가 다른 유수한 학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국 11개 대학에서 이사를 골고루 영입해 이들의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근거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분야별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을 자율화함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는 체제를 만들었다”면서 “위원회가 해당 분야에 대한 논의를 자유롭게 하고 시행까지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회가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학회는 △각 대학 교과과정 개설 노력 △학회 차원의 고유한 교재 집필진 구성과 진행 △시니어 구강관리 전문가 과정 개설 △타 직종의 의료계통과 상호 추천제 시행 △정기검진의 생활화로 질병의 심화 방지와 건강유지 및 증진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060 6090 캠페인' 통해 노년치의학 중요성 알린다.
학회는 박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올해부터 임원 임기를 2년으로 연장했다. 박 회장의 말마따나 “1년 임기로는 캐비넷을 짜다 말기 때문”이다. 임기 확보로 탄력을 받은 현 집행부가 역점을 두는 주요 사업으로는 △회원 증가와 △대내적인 조직의 확대와 결속 △학회 위상 정립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다. 또 △국민 생활습관 변화를 위한 건강 4560 6090 개념구축과 △2013년 세계노년학회 관련 업무 준비도 착실히 해나갈 예정이다.

박 회장은 특히 “4560 6090 캠페인은 45세부터 60세까지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면 60세에서 90세까지의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구강 내 질병으로 인해 심장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조기출산, 저체중아 출산, 당뇨병의 당 조절능력 저하, 뇌졸중 등 전신질환의 발생 및 진행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노년치의학을 통한 국민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 하반기부터 노인틀니 보험급여가 시행되는 것에 대해 “수가 현실화를 염두에 두지 않는 정책은 가시적 해결을 도모하는데 그칠 뿐이며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국민과 의료계 양측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떤 제도든 새로 시행하기 전에 정부나 기관에서 이와 관련된 자문을 치협에 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치협에서 자문하기 곤란한, 좀 더 전문적인 내용에 대한 자문을 학회에 구해온다면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보 위해 시니어대학 대상 강연회 추진
학회의 가장 큰 현안을 ‘대국민 홍보’로 제시하는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치의학 전문지를 비롯한 언론홍보 활동과 전국 시니어대학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회원에게 시니어건강관리 전문가 과정을 이수토록 해 차별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박 회장은 “내년 1월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2월부터는 교육을 이수한 회원의 치과에 ‘시니어 건강관리 전문치과’ 등의 스티커를 부착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은 치과뿐만 아니라 약국과 한의원, 내과 등 메티컬에서도 이수토록 해 ‘시니어 건강관리 전문약국’ 등의 스티커를 부착토록 함으로써 서로 다른 분야에서도 유기적으로 진료와 투약에서 협조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년치의학회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노화가 학문의 주 대상인 데다가 학문적으로 미해결점이 너무나 많다는 점, 그리고 환자에 대한 자상한 원리 설명으로 환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점이 장점이라는 박 회장은 “저도 새 환자가 오면 반드시 배우자나 가족 등 주변인을 만나본다”고 말한다.

그는 “환자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인의 건강까지 챙기면서 자세히 설명해주면 그 주변인들이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진료실에 찾아오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기도 한다”며 환자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하면 환자가 많아지고 병원도 번창하며 이에 따라 학회도 자연스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제도 등 의료 환경·주변 여건도 살펴야
치의학은 단계적 학습, 즉 Learn by Head, Learn by Eye, Learn by Hand, Learn by Heart의 순서에 의해 완성된다는 박 회장은 “이는 바로 병리기전을 이해하고, 선임들의 진료과정을 관찰하고, 최종적으로 손에 익혀서, 따뜻한 마음으로 임상술기에 임할 때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단계적 학습의 바탕위에 △의료기관을 구성하는 치과의사, 위생사, 코디, 기공사, 사무장 등 양질의 인력 구성과 △병원 내·외부 의료 환경의 이해와 완비 △의료보험제도 등 관련 제도 파악 △의료대상에 대한 명확한 이해 등 4가지 요소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성공적인 임상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최근 우리 주변의 의료 환경은 급변하고 있고, 그것은 바로 국가의 정책 환경, 국내외 경쟁 환경, 의료기술 환경, 그리고 사회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의료 정보 확산에 따른 환자 기대 수준 향상과 고령자 증가 및 여생에 대한 의식 변화 등 의료 대상의 변화와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매우 부족한 상태”라는 박 회장은 “만약 이러한 의료 환경 변화와 고령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며 “그들의 이해를 위한 학문적 배경 준비는 이제 선택사항의 차원을 넘어 필수사항”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 대상에 대한 이해가 먼저 확립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우리가 진료하는 사람은 대개 한국인이므로 한국인의 의식구조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환자를 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음식 문화는 국이 있어야 하는 습식문화이고 서양의 그것은 건식문화라는 등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또 강연장을 보면 한국인은 뒤에서부터 좌석이 차고, 음식도 보이지 않게 먹는 ‘가리는 문화’인 반면 서양인은 앞에서부터 좌석을 채우는 ‘드러내는 문화’라는 점을 고려해 노년환자를 비롯한 모든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질의 의료 제공토록 적극적인 관심 당부
“이사회를 회장이 잘 아는 사람으로만 구성하지 않기 위해 전국 11개 치과대학에서 추천을 받아 치주, 보철, 외과는 물론 조직, 생리, 병리 등 기초과목 인사까지 다양하게 참여토록 한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박 회장은 “그러나 처음 이사회를 할 때엔 이사들끼리도 서로 잘 모르는 탓에 명찰을 달고 회의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예전엔 노인의 구매력이 낮게 평가됐지만 요즘은 덴탈IQ가 높아진 데다가 구매력도 높아져 매력 있는 학회가 될 수 있는 자산을 갖췄다”는 박 회장은 “우리 학회의 미래와 고령 사회의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회원과 치과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며 밝게 웃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