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가 함께한 진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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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가 함께한 진료봉사
  • 한일치과산업(주) 임양래 대표
  • 승인 2015.01.2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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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진료 봉사의 시작, 준비해야 할 것들 Part2

 
본 칼럼은 해외 치과진료봉사를 계획하는 단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 봉사 현장의 구축부터 철수까지 ‘베테랑 스탭이 들려주는 실질적인 봉사 이야기’다. 필자는 앞으로 봉사를 계획하고 있는,
혹은 막연하게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본지에 기고했다.
편집자 주

진료봉사를 준비하는 기간은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정도가 보통이다. 국내 가까운 지역으로의 봉사가 비교적 준비기간이 짧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미처 준비하지 못했거나, 위급한 상황에 필요한 장비, 물품 등의 현지 조달이 쉬운 장점도 있다. 반면 해외로의 진료봉사는 특성상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현지와의 접촉부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 회에서는 봉사 계획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서류 및 세관통관 등, 당연하지만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해외 진료봉사 준비 1단계, 장소 섭외
해외든, 국내든 진료봉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진료 봉사지를 정해 장소를 섭외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종교 단체와 협력하여 교회나 성당 등을 섭외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보건소나 학교 강당 등 넓은 공간이 있고 전기를 사용하기 쉬운 장소가 좋다. 계절이 허락한다면 야외에서의 진료도 가능하지만 실내 진료하는 것이 아무래도 편한 진료에 도움이 된다.
아무리 좋은 환경으로 갖추고 장비를 세팅한다 하더라도 본인의 진료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불편함이 있기에, 가까운 국내에서, 실내 공간에서 진료한다 하더라도 진료봉사를 나가기 전에는 많은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장비들을 미리 세팅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국내로 진료 봉사지를 결정했다고 해서 모두 교통이 편하게 되어 이동이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통편, 장비 운송 등에 대해 세세하게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진 외 스탭 등 많은 사람과 대형 장비, 의약품 등 진료 시 필요한 물품까지 포함하면 진료봉사를 한 번 떠나는 데에 꽤나 많은 짐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교통 및 이동수단 등에 관하여 전담하는 사람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해외 장소 섭외 루트
해외 진료봉사의 장소 섭외는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해외 장소 섭외는 몇 가지 방법으로 정리해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현지 보안 책임자 등을 구해 대사관을 통해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장소 섭외 및 출입국 등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정석대로 진행되는 절차이며, 합법적으로 입국 및 장비 통관이 가능하므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 때도 영문 의사 면허 및 자격증, 장비에 대한 영문 설명서나 시험검사서 등 각종 서류는 필히 준비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두 번째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특정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고아원, 의료시설, 공장 등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은 해당국가에서 진료 봉사 팀을 거절한다거나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확률이 적다. 세 번째는 현지 내 오지 등을 장소로 선정하는 것이다. 아주 교통이 불편하거나 열악한 시골은 해당 국가에서도 신경 쓰기 어려운 지역일 수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의 진료는 확실한 이유 없이 진료 봉사 팀을 거부하지 않는다.
 

 

현지 세관에서의 입국거절, 그 속사정
해외로의 진료봉사는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고 어떤 경우의 수가 발생 할 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시에 두세 지역을 접촉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가에 따라 ‘봉사’ 라는 타이틀을 달가워하지 않는 일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상대방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 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 이유로 봉사단체의 입국을 거절하는 국가가 의외로 많다.
1. 현지 정부의 자국 내 병원 보호
진료봉사는 후진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선진화된 진료 봉사 팀의 의료 기술에, 자국 내 병원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의료기술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다.
2. 책임소재의 불분명 및 치료의 지속성
진료 봉사 팀은 단기간 체류하는 그야말로 ‘손님’이나 다름없어, 부작용이나 뒤늦게 발견되는 의료 사고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 현지의 의료 기술이 낮을 경우에는 후처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치료가 오히려 독이 되는 수도 있기 때문에 방문하는 진료팀을 그저 반길 수만은 없다.
3. 진정한 봉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봉사 팀의 목적은 ‘봉사’ 이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왜?” 라는 의문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봉사가 목적인 진료가 아닌 실험대상으로 자국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오해와, 왜 굳이 자신들의 돈을 써가며 자기네 나라 사람도 아닌 해외의 사람들까지 도우려고 하는지에 대한 불신 등, 생각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정부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진료 봉사의 목적을 충분히 이해시키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4. 자존심
현지의 세관원은 해당국을 스스로 대표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국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세관원 및 출입국 관리 담당자는 자국민이 열악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진료 봉사 팀의 방문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서류 보다 마음가짐
해외로의 봉사지가 결정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지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그와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다. 현지에 믿을만한 책임자를 섭외하여 현지에서 필요한 서류 등을 핸들링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최소 2개월 전에는 여권 발급의 완료, 1개월 전에는 비자 발급이 완료돼야 하며, 이것은 모든 봉사 팀 인원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일 처리가 수월하다. 단체 비자가 가능하다면 단체 비자를 받는 것이 좋으며, 예방접종 등 국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모든 것을 한 명도 빠짐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국가마다 요청하는 서류의 내용도 다르고, 세관 심사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항상 사소한 서류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장비나 의약품에 관련된 서류도 철저히 준비 하는 것이 좋은데, 간혹 꼬투리를 잡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세세하게 따져 입국 자체를 반려시켜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세관과의 타협도 불사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입국 거절 등의 사유에 대한 감정적인 대처보다는 진료 봉사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장비와 의약품 챙기기
장비나 의약품 등은 앞서 말했듯이 의외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미리 화물 발송을 한다거나 포장 방법을 신경쓰는 등 노하우가 생긴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 할 수 있다. 외부에서 쓸 수 있는 진료장비들은 대체로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컨테이너 등으로 미리 현지로 보내 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게 되면 봉사팀이 현지에 도착하기 전 장비 테스트나 전기공사 등을 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되고 현지에서 조달이 어려운 부분을 추가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진료 환경 조성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진료 시 필요한 약품들이나 제공될 의약품들은 별도로 포장하여 세관통관 시 쉽게 열어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세관의 X-ray에 성분 미상의 가루로 표현되는 알지네이트나, 대용량의 의문의 물병 정도로 보일 수 있는 셀라인 등은 조금 더 신경 써 별도로 포장, 설명하는 것이 좋고 모든 약품은 유효기간이 여유있는 것을 가져가는 것이 세관통관에 수월하다. 진료봉사를 위해 그렇게 열정적으로 준비한 마음도 몰라주고, 유효기간이 임박한 재료들로 생색내기용 봉사를 나온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해외 진료봉사 시 가장 어려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만 나열하다 보니 진료봉사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계획과 철저한 준비가 함께한다면, 어렵지 않게 원하는 진료봉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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