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느끼는 한반도의 등줄기, ‘7번 국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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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느끼는 한반도의 등줄기, ‘7번 국도’ <4>
  • 덴포라인 편집팀
  • 승인 2015.03.3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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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의 한국의 속살을 찾아가는 여행

 

오랫동안 해오던 국내 오지 트레킹을 2004년에 잠시 밀쳐놓고 학회 활동과 병원 일에 몰입해 있다가 여행에의 갈증을 이기지 못해 여행을 다시 시작하며 덴포라인 지에 연재를 시작한다.
다 같이 우리를 먼저 알아가는 행복한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첫 번째 코스로 긴 세월 동안 한민족의 애환이 서린 이 ‘7번 국도’ 길을 따라 한국의 속살을 찾아가는 여행을 선택했다.

낙산사를 나와 남으로 달리면 4통 8달도 모자라 하늘길까지 열린 교통요지 양양(44국도, 56국도, 59국도, 7번 동 해대로, 양양국제공항 등)을 지나 70년 남북분단의 서막이었던 38선과 주문진항을 거쳐 동해안 중부 최대도시 강릉으로 진입하게 된다.

 
강릉은 보름날 밤에 하늘, 호수면, 술잔 그리고 님의 눈에 4개의 달이 뜬다는 경포호와 20리에 걸친 동해안의 대표적인 송림해변으로 구성된 경포도립공원, 오죽헌, 선교장, 한 개인의 집념으로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된 참소리 박물관 등 가볼 만한 곳이 꽤 많다.

 
오죽헌은 강릉의 서쪽 들녘 죽헌동에 위치한 곳으로, 조선시대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李珥)를 낳고 키운 친정집이다. 조선 중종 때 건축됐으며 국내 주거용 건축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 속한다. 집 전체에서 느껴지는 단아한 기품이 과연 대학자가 태어날만한 곳이라 여겨진다.

 
한국 최고의 전통가옥인 선교장은 조선 영조 때(1703년) 효령대군의 후손인 이내번이 명당터에 지은 102칸의 대저택이지만 부를 과시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풍류를 즐기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고자 한 삶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었다. 총 건평 1,051.24㎡(318평)으로, 긴 행랑에 둘러싸인 안채, 사랑채, 동별당, 가묘 등이 정연하게 남아있고, 문 밖에는 수백 평의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정원까지 갖춘 완벽한 구조를 보여 준다. 선교장은 건물뿐 아니라 조선 후기의 주거생활과 생활용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풍취가 아름답다.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시대 문화의 꽃을 피웠던 문화적 소통의 공간이며 세상을 향해 열어놓은 선교장은 시대와 소통하던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소중한 유산이자 당시 우리 선조들의 인문정신과 풍류문화를 일궈낸 산실이었던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과 역사적인 유적지, 문화명소 등을 고루 갖춘 강릉은 여행객의 발길을 즐겁게 해주는 곳임에 틀림없다. 더불어 오랫동안 강릉을 찾던 보헤미안들이 마시던 커피가 안목해변의 커피거리와 왕산면 왕산리의 커피박물관까지 낳게 되며 강릉은 차츰 커피의 도시로 불리게 됐다.
강릉을 뒤로 하고 이제 한반도의 정동(正東)에 위치한 정동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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