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최근의 경영적 화두는 ‘내부경영’과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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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최근의 경영적 화두는 ‘내부경영’과 ‘콜센터’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5.09.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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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에 부는 ‘경영’의 바람

치과계에도 ‘경영’의 바람이 분지 오래다. 단순히 임상실력만으로 운영이 가능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이를 적극 알리기 위한 홍보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가 됐고 ‘경영 마인드’로 중무장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일각에서는 의술과 상술을 혼동하고 호도한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경쟁시대’에 접어든 이상 이제는 ‘경영’이란 부분을 떼어놓고 개원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 매년 1천개 가까운 치과 병의원이 폐업을 하고 또 그 이상의 병의원들이 개업을 한다고 한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미 운영 중인 치과 병의원 중에도 상당 수는 존폐를 걱정해야할 만큼 경영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병의원 전문 컨설팅기업 ㈜골든와이즈닥터스의 박기성 대표를 만나 치과계의 큰 경영적 흐름과 최근의 화두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경쟁시대’의 시작과 경영에 대한 관심
2000년대 초반부터 경영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했는데,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경영’ 개념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 치과계는 물론, 의료계 전체에서도 경영이나 컨설팅, 마케팅이란 개념이 매우 취약했습니다.
치과계 역시 80~90년대까지는 ‘경영’이란 개념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한마디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았고 그런 만큼 내원하는 환자도 많았습니다. 홍보도 필요치 않았고 ‘잘 치료한다’는 입소문만으로도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치과 병의원의 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경쟁 시대’에 들어서게 됐고, 이 무렵 임플란트 시장이 서서히 열리면서 치과병의원간 격차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물론, 과거에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존재했습니다만 격차가 크지 않았고 좀 적다싶더라도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는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경쟁시대’는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정점을 찍었고 이러한 정점은 이후에도 내려올 줄 모른 채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임상이 전부가 아닌가? 라는 의구심
당시, 각 병의원들의 재무 상태를 분석 해보니, 돈 잘 버는 치과와 그렇지 않은 치과가 선명히 구분되더군요. 이 무렵에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 했다거나 임상실력이 뛰어난 것과는 별개로 대인 관계 좋고 세미나 열심히 참석하며 인적 네트웍을 꾸준히 구축하던 병의원들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한마디로, ‘임상이 전부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어쨌든 병원의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고, 이렇게 벌어진 격차는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알리는 서막과도 같았습니다. 입지와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된 것이죠. 홈페이지가 강력한 마케팅 툴로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었는데 아무리 임상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알려야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입니다.

‘입지 문제’도 그렇습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졌는데 그 전까지는 주변 지인이나 선배들의 조언, 그리고 부동산중개업자의 의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배후 여건, 주변 치과의원 수 등 상권분석이 없거나 비전문가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던, 한마디로 ‘입지컨설팅’, 상‘ 권 분석’이란 개념이 매우 취약한 시기였습니다.

‘내부경영’의 중요성 급부상
치과병의원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리서치는 해 보니, 입지도 좋고, 임상실력도 좋은데 이들 간에도 매출에 차이가 나고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분석을 해보니, 이러한 외형적인 면 외에도 내부경영, 즉 내부 직원들의 태도나 응대가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한마디로 서‘ 비스’가 입지나 임상만큼, 오히려 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질 만큼 중대 변수로 등장한 것입니다. 환자들은 임상실력과 이런 서비스를 동일시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음식점에 가서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직원이 불친절하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으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병의원도 이런 면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 것입니다.

이 무렵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한데,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함, 그리고 잘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에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맛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 시켜주게 됐고 쾌적하고 기분 좋게 먹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무렵 고객만족, 고객경영,서비스 만족 등은 전 산업 군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큰 화두였고 이러한 고객들의 서비스 기대치는 치과 등 병의원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내부경영의 중요성을 모두가 깨닫게 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울의 예‘ 치과’입니다. 예치과에서 처음으로 발렛(Valet parking)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병원에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원스톱’으로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당시엔 대단한 충격이었습니다.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이에 따른 시스템과 직원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준 시기인 동시에 마케팅 기법 중 하나인 MOT(moment of truth)의 중요성이 치과계에 회자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진실의 순간 MOT(moment of truth)
MOT(moment of truth)를 풀이해 보면 ‘결정적 순간’, 또는 ‘진실의 순간’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한마디로, 순간 순간의 상황들이 모여 서비스나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도 마찬가지고요.
원래는 투우사가 소‘ 의 급소를 찌르는 순간’을 의미하는 스페인 투우 용어에서 유래한 말인데, 스웨덴의 마케팅 전문가 ‘리차드 노만’이 처음 이 말을 사용하며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후, 스칸디나비아 항공에서 이 MOT 마케팅을 실전에 적용하면서 더욱 유명한 말이 됐습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은 이 기법을 적용해 직원 교육과 고객 서비스에 전력한 결과, 이후 수출이 7배나 상승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물론, 치과의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기본적으로 임상실력과 의사로서의 인성이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덕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다른 산업군에서 시작된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단순히 ‘환자’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포괄적 개념에서 생각해 봐야한다는 화두를 던진 셈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일각에서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의술과 상술을 혼동하고 호도한다며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 ‘보건, 의술, 인술 등의 개념이지 왜 이게 서비스이고 경영이냐’며 질타의 목소리도 매우 컸던게 사실입니다.

치과계의 새로운 선택 ‘공동개원’
2000년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가장 두드러진 일면 중 하나가 ‘공동개원’입니다. 그 전까지는 독자적으로 소규모 개원이 일반적이었는데 중반에 들어서며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입지를 차지하려니, 당연히 임대료는 비싸고, 치과 기자재 역시 고가의 새로운 장비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내부 인테리어나 규모도 중요한 선택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개원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혼자 부담하기엔 적지 않은 액수가 됐고 이런 점 때문에 ‘공동개원’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고 공동개원을 통한 역할 분담 또는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도 반영된 것인데 한마디로 규‘ 모의 경제학’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사실, 일종의 동업이다 보니 마음이 맞지 않고 불만이 쌓이고 분란이 일어나면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 것입니다.
각자 변호사 두고 시작된 싸움들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며 많게는 억대 이상의 소송비용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틀어진 관계 때문에 운영은 엉망이 되고 결국, 진료나 서비스 부실로 이어져 환자수가 감소하고 경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아름다운 만남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공동개원’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
대략, 2007년부터는 공동개원 추세가 가시화됐는데 공동 개원은 했지만 결국 헤어지는 경우 많아지다 보니 합리적인 공동계약서 작성이 큰 이슈가 됐습니다. 저희 ‘골든와이즈닥터스’가 공동개원 컨설팅을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을 참석시켜 상호 이해의 과정을 거쳤는데 배우자는 물론이고 양측 부모님까지 대동해 컨설팅을 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 세대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부모 세대의 경우엔 ‘동업은 절대 안 된다’는 의식이 굉장히 강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아름다운 만남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도 중요합니다. 헤어지는 과정에서 특히, 자산에 대한 분배는 가장 큰 문제이자 걸림돌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기여도 및 기타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분배를 하게 됩니다.
그동안 공동개원 및 관련 컨설팅만 2백 건 이상 진행했는데 법정 소송에 이르기 전에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막대한 소송비용을 들이지 않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피할수 있다는 장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봅니다.

최근의 화두는 ‘콜센터’와 ‘내부경영’
최근의 화두는 ‘콜센터’와 ‘내부경영’입니다. 2007년 이후, 병원의 마케팅 시장이 확산되고 병의원들이 포털사이트 키워드 검색광고를 시작하면서 경쟁에 돌입했지만 그러나 크게 매출이 늘지 않았습니다.
당시, 상위 10개 병원을 조사해 보니, 병원이 잘 되는 공통점 중 하나가 콜‘ 센터’가 있더라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20개 병원을 대상으로 또 다른 리서치를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진료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고 성형외과의 사례이긴 합니다만 대체로 환자의 절반은 주위의 소개로 내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홈페이지를 보고 내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들 홈페이지를 보고 내원하는 경우를 좀 더 분석해 보았더니,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상위 5개 병원 정도를 선정해 직접 전화를 해보고, 친절하게 전화 받는 두 곳의 병원을 방문한 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직접 방문한 두 병원 중 상담을 통해 한 개의 병원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한마디로 ‘콜센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적어도 Reception(접수 데스크)의 ‘콜센터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전화 친절하게 잘 받아라’는 말만으로는 만족스런 내부경영을 이루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오는 전화를 놓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스텝의 전문성, 그리고 이들의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중요한 것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콜‘ 센터’ 적어도 콜‘ 센터화’는 매우 유용한 툴이라는 것입니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문제
가끔 잘 안 되는 병의원들 중에 자리 떠볼까요? 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자리 문제만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옮긴다 해도 임상실력은 그대로일 것이고 직원들 마인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리가 바뀐다는 점과 인테리어가 달리지는 것 외에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옮긴다고 해도 마인드와 내부경영에 변화가 없다면 금방 한계를 드러내게 되는데 결국,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문제인 것입니다.

지금의 환자, 즉 고객들은 소위 말하는 ‘덴탈 아이큐’가 매우 높아져있고 임상 외에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한껏 올라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어지간한 임상정보와 사례, 환자 후기들이 다 나오다 보니 이제는 거의 반전문가 수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임플란트, 교정, 신경치료 등등 전화해서 확인해 보고, 상담 받아보고 원장님 수준보고 판단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다른 데로 갑니다.
어떤 병의원의 경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플이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관리가 안 되고 있음은 물론 만들어 놓고 들어와 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 화면을 캡쳐 해 보여주면 깜짝 놀랍니다. 환자가 줄거나 많지 않은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의외로 아주 사소하게 여겼던 부분에서 원인이 있던 경우가 많습니다.

컨설팅의 필요성과 ‘치과경영’
사실, 치과계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보편적으로 ‘컨설팅’이란 개념이 취약합니다. 일각에서는 외부 컨설팅을 두고 그게 필요해? 그런다고 변해? 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고 ‘나도 아는 얘기’라며 터부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컨설팅 비용을 일종의 불필요한 지출로 여기기도 합니다.
개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만 보더라도 외부 전문 기업의 컨설팅보다는 지인이나 브로커, 의료장비 회사 담당자들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작 단계에서의 작은 틈은 시간이 나면서 존망을 위태롭게 할 만큼 나중에 큰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컨설팅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경우가 적지 않은데, 가장 최근의 경우로는 ‘공동개원’했던 서울의 한 치과가 서로 불화도 있고 운영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분은 컨설팅 후에, 공동개원을 접고 다른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다시 개원해 지금은 잘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렇듯, 컨설팅은 의외로 가까이 있는 것이고 나 스스로 할 수 없고, 부모님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종의 족집게 과외 선생님 또는 판사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경쟁시대에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냉정하게 현실 직시하는 것, 그 것이 ‘치과 경영’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컨설팅’은 그 출발을 위한 아주 중요한 ‘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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