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홍보 마케팅과 관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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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보 마케팅과 관리 마케팅
  • 김 훈(골든와이즈닥터스 마케팅 센터장)
  • 승인 2016.01.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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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골든와이즈닥터스 마케팅 센터장)

 

글 | 김훈 (골든와이즈닥터스 마케팅 센터장)
글 | 김훈 (골든와이즈닥터스 마케팅 센터장)

 

3년 전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원장님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병원을 개원한 지 10년이 넘었고, 네 명의 원장님이 있는 나름 규모가 큰 병원이다. 얘기의 요지는 ‘지금까지 좋다는 마케팅은 다 해봤지만 하나도 재미를 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병원 매출은 침체기에 있는데 마케팅 업체들은 마케팅 예산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섭섭함까지 토로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마케팅 진행과정을 지켜보기로 하고 마케팅 회의에 매주 참석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그렇듯 이곳도 온라인 마케팅 위주로 진행해 왔고 마케팅 예산도 월 2천~3천만 원의 적지 않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케팅 담당자가 마케팅 예산을 적절하게 채널에 분배하고, 온라인 광고를 집행한 CPC(키워드 광고)도 타 병원과 비교했을 때 준수한 편이었다. 홈페이지 방문자 수와 상담 예약을 남긴 환자들의 데이터가 1년 전과 비교해 20% 정도 상승했지만, 병원 매출은 늘어나지 않았다. 1년 전과 같은 예산으로 20%의 증가 효과를 낸 것은 고무적이지만 정작 병원에서 체감하는 매출의 증가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얼마간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원인을 발견하게 됐는데 바로 마케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였다.

대부분의 원장님들은 마케팅 예산을 올리면 병원 매출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비용을 많이 쓴다고 어떤 병원이든 매출이 올라간다면, 실패하는 병원 없이 모든 병원이 잘 되어야 한다. 병원 마케팅이 잘 되는 병원과 그렇지 못한 병원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대부분의 원장님이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마케팅은 신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온·오프라인에서의 활동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 방문자가 늘고 상담이 늘어도 병원 매출이 늘지 않으면 실패한 마케팅으로 치부하고 효과가 없었다고 얘기한다.
마케팅에 신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활동이 포함되는 것은 맞지만, 이는 마케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마케팅의 범위는 온·오프라인에서 병원에 대한 광고를 접하는 시점부터 병원을 방문하기 위한 과정, 병원에 대한 정보를 지인들에게 얻는 과정, 실제 방문 이후의 과정까지 모든 과정이 그 범주에 속한다. 이 병원 역시 환자가 광고를 접하는 빈도 수는 높았지만 다른 부분에서의 문제점이 마케팅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만든 것이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난 후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짰다. 신규 환자를 위한 전략과 재진 환자에 대한 전략, 그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신규 환자를 위한 전략으로는 병원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노출시켜 내원을 유도했고 기존 환자를 위한 전략은 맨투맨 식 개별 서비스를 시행했다.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환자를 대상으로 DM을 발송했고 아웃 바운드 콜, 서비스 만족도 모니터링, VIP 환자의 별도 관리 등의 솔루션을 시행했다. 신규 환자만 바라보던 마케팅 관점에서 탈피, 기존 환자의 이탈 방지와 재방문을 유도하는 개념으로 마케팅의 범위를 넓히고 이를 적극 인지시켰다.

이후, 이 병원의 매출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1년 뒤엔 전년 대비 30% 정도의 매출 증가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결과적으로 신규 환자를 위한 홍보 일변도로 투입됐던 비용을 재진환자 및 재방문 유도를 위한 이탈 방지 서비스에 할당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것은 무작정 홍보만이 능사인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우선은 병원의 특성이나 장단점, 재원, 예산, 차별성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마케팅=홍보’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내원 이후 다시 내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체 과정을 마케팅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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