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라
상태바
[매니지먼트]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6.08.08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한 조직경영④

 

▲ 김동석 춘천예치과 원장

‘경영’이란 관점에서, ‘효율적인 조직관리’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는 치과 내 조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관리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스마트한 조직경영’이란 주제로 춘천예치과 김동석 원장의 글을 6회에 걸쳐 새롭게 연재한다.

 

글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통계는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없어서는 안 되는 분야임에 틀림없다. 한 나라의 살림살이가 이 ‘통계의 지배 아래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우리를 지배하고 있을 정도이다. 내가 오늘 하려는 말은 그 통계의 본질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닌 이면을 한번 살펴보자는 의도이니 통계를 중요시하는 분들은 너무 예민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시길 바란다.

숫자를 통한 경영은 이제 익숙하다. 목표치를 명확히 숫자화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전략도 구체적인 수치화된 방법이 쓰이고, 원하던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정확하게 수치로 나타난다. 이러한 숫자경영에 빠지지 않는 것이 통계적인 수치이다.

그런데 이 통계란 것이 자칫 잘못하면 우리를 아주 이상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사기꾼들이 “통계를 이용한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 벤자민 디즈레엘리(Benjamin Disraeli)

 

 

통계는 논문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논리를 받쳐주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인 것이다. 대부분 학술적인 연구들은 학위 논문이나 연구 용역을 통해서 진행된다.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하거나 아니면 어떠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하는 연구들도 많다.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거나 변수를 조작한다. 새로운 내용의 연구 결과는 기업에 비싸게 팔리고 경영진들은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사용한다.

결국 학문적인 연구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통계적 오류는 반복된다.

“X를 시행할 경우 Y의 결과가 나온다”는 형태의 말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이런 만병통치약과 같은 달콤한 공식은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마케팅에서 흔히 “고객과의 접촉 횟수(X)를 늘려야 매출(Y)이 늘어난다”는 것은 통계적으로는 상식적으로까지 받아들여지는 공식이다. 이런 단순한 상관관계에 통계수치라는 그럴듯한 말까지 곁들여져서 신빙성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상관관계는 단순한 변수의 조작과 해석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공식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생각하라
어렸을 때 여름이 생각난다. 그 당시 여름은 단연 은행이 최고였다. 지금은 집집마다 에어컨이 없는 집이 거의 없지만 당시 에어컨 바람은 백화점 아니면 은행에 가야 접할 수 있었다. 눈치가 보였는지 모두들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 몇 개씩은 다들 가지고 있었다.

나만해도 어린이용 통장을 서너 개 가지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은행은 그만큼 남녀노소에게 열린 공간이었다. 은행원들은 통장에 찍히는 돈을 보며 자연스럽게 목돈마련 적금을 권했고 좋은 상품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동네 목 좋은 곳 1층에는 어김없이 은행이 있었다.

지금 은행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접근하기 좋은 장소는 카페에 내어주고 은행은 이제 찾아가기 힘든 구석에 겨우 자리하고 있다. 은행원과 마주앉아 상담을 하는 일은 대출이 필요한 경우를 빼고는 없어졌다. 당연히 새로운 상품을 소개받거나 내 돈을 은행에 맡길 기회도 적어졌다.

은행에서는 단순 입출금 업무에 대한 효율성과 인건비 등을 고려해 자동화기기를 대대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해졌다. 더 이상 은행 안쪽으로 들어갈 일이 없어졌다. 은행은 고객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어졌다. 대출을 위해서만 찾아가는 은행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위의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일까? 은행에서 오는 상담전화는 거의 스팸수준이다. 고객과의 접촉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강박증이라도 있는 걸까? 전화 상담만 받고 선뜻 금융상품을 선택할 사람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접촉 횟수가 아닌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유일한 원인은 없다
통계를 맹신하는 일반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바로 통계적인 상관관계를 바로 인과관계로 여긴다는 것이다. 상관관계, 인과율, 연관성 등은 모두 다른 의미이다. 하지만 우리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는 한가지만을 찾으려고 한다. 이 세상 어떤 결과에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경우는 없다. 인체에 발생하는 그 어떤 단순한 질병도 원인이 한가지인 것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유일한 원인을 찾으려고 할까? “X를 시행할 경우 Y의 결과가 나온다”는 단순한 공식은 X를 한가지라고 인식하게 만들고 여러 개가 아닌 유일한 원인이어야 해결책도 빨리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추진해야 하는 당위성과 일관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 복잡한 수치는 모두들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무너진 균형은 하나의 해결책에 집중한다고 회복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전쟁과 테러가 없어지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될까? 아니다. 아주 끔찍한 세상이 되어버릴 것이다. 다양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자 가치다. 이런 다양한 사람을 다루는 서비스업은 절대로 단순하게 통일시킬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하루 내원하는 환자가 50명이라면 응대 매뉴얼이 50가지가 있어야 한다. 직원이 10명이라면 직원을 다루는 방법도 10가지가 있어야 한다. 한가지로 통일시키는 것이 깔끔하고 보기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다양성과 융통성을 요구하는 서비스를 한자리에 고착시키고 마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