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남다른 주치의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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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남다른 주치의가 되어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6.12.07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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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경영하라 Part I 고객과의 관계②

 

▲ 김동석 원장(춘천예치과)

김동석 원장님의 글을 새롭게 연재합니다. 이번 주제는 ‘관계를 경영하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고객과의 관계, 직원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파트별로 각각 5회씩 총 10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관계’를 중심으로 치과 경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과 함께, 진솔하게 써 내려간 김동석 원장님의 새로운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나는 혈압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간다. 이상하게도 우리집안에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다행히 ‘약발’이 좋아서 심혈관계 다른 질환은 생기지 않고 있다. 10년 가까이 다니고 있는 내과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은 바꿀 맘이 없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누구보다도 내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면서 건강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하게 되고 내가 즐기는 운동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나눈다. 그분이 나의 주치의인 것이다. 물론 아쉬운 것이 몇 가지 있다. 그렇게 오래 다녔는데 내가 들어가면 아직도 “성함하고 주민등록번호요”라는 말을 데스크에서 하니 말이다. 이쯤 되었으면 눈만 마주쳐도 그냥 “앉아서 기다리세요”라고 해야 하지 않나? 물론 나 같은 사람이 수백 명은 될 테니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기억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병원에 찾아간 횟수가 100번이 넘는데 말이다. 하지만 소심한 A형은 아무런 소리 못하고 또박또박 이름과 번호를 얘기한다.

 

관계의 시작은 ‘알아보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이기를 원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알아보기’ 원한다. 때론 숨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그런 모습을 말하거나 그 어떤 ‘신호’를 보낸다. 자신의 외모나 가지고 다니는 가방이나 핸드백, 전문적으로 보이는 말투나 표정 같은 거다. 자신을 환자가 아닌 사모님이나 교수님이라고 부르기를 원하며, 의사나 한의사는 치과의사인 나에게 의사인 것을 반드시 얘기한다. 군인은 군복을 입고 치료를 받으러 오고, 국가대표 운동선수는 태극마크가 달린 운동복을 입고 온다.

환자고객인 자신을 알리는 신호를 잘 감지하고 기억하는 것은 관계 형성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분”이라는 말을 듣는 것과 다르게 “사모님”, “교수님”, “선생님”이 주는 호칭은 병원에서 환자고객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 반드시 관계를 인지할 수 있는 챠팅을 해야 한다. 적어도 환자고객이 말하고 신호를 준 사항에 대한 꼼꼼한 기록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항상 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감정을 이입한 경청을 하라
임플란트와 틀니를 주로 담당하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내 자신이 임플란트와 틀니 시술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치과에서 모든 원장들이 다 교정치료를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마케팅으로 삼는 것을 봤다. 꽤 그럴듯하고 괜찮은 방법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경험을 직접 나눌 수 있다는 것만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임플란트와 환자분들을 많이 경험하면서 느끼게 된 수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것이 나한테는 늘 공감을 얻기 위한 과제다. 그리고 치료 이외의 다른 문제들에 늘 관심을 가진다. 말을 듣지 않는 자식 얘기를 하면 내 이야기를 재빨리 꺼내서 더 심한 이야기를 해주고, 수험생들에게는 옛날 나의 고생했던 수험생활을 꺼내 보여준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종교적인 이야기를 빼고는 대부분 화제를 삼으려고 노력한다.

공감을 끌어낼 만한 요소가 부족해도 걱정할 것은 없다. 경청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고객에게는 충분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로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 네”라는 맞장구도 물론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가끔 반복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다. “내가 밥을 먹는데 옆집 할배를 만났지 뭐야, 내가 틀니가 불편해서 뺐다가 다시 끼었는데 그걸 봤나 몰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 네”라고 영혼 없는 대답을 하는 것 보다는 “틀니를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빼셨어요? 하하, 그런데 그 할아버지도 틀니 했을 거예요”라고 적극적인 경청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상대의 말을 조금 반복하면서 해주는 것이다. 이 방법에 습관을 들이면 감정을 이입한 경청이란 인식을 그 무엇보다도 잘 전달할 수 있다.

  

환자의 전신 건강을 챙겨라
대부분의 환자들은 우리 몸의 건강 중에서 치과는 좀 뒷전인 경우가 많다. 물론 위급한 메디컬적인 치료를 하고 계신 분들이야 그렇다고는 쳐도 가끔 구강위생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좀 한심한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치과의 질병 대부분이 게으름이나 좋지 않은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는 것을 감안할 때 치아의 상태를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생의 굴곡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치과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나 치아에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썼지 대부분 문외한이었을 때에는 치아관리에 신경을 어디 썼던가. 우리의 눈높이로 환자의 덴탈 아이큐를 측정해서는 안 된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 중 치아가 전신적인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것이 주치의로서 해야 할 의무다. 특히 심혈관질환이 있으신 분들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있으시다면 그 연관성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이끌어줘야 한다. 먹고 있는 약을 늘 체크하고 치과처방과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상호 부작용은 없는지 체크해 드려야 한다. 이러다보면 환자의 전신적인 건강상태를 늘 체크하게 되고 환자는 치아 뿐 아니라 자신의 전신적인 건강도 늘 점검해주는 주치의로 느낄 수 있다. 다니고 있는 병원에 적극적인 치과소견서를 보내고 회신을 받는 행위는 협진을 하는 전문성을 더욱 드러낼 수 있다.

 

 

조금 더 먼 치료계획도 보여주라
환자는 주치의가 은퇴할 때까지는 자신을 돌봐주길 바랄 것이다. 치과의사의 은퇴시기를 고려할 때 한창 환자를 많이 보는 40대라면 대부분 50대 이상의 환자들은 평생 주치의도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는 한 번에 절대 끝나지 않는다. 지금 해주는 치료는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고 다음 단계의 치료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항상 7~8년 후를 예상하면서 상담한다. 심지어 임플란트도 그 이상이 지나면 다시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진행될 다음 단계까지 미리 예측해서 상담한다.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치과 비용이 들 것을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생길 문제에 대해서도 미리 설명하게 된다. 환자는 이를 미루기 위해 더 열심히 관리하는 법을 배울 것이고 문제가 생겨도 어느 정도 다음 단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상담이 훨씬 수월해진다. 한 자리에서 개원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그 당시 예측하지 못하고 미리 상담하지 못했던 문제들 때문에 곤혹을 치르곤 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앞으로의 7~8년 후의 수월함을 위해 지금부터 조금 더 먼 치료계획까지 보여주자. 그럼에도 생길 수 있는 수많은 환자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상담실 만들기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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