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소독실이 아니에요! 수원 ‘서울샤플란트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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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소독실이 아니에요! 수원 ‘서울샤플란트치과’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6.12.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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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관행 버리고, 중앙공급실의 새로운 기준 제시!

수원시청역 4번 출구 앞에는 ‘감염관리 특화’를 강조한 서울샤플란트치과의 홍보물이 큼지막한 크기로 부착돼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련의 감염 사태를 겪었던 터라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서울샤플란트치과는 애초부터 ‘감염관리에 특화된 치과’를 염두에 두고 개원했다. 평면 설계 당시부터 이 같은 생각이 반영됐고, 개원 이후에도 확실한 감염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중앙공급실을 중심으로 서울샤플란트치과의 감염관리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수원에 위치한 서울샤플란트치과. ‘감염관리 특화’ 치과임을 표방하며 지난 7월 개원했다. 이런 수식어에 걸맞게 서울샤플란트치과에 서는 그동안 봐왔던 일반적인 치과와는 조금 다른 면면들을 엿볼 수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중앙공급실. ‘소독실’로 불리며 비밀의 장소처럼 구석에 감춰졌던 소독실이 ‘중앙공급실’이란 이름표를 달고 과감히 마당 한복판으로 나왔다. 우선은 눈에 잘 띄다. 평면상 중앙에 위치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벽면을 투명 유리로 처리해 오가는 환자들 에게도 그대로 노출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중앙공급실. 단계별 과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상단에 전 과정을 알아보기 쉽게 표기해 두었다. 그 과정만도 10단계에 이른다. 진료에 사용된 모든 기구와 용품들은 뚜껑이 덮인 채 보관함에 담겨 이곳 중앙공급실로 옮겨진다.

첫 번째 단계는, 완전 폐기될 1회 용품과 멸균 후 재사용될 용품으로 나뉘어 각각의 수거함으로 분류된다. 진료를 마친 각종 기구들은 약 제에 담겨져 충분히 불려지고 기본적인 소독이 이뤄진다. 이어 초음파 세정을 거치게 되는데, 기구의 미세한 틈새에 자리 잡은 이물질과 오염물질들이 이 과정을 통해 확실히 제거된다.

초음파 세정을 끝낸 기구들은 두 번의 세정 과정을 거쳐 비로소 건조 되고 포장 단계에 이른다. 전용 파우치로 포장을 마친 장비들은 라벨을 부착하고 멸균일시와 유효기간이 기재된다. 개별 포장된 기구들은 멸균기로 옮겨지고 화학적 테스트가 확인된 뒤, 최종적으로 보관함으로 이동한다.

멸균기는 최신형 고압증기 멸균기와 저온 플라즈마 멸균기 2대를 갖추고 있다. 멸균기 성능이 제대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관리 역시 철저히 이뤄진다. 진공 누설검사나 보위딕 검사 등을 통해 멸균기의 성능이 주기적으로 체크된다. 화학적 표지자와 생물학적 표지자를 원칙대로 준수하며 그 결과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어야 비로소 보관함으로 이동된다.

서울샤플란트치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최신 멸균기를 도입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설명된 멸균 프로세스가 원칙대로 준수되고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근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원칙대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는 과정과 결과를 이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태프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고, 스태프의 컨디션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감춰진 공간이었다면 자칫 소홀해지거나 건너뛸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그러나 이곳에선, 사람이 교체되더라도 시스템에 의해 원칙이 준수될 수 있도록 기본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오픈된 구조에 중앙에 배치시킨 점도 이런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중앙공급실에서의 전 과정은 치과위생사가 아니라 별도의 숙련된 감 염관리사에 의해 진행된다. 이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단계별 일관성 있는 멸균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전문 감염관리사가 전 과정을 책임지기 때문에, 치과 위생사는 진료실 안에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다. 구조적인 측면과 운영적인 측면 모두, 철저한 멸균이 이뤄지도록 확실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 서울샤플란치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서울샤플란트치과 박혜경 실장은 “당연한 과정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고 있는 게 상당수 치과들의 현실”이라며 “이는 1차적으로 환자를 위한 조치지만, 의료진과 스탭들 역시 이러한 감염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잘 관리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데다 각자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어 본래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내부 시스템과 감염관리에 대한 높은 의식 수준은 치과위생사 입장에서도 상당한 자부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서울샤프란트치과, 조재만 원장
“환자들 좋아하고, 스탭들 자부심도 커져”

전공이 ‘치주과’이기 때문에 외과 위주의 진료가 많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멸균 등 감염 관리에 대한 인식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온전히 실현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상당수 치과들이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선은 협소한 공간과 환경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많은 치과들이 ‘중앙공급실’이라기보다는 ‘소독실’ 개념의 다소 소극적, 또는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규로 개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운영 중에 시설 개선을 포함해 보다 근본적인 개선을 고려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난해, 전 국민적 감염쇼크를 일으켰던 ‘메르스 사태’는 그 자체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병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여서, 의료기관이 갖춰야할 ‘기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난 7월 수원에 ‘서울샤플란트치과’를 개원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반영하게 됐는데, 평면 설계 당시부터 중앙공급실의 위치와 면적이 고려됐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인테리어 업체와 별개로 중앙공급실의 구성과 운영을 컨설팅 해주는 전문 기업(㈜거인디에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으레, 한 쪽 구석에 존재감 없이 배치되던 소독실을 ‘중앙공급실’이란 이름에 걸맞게 넓은 면적을 할애하고, 위치 역시 과감히 중앙으로 끌어냈습니다. 전면을 투명 유리로 처리해 오가는 환자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해 ‘감염관리에 특화된 병원’임을 자신 있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개원 이후엔, 감염관리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각종 바이러스 감염과 주사기 재사용 문제로 인한 파장이 겹치면서 환자들의 반응이 매우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자뿐만이 아니라 스태프들이 갖는 자신감과 안도감이 자부심으로 연결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염관리에 대한 문제는 향후, 치과의 대내외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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