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전문장치 활용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검사가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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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전문장치 활용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검사가 최선!
  • 류재청 기자
  • 승인 2017.01.1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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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치과 내 수관관리

핸드피가 막힌 적은 없으십니까? 아니면, 타구대에서 이물질이 나온 적은 없으셨습니까? 과연, 이 질문에 자유로운 치과는 얼마나 될까. 없다면 다행지만, 설령 그런 경우가 없다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치과는 건물의 입수 장치로부터 환자 구강 내에 진료수가 도달하기까지 구조적으로나 태생적으로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과연, 치과 내 수관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업계 및 관계자들을 통해 치과계 현실과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취재 | 류재청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치과 내 ‘수관 관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온전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채 미완의 숙제처럼 남아있다. 이 문제는 1963년 영국의 닥터 ‘블레이크’에 의해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5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후, 관련된 리포트들이 쌓이며 ‘치과 내 수관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들이 자리 잡게 되었고 90년대 들어서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90년대는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던 시기였고, 실제 90년 대 초반 치과치료를 받은 환자가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며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이후, 99년 미국 ‘ABC News’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치과 진료수에 대한 제점을 낱낱이 파헤치며 다시 한 번 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했다. 당시 프로그램에서는 60곳의 치과를 대상으로 진료수를 취수해 검사한 결과 55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고, 더 큰 문제는 이 중 절반 이상이 이전 치료 환자의 구강 내에 있던 세균이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유튜브 : www.youtube.com/watch?v=GVhpgEYGFLA)

 
세균 증식에 유리한 태생적 환경
우리나라에서 수관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특히 2006년 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치과 내 진료수에 대한 오염 문제가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당시, 치과계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크게 회자될 만큼 안팎으로 큰 충격을 던져주었고 치과계에선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치과계는 어떤 모습일까. 당시와 비교해 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은 끊임없이 세균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상의 태생적 환경이다. 치과 내 수관은 매우 가는 관이 4~5미터에서 길게는 10미터 이상 이어진데다 체어를 거쳐 최종 분출되기까지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거친다는 점이다. 여기에 치과진료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흐르다 멈추다’를 반복하는데다 밤에는 멈춘 채 고여 있는 상태가 되면서 세균 번식에 적당한 환경을 지니고 있다.
 
두 번째는, 이에 대한 법적기준이 없고 일부 통용되는 관리 기준도 의무사항이 아닌 단순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마실 수 있는 음용수 기준(일반세균 100CFU/㎖ 이하) 정도에, 수관 물 빼기, 역류방지 장비 구입, 정기적 수관 소독 및 미생물 검사 등을 독려하는 정도인데 결국 단순 지침이나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이 조차도 2007년 마련된 기준이다.
 
덧붙여, 그동안 치과 내 진료수로 인한 치명적 감염사례가 없었던 데다 이로 인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의 부족,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의 부족,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객관적으로 검증된 기술이나 장치가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참고로 미국치과의사협회에서는 일반세균 수 200마리 이하(200CFU/㎖ 이하),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500마리 이하(500CFU/㎖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나라 규정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수관관리 인식 낮고 실천도 미흡
그렇다면, 독려 또는 권장되고 있는 몇 몇 사항들은 제대로 준수되고 있을까. 이에 대한 현실은 이미 몇몇 논문 등을 통해 나타난 바와 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전지선(경북대학교대학원 보건학 전공)씨의 석사 논문 ‘치과위생사의 감염관리 행위실태 및 장애요인(2012년)’에서도 이 같은 현실이 잘 나타나 있다.
 
특정 지역 치과위생사 3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수관의 미생물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경우는 조사 대상자의 23.5%만 ‘그렇다’고 응답했고 76.5%는 이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치과의원만 보면 무려 90.1%가 주기적 미생물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역류방지 핸드피스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22.2%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아니다’라는 응답은 13.2%에 불과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무려 64.6%에 달했다. 기타 핸드피스의 수관 물빼기 등 기타 물빼기 작업 등에서도 ‘전혀 하지 않거나 가끔 한다’가 다수의 비율을 차지해 전반적인 실천정도는 미흡한 상황이다.
 
 
살균수 공급장치 업체별 제각각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법적,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없고 표준화된 기술, 또는 적어도 대세로 기우는 기술이 없어 업체별 ‘각개전투’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약 80%가 어떤 형태로든 관련 장치를 통해 진료수를 공급하고, 이런 장치 없이 정수기 물을 그대로 쓰는 경우는 2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치과대학이나 종합병원 등 대형 치과병원 등은 거의 100% 추가적인 장치를 설치해 쓰고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업계에서 제시하는 살균수 공급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소독액 등 별도의 첨가물을 이용한 방법과 오로지 기계적 장치만을 이용한 방법이다. 많지 않은 업체들이 경쟁하며 각자의 방법이 가장 옳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취재를 통해 동일한 조건에서의 비교 검증 등 객관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안전한 진료수가 공급되고 이 진료수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며 수관이나 패킹, 금속성 부품 등에 손상(경화, 부식 등)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모두의 주장이 일치했다. 각자 제시한 기술적 방법들이 나름 과학적 논리를 동반하고 수질검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체별 주장을 이해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바이오필름 생성 여부가 관건
그러나, 안전한 살균수 공급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분에선 업체 간 의견이 갈렸다. 일부 업체의 공급 장치는 애초부터 무균 상태의 진료수를 생성 공급하기 때문에 이후 정기적인 수관 소독이나 세척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초 한 번의 세척, 또는 세척 없이도 이후 지속적으로 안전한 살균 진료수가 공급된다는 주장이다. 한 번의 수관 세척과 설치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면 개원가 입장에선 이보다 바람직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다른 쪽에선 아무리 살균된 진료수가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치과 내 수관의 특성상 어떤 식으로든 세균이 증식하고 바이오필름(Biofilm)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수관 세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바이오필름의 생성여부가 관건이다. 바이오필름은 일종의 미생물 주머니로 수관벽에 부착돼 살아 간다. 아무리 안전한 진료수가 공급 된다 하더라도 세균이 증식하고 바이오필름이 형성되어 결국 환자구강에는오염된물이 들어갈 확률이 높다는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정수 장치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진료수 공급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바이오필름의 생성여부에 대해선 업체 간 이견이 있으니 이는 각 치과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통해 그 해답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난해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있어
그렇다면, 개원가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한 개원의는 “지침이란 명목으로 강제성 없이 제시된 사항들이지만 실천이 잘 안 되서 문제지 실천만 된다면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여기에 살균 진료수 공급 장치까지 갖추고 있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라며 장치의 효율적 활용과 의료진의 실천의식을 동시에 강조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업체별 주장이 옳다고 해도 세균은 다양한 경로와 환경에 따라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 수질검사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수질검사 역시 취수 지점이나 시기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해당 업체보다 별도의 전문 검사업체에 직접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치과계에서 권고되는 지침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물빼기의 습관화, 정기적인 수관세척과 수질검사 등이 잘 실천된다면 진료수에 대한 논란이 아주 요원한 문제만은 아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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