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개원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열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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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개원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열세 가지’
  • 강익제(엔와이치과 원장)
  • 승인 2017.04.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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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다 한 이야기

‘개원’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임상에만 전념해 왔던 대다수 치의학도나 예비 개원의 입장에선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본지는 엔와이치과 강익제 원장을 통해 ‘개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보기로 했다. 강익제 원장은 본지 편집 자문위원이자 최근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병의원 개원일지’를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 다 한 이야기’란 주제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다.

글 | 강익제 (엔와이치과 원장)

 

 

 

대한민국에서 치과대학을 나오면 90% 이상은 치과의사가 되고 이중 90%는 개원을 하게 됩니다. 의대와 달리 그 진로가 다양하지 못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더욱이 2015년을 기점으로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었는데, 정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5년에는 신규개원 3명 중 2명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서울의 경우엔 편의점보다 치과의 수가 많아졌고, 과거 10년 전 1,200~1,500세대에 치과가 하나였던 상황이 이제는 700~800 세대에 한 곳일 정도로, 말 그대로 치열한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전문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희 엔와이치과에도 불안함을 달래보고자, 그동안 상담 차 직접 치과를 방문해주신 예비 개원의 선생님들이 무려 200명이 넘습니다. 막상 개원을 하려고 보니 객관적이지 못한 정보와 그 다양성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개원은 ‘종합예술’이라고 저는 강조하는 편인데, 무엇 하나만 뛰어나다고 성공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개원에 대한 변수를 몇 가지 간단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첫 번째는 ‘입지’입니다
과거에는 자리가 좋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재는 좋은 자리라면 그 자리는 당연히 비싸거나 이미 주변에 다른 경쟁자가 버티고 있거나 혹은 차후에 더 큰 규모의 치과가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좋은 자리’라는 게 오래가지 않습니다. 필자의 경우도 10여 년간 반경 500m 안에 10개의 치과가 새로 들어왔고 환경은 지금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잘되는 자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최소한 C급 자리와 같이 ‘망하는 자리’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반드시 주변 원장님들을 통해 입지에 대한 재분석을 해야 합니다.
 

2) 그 다음 문제는 인테리어입니다
무조건 싼 게 좋은 게 아니며, 최소한 직원과 환자의 동선을 가정하여 몇 번이고 원장이 직접 그려봐야 합니다. 잘 설계된 도면 하나는 직원 한 명의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만큼 효율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3) 장비와 재료에 대한 선택도 중요합니다
학교 다닐 때, 장비와 재료에 대해 배워본 적도 없고 배운다고 해도 상품명이 아닌 말 그대로 재료명이라 더더욱 고르기 어렵습니다. 장비는 좋은 것을 싸게 사면 가장 좋겠지만 적어도 나쁜 것을 비싸게 사는 우는 범하면 안 됩니다. 또한 고가의 장비일수록 이 장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제적 수익과 부가적 수익에 대해 숫자화하고 계산해 봐야 합니다. 재료의 경우엔 본인이 페이닥터로 있을 때 병원에서 사용하던 재료를 그대로 쓰는 경향이 큰 편인데, 주변과의 교류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교환해야 합니다.

이상 언급한 세 가지, 입지와 인테리어, 장비와 재료 문제는 사실 돈이 많이 들어가고 한번 결정이 나면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참 어렵습니다. 다음에 설명하는 직원에 관한 이야기는 이와 반대로, 오히려 너무 자주 바뀌어서 문제이고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개원하고 나서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직원에 관한 문제입니다.
 

4) 직원의 구성과 채용
개원을 준비하는 사람도 개원을 해본 사람도 어려운 것이 직원의 구성과 채용입니다. 직원 채용은 그냥 느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채용양식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조무사를 채용할 것인지 코디네이터를 채용할 것인지, 아니면 치위생사로만 구성할 것인지 그리고 몇 명으로 구성하고 년차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까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해야 하는 당위성을 얻어내야 비로소 시스템의 한 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문제는 역세권이나 대형치과, 네트워크 치과를 제외하고 상당수 지역에서 좋은 직원을 채용하기는 커녕 지원서 한 장 못 받아보는 치과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투적으로 또는 두루뭉술하게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말로 구인을 하는 것보다 병원의 장점을 제대로 알고 이를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직원의 발전과 자기계발에 대해 다소 귀찮더라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 규칙 또한 문서화해서 비치해 두어야 합니다.
 

5) 직원 교육
채용을 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직원의 성장과 병원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직원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크게, 고객응대에 관한 교육과 임상교육으로 나뉘며,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도 자연스럽게 갖춰지게 됩니다.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문제여서, 이 여부에 따라 병원의 성장 가능성이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돈은 원장이 버는 게 아니라 직원이 벌어다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6) 직원의 평가와 보상
교육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병원이 성장 발전하게 되고 이를 근거로 직원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가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인센티브는 무조건 돈으로 줘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휴가나 작은 칭찬 하나도 무형의 인센티브입니다. 또한 인센티브가 있다면 그 반대의 ‘디센티브’도 고려해야합니다. 무조건 ‘매출액에 얼마’하는 식의 인센티브는 환자를 돈으로 보는 경향이 생기거나 직원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안 좋은 방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운영 시스템의 정비
통상 1년 정도 지나면, 병원이 어느 정도 운영됨을 느끼게 되는데, 이 무렵이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잘 된다고 소문난 치과일수록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시스템 재정비를 잊지 않습니다. 직원의 구성이나 수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각종 장비를 도입하거나 하지 못했던 진료를 시도해보거나 진료시간의 변경을 꾀하기도 합니다.
 

8) 매뉴얼의 중요성
이러한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뉴얼이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잘 한다고 해서 실장에게만 의존하다 보면 자칫 병원 체계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문서화된 시스템과 교육 자료가 필요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피드백하여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병원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합니다. 규모가 작더라도 반드시 근로규칙은 물론 다양한 항목이 들어가 있는 일계표, FAQ 매뉴얼, 고객응대, 업무 분담표 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9) 상담 기법
주변에 경쟁치과가 들어오거나 반대로 어느 정도 환자 층이 쌓여서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상담기법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게 됩니다. 실장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장이 상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며, 모든 직원이 상담에 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시청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새롭게 시도해야 합니다.
 

10) 고객 관리
다음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항목은 고객 관리입니다. 동네치과 규모에서 세부적으로 분류하기엔 일이 많아질 수 있는데, 우선은 충성고객과 불만고객 두 부류에 대해서는 확실한 응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소위 말하는 구전 효과인 포지티브 마케팅의 최정점에서, 또 하나는 네거티브 마케팅을 차단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됩니다.
 

11) 경영과 통계
경영에 대한 통계 역시 중요합니다. 이는 병원이 왜 잘 되고 안 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원인과 해법을 찾아 내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저희 치과의 경우도 레진을 몇 개 했는지 탈락률은 어떻게 되는지부터 고객이 어떤 경로로 내원하는지 까지 다양한 통계를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는 병원 경영에 대한 진단을 가능케 하고 임상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통계가 쌓이면 쌓일수록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12) 세무 관리
세무 역시 중요합니다. 그저 ‘세금을 적게 내고 많이 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병원의 살림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해에 어떤 분야를 줄일지, 어떤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치과 외에 다른 곳에 대한 재투자 여부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것에만 신경 쓰지 말고 최소한 세무사가 가져다주는 손익계산서 정도는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무사와 대화도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방법에 대해 상의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13) 임상 능력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장의 마음가짐과 임상능력입니다. 실제로, 아마 모든 변수 중에 가장 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끊임없는 열정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으며 환자에게도 당당할 수 있고 오래 롱런(Long-run)할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개원을 위해선 우선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정보에 대해 바르게 판단하고 편집해낼 수 있는 능력도 함께 필요합니다. 과거에 비해 인터넷이 발달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관련 세미나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정보를 얻기에 너무 편해진 세상입니다. 그러면서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필자도 강의를 하면서 느꼈는데, 수강생 중 상당수는 ‘잘되는 치과는 무슨 큰 비법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자기 치과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그저 ‘따라하기’ 수준의 흉내에 그친다면 결과는 결코 만족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개개인의 치과가 가진 특성이 다양하다 보니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잘 못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본인 상황에 맞춰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편집하려는 성향보다, 요약된 내용이나 특별한 비법 같은 것만을 찾는 성향이 강하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반대로, 개원 준비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분들은 이러한 정보를 다양하게 취급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단순 암기식이나 비법 개념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고 실제 대입해 보면서 본질을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이상,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변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성공개원’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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