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오럴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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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오럴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에 관하여
  • 김진립 원장(서울샤치과)
  • 승인 2017.11.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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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와 예방 ❼

손을 씻거나 기구를 소독하는 과정, 그리고 1회용품을 사용하는 행위 등, 이러한 모든 과정들은 궁극적으로 ‘예방’이란 목적으로 귀결된다. 치과 입장에서의 각종 ‘감염관리’ 행위가 그렇고 환장 입장에서의 ‘예방치료’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멸균과 소독, 감염관리, 예방 등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불의 관계다. 이에 본지에서는 ‘감염관리와 예방’을 주제로 개원가와 산업계, 환자와 치과의사 입장 등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본 연재는 감염관리 전문기업 ‘㈜거인디에스’의 도움으로 진행된다.

글 | 김진립 원장(서울샤치과)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란 건강에 유익한 살아있는 균을 말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다. 러시아 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Elie Mechinikoff)가 불가리아 사람들이 장수를 누리는 이유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로 발효된 발효유의 섭취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내어 노벨상을 받은 이래로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근래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약제, 비누, 치약 등을 홈쇼핑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반응이 대단한 것 같다.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공생 미생물은 대략 인체의 체세포 수보다 10배 많은 10의 14승 정도로 보는데, 그 중 대부분은 장을 포함한 소화기관에 존재하고 있고, 사람마다 그 종류가 다르며 인체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질병이 있는 사람의 장내 세균 분포를 건강한 사람처럼 바꿔 준다면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되고,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한다.
이에 착안하여 충치나 치주염 등 구강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구강 내 세균 분포를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하여 정상인과 유사하게 바꾸어 주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관련 제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의료계 환경이 이렇게 바뀌어 감에도 불구하고 일선 개원가에서는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 기회에 관련 연구의 동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1990년에 질병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인간유전자 분석이 목표였던 Human Genome Project(HGP)는 당초 15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03년에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게 된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약 10만 개로 예상했던 인간 유전자 수가 초파리와 유사한 2만여 개에 불과하였기에 27억 달러가 투입된 글로벌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일찍 종료가 되었는데, 그러나 이 정도 개수로는 인체의 복잡한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인체뿐 아니라 인체에 공생하는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밝혀야 인간의 건강과 질병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생 미생물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Second genome project가 미국 국립보건원 (NIH)의 주도로 2007년에 시작되었다.
따라서 Second Genome이란 Human Genome이 아닌 인체 공생 미생물(Microbiota)의 유전자 집합체를 의미하고,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Lederberg와 McCray가 2001년 The Scientist에서 ‘Microbiome’으로 최초로 정의하였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대두되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한동안 진척이 없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미생물의 분리 및 배양 없이 시료로부터 직접 DNA를 추출하는 메타게노믹스(Metagenomics) 기술과 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미생물을 동정하는 유전자 시퀀싱 기술이 일반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Human Microbiome project(HMP) 1단계 결과가 Nature지에 2012년 발표되었다. 2015년에는 Nature지에 마이크로바이옴 특별편이 게재되고, 2016년에는 Nature지 자매지로 Nature Microbiology가 발간될 정도로 마이크로바이옴은 최근 생물학계에 가장 큰 이슈로 각광받고 있다.

인체의 미생물은 피부, 구강, 위장관, 호흡기, 생식기 등 여러 부위에 존재하는데 이 중 위장관에 대부분의 미생물이 존재하므로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화와 호흡의 기시부인 구강 내 미생물의 변화가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음이 밝혀지면서 점차 오럴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대표적인 구강 질환인 충치나 잇몸질환 또한 감염성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오럴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 규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강 내에 존재하는 세균은 약 700여 종이며 개수로는 1억 마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미국 메사추세스 캠브리지에 있는 The Forsyth Institute 의 Haffajee와 Socransky는 1990년대부터 구강 내 병원성 세균의 규명과 세균 간의 연관관계,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근래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구강 내 세균 검사를 통해 구강 질환의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Oral Microbiome은 주관적, 경험적 진료에 익숙한 치과계에 객관적인 도구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오래지 않아 어떤 방법으로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번 기회를 통해 관심을 가지시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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