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 (28)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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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 (28)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라
  • 권호근 교수
  • 승인 2021.01.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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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라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라

 

인간과 동물 간에 같은 점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재미있는 장자의 우화가 있습니다. 열심히 나뭇잎을 먹는 애벌레 뒤에는 사마귀가 애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노려보고 있고 바로 위 나뭇가지에는 사마귀를 노리는 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는 새를 잡으려고 화살을 겨누고 있는 사냥꾼이 있고 사냥꾼 뒤에는 저승사자가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인간과 애벌레는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풍자한 우화입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항상 불안해하지만 동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다고 합니다.

인간의 불안증후군은 인류의 진화 과정 중에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초기 인류는 항상 굶주림과 맹수의 습격으로 불안하였습니다. 생존에 대한 불안을 잘 느끼는 인간 종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생존하여 진화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먹을 것이 충분한데도 계속 창고에 곡식을 저장하는 종은 지구상에 인간과 쥐밖에 없다고 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미래 생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불안증후군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초기 인류 불안은 생존 때문이지만 최근에 만연하고 있는 불안증후군은 세계화로 인한 무한경쟁과 정보산업 발전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가 주된 요인입니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모든 시대를 통해서 급격한 변화와 불안 요인이 있었습니다.  불안은 인간의 영혼과 행복을 갉아먹는 악성 바이러스입니다.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다른 세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전체의 1% 정도도 안 되고 99%가 보이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남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살면서 타인들이 만들어 놓은 규율과 규범에 휘말리면서 불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식인이란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신이 스스로 해석하여 창조한 세상에서 자신의 규범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지구상에 70억 사람이 살면 70억 개의 세상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눈으로서가 아니라 뇌를 통해서 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계관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합니다. 20세기 세계를 주도한 대표적인 세계관은 예수의 기독교적 세계관,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세계관,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세계관입니다. 이들 세계관의 창시자들은 모두가 유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태인들은 유대교의 메시아 사상 때문에 똑똑한 애가 태어나면 ‘혹시 이 애가 우리가 기다리는 메시아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교육할 때 항상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라고 강조합니다. 

유대교 고대 지혜서인 이디시콥은 눈에 보이는 세상 말고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볼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능력이 창조적 사고의 근원이고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입니다.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지 않으면 남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허덕대며 불안하게 살다가 인생을 마치게 됩니다. 우울한 코로나 사태에도 어김없이 새해의 태양이 밝아옵니다. 신축년 새해에는 덴포라인 모든 독자분들이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서 불안 없는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원합니다.

※ 권호근 선생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였고, 모교에서 예방치과학교실 초대 주임교수, 치과대학장, 치의학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8년 8월 정년퇴임했다.
이 글은 퇴임과 함께 출간된 ‘권호근 선생의 월요편지(참윤퍼블리싱)’에 실린 내용으로, 동명의 타이틀로 매월 선별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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