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치과의사 박진호 26, 이민사회와 치과 2 -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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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과의사 박진호 26, 이민사회와 치과 2 - 광고
  • 박진호 원장
  • 승인 2021.02.01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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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웬만한 도시에 가면 그곳엔 반드시 한인타운이 있다. 그러면 반드시 한인들을 위한 슈퍼마켓이 성업 중이고, 그 입구엔  빠지지 않고 배치되어 있는 물건이 있다. 그 주위에 사는 이민자를 위한 동네 소식지 같은 주간지 한두 종류가 꼭 비치되어 있고, 쇼핑을 마친 사람들은 누구든 한두 부씩 반드시 들고 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요즘은 다민족(중국, 인도, 베트남 등) 분들도 한인 슈퍼에 와서 쇼핑하는 숫자가 많아지는지라, 마치 경쟁하듯 그 커뮤니티의 소식지들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가 어느 도시를 가든지 익숙한 풍경이다. 그 동네 한인 슈퍼에서 가져온 지역 주간지를 보면 그 동네 분위기를 대충 알 수 있다(비단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이민사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어느 도시에서 발행되는 주간지든 그 짜임새는 비슷하다. 거의 모든 소식은 한국 뉴스가 대부분이고, 그 동네 한인 커뮤니티 소식이 추가되어 있다. 지금은 인터넷 발달로 실시간으로 한국 뉴스를 접하고 있어 아쉬울 것은 없지만, 여전히 그 지역 한인 뉴스를 접하는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주간지마다 한국 뉴스보다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광고이다. 광고 지면이 뉴스나 다른 어떤 정보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가끔은 그 광고를 보기 위해 주간지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세월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한인 비즈니스를 소개하는 광고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부동산 광고와 부동산 관련 대출에 관계된 비즈니스가 주간지를 거의 독차지했다.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것이 부동산 비즈니스일 때가 있었다. 그 버블이 붕괴되고 나서는 정말 거짓말처럼 모든 부동산 광고가 사라졌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이민교회에 대한 광고도 있다. 얼마 전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시중에서 사라져 구입이 불가능했지만, 중국에서 다량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판매하는 광고가 끊이지 않았다. 언제나 변화가 있는 이 광고시장에 늘 빠지지 않고 부동의 일등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치과 광고이다. 미국 어느 도시 한인사회를 가더라도 치과, 부동산, 카이로 프랙틱 이 세 가지 비즈니스의 광고가 광고면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 누구든 미국 여행을 와서 한인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주간지를 접해볼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나오는 질문은 “왜 이렇게 치과 광고가 많지?...”이다. 나름 내가 이해하는 답은 있다.  워낙 치과가 개인 비즈니스가 용의해서 개업이 쉽고, 오랫동안 주위의 평판으로 소문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단 효과가 확실한 한인 커뮤니티에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알리기도 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대적으로 편한 한인 커뮤니티 안에 머무르기를 우선으로 하기도 하고, 치아를 오복으로 생각할 만큼 타민족에 비해 치아에 대한 투자가 많아 한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정한 비즈니스 전략일 수도 있고,  많은 광고를 할 수 있는 한인 비즈니스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서라고 추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도시에 사는 전체 한인 인구수에 비하면 한인 치과의 수는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한인들이 모두 한인의사들만 찾는 것이 또 아니니, 한인 커뮤니티에 한국 치과 간판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가끔 그 주간지들을 보며 아쉬운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치과라는 업종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비즈니스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우리가 늘 이렇게 광고 지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느냐는 씁쓸함이 있다. 그렇게 넘치는 광고를 보며 개인의 소소한 희생과 꾸준한 훈련으로 늘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의 이미지를 유지하고픈 내 나름의 소신이 좀 ‘꼰대’스럽다 라는 느낌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박진호 원장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다. 부모님을 따라 19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 곳에서 대학을 나와 치과의사가 되었고, 현재는 펜실베이니아필라델피아 근교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메일은 <smile18960@gmail.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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