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16: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나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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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16: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나의 #15
  • 김석범 원장
  • 승인 2021.04.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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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오늘치과. 오늘치과에는 치과 간판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 11년간 치과를 운영하다 3년 전 지금의 상봉역 근처로 치과를 이전했는데… 아직 치과를 알리는 외부 간판이 없다. 일부 환자 중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최근엔 ‘간판을 걸까?’도 고민 중이라는데… 과연, 외부 간판 없어도 치과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김석범 원장과 함께 작지만 강한 치과를 위한 개원 또는 경영을 주제로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글 | 김석범 원장(서울 중랑구 오늘치과)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 치과상황을 입력해 보자면 환자들의 입속 문제는 해결해 주면서 정작 원장 본인의 치아는 셀프로 치료 못하는 그런 상황 아닐까요?
정말 그렇습니다. 예전 학생 시절 보철과 교수님이 수업 중에 해 주신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아침에 식사를 하면서 자녀분이 치아가 통증이 생겨 치과에 가야 하는데 대학병원 오지 말고 그냥 동네치과 가라고 하셨다고. 본인이 치과의사이자 대학교수인데 정작 본인의 집은 치료해줄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라고. ㅎㅎ 물론 보철전공 교수님이셔서 자녀의 치아 문제가 보존과쪽으로 진단내리셔서 그렇게 이야기 하셨겠지만요.

얼마 전 치과 근처 고기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뭔가 입안에서 뼈같은 단단한 조각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아주 사소한 완화조치의 일환으로 식당영업이 9시에 10시로 1시간 더 연장돼 조금은 여유있게 두꺼운 벌집삼겹살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혀로 오른쪽 위 치아를 만져보니 허걱! 뭔가 치아가 깨져 없어진 느낌! 앞에 같이 식사를 하고 있던 분들이 눈치 못채도록 살살 혀로 조각을 분리하여 냅킨에 뱉어 보니 예전에 치료했던 세라믹 크라운의 조각이 절반정도 깨져 나왔습니다. 저에겐 나름 의미가 있던 치아인데, 인생 어차피 고기서 고기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더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면서 혹시 수직파절이 된 건 아니겠지? 코어는 괜찮을까? 지르코니아로 Re-crown하면 되나? 등등 혀로 촉진하면서 나름 Tentative Dx와 Tx Plan들을 머리속에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CEREC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지금 깨진 #15 치아덕분(?)이었습니다. 벌써 8년전 이야기네요. 제 치아가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겹겹이 깔려 있는 차트만 보면서 치료하던 시절, 별로 통증도 없었는데 갑자기 오른쪽 작은 어금니쪽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파노라마를 찍어보니 Proximal caries.. 아.. 치실을 더 열심히 썼어야 했는데.. 환자에게는 매일같이 치실, 워터픽을 설명하면서 정작.. 그래서 그 다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한테 치료를 받으러 갈까? 라는 고민.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과 선택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게 되면 예전이고 지금이고 거의 변하지 않는 1위는 접근성, 2위부터는 대동소이하게 실력과 친절함, 3위는 비용이나 시설에 대한 부분이라고 결과가 나옵니다. 
치과의사인 저 역시도 비슷하게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 당시 저는 진료시간을 한두시간 빼고 외출을 한다거나 조퇴를 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고 환자가 있건 없건 묵묵히 치과를 지키는 스타일이었기에 진료를 마치고 야간진료를 하는 가까운 선배나 후배 치과에 가서 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할까? 아니야 기왕 치료받는 거 실력지상주의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신경치료를 잘하는 교수님 혹은 원장님을 찾아갈까? 뭐 이런 고민도 몇초동안 했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치과는 보존과를 전공한 맘 편히 나를 맡길 수 있는 동기 치과였습니다. 
설령 치아 상태가 안 좋아서 발치를 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린다면 바로 수긍할 수 있는 그런 믿음이 있는 친구. 그렇게 10-3 Technique으로-제 친구가 명명한 10분동안 3번이면 엔도 끝-3번 정도 찾아가서 신경치료를 마무리하고 Core까지 하고 왔습니다. 그리곤 크라운은 몇 년동안 뭘 살까 고민해 온 Chairside CAD/CAM 시스템 중에 Sirona사의 Cerec AC와 출시된 지 1달 된 Omnicam, 그리고 3Shape사의 스캐너를 이용하여 셀프 스캔 후 각각 크라운을 3개 만들어서 시적을 해보고 비교해 봤습니다. 
신상으로 출시된 Omnicam은 프로그램이 AC에 비해 너무 무겁게 돌아갔었고 -그 후 여러차례 프로그램 업데이트에 의해 너무나도 가벼워졌지만- 만들어진 보철물의 적합도와 보철물의 형태나 심미성을 판단해본 결과 그 당시 지르코니아 크라운은 색상면에서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구현이 되지 않았기에 최종적으로 Cerec AC로 스캔하고 Empress 블럭으로 제작된 세라믹 크라운을 제 입안에 Setting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Cerec AC bleucam을 구입하게 되었죠. 그렇게 구입한 Cerec을 지금까지 쭉 써오면서 4년 전부터는 기공사 없이 제가 직접 지르코니아 Coloring, Sintering, Porcelain Build up 등 Casting을 제외한 모든 보철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때 #15번이 구멍이 안났더라면 지금까지도 cad/cam구입을 고민하고 있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냅킨에 넣어온 깨진 세라믹 조각을 보니 8년전 회상 끝 현타 시작! #15부위를 구강카메라와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잘 보이진 않지만 필요시 Core를 다시하고 Re-crown이 가능한 케이스같아 보여 이번에는 식단이 터프한 한국인에 적합한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해야겠다고 Self 진단을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느 치과를 선택했을까요? 
8년이 지난 저의 치과선택 기준은 바뀌었을까요? 그렇기도 하도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일단 변한 점은 CAD/CAM의 장점을 너무나 잘 알기에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이 CAD/CAM을 사용하는 같이 수련생활을 했던 강남세브란스 출신 원장님 치과를 찾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1Visit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저만 너무 잡고 치료를 하면 민폐가 될 수 있으니 코어까지 최소치료 후 제 치과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스캔 후 Self 디자인과 보철물 제작을 해도 괜찮을 것 같고, Core와 스캔까지 치료 받은 후에 데이터를 전송받아 제 치과에서 Self 디자인과 보철물 제작을 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워낙 Digital dentistry로 최적화된 치과인지라 1시간도 안 걸려서 Re-core, Prep후에 Prime scan으로 Scan 한 후 원장님이 뚝딱 디자인해주시고 X5로 멀티블럭을 밀링후 컬러링까지 처리된 보철물까지 받아 가지고 오게 되었습니다. 30분만에 소결되는 Speed fire만 있었으면 세팅까지 하고 올 뻔 했습니다. 
치과 선택시 변하지 않은 점은 결국 의료진에 대한 실력과 믿음입니다. 가끔 저도 환자분들을 치료하다 보면 굉장히 편하게 살짝 코도 골면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으시거나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치과 치료가 체질이신가? 많이 피곤하신가? 어떻게 이렇게 공포의 공간인 치과에서 맘 편하게 치료를 받으실 수 있으시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환자분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결국 본인의 상태를 잘 알아주고 거기에 맞게 케어해서 환자의 불안과 의심을 믿음과 안심으로 만들어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15번 치료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이 마취부터 정말 안 아프게 신경써주시고 마취가 끝난 후에 바로 옆에 Staff분이 ‘저희 원장님 정말 마취 안 아프게 해주시지 않나요? 워낙 안 아프게 해주신다는 소문 듣고 오시는 환자들도 많으세요’ 라는 멘트를 듣게 되면 직원으로서의 원장님을 향한 Followship도, 내원하신 환자분들께도 ‘내 선택이 잘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될 겁니다. 
매일 커피를 2잔 이상 마시다보니 착색이 보여 다른 치과에 가기 전에 직원분에게 스케일링을 받았습니다. 제 전자차트를 보니 작년에 스케일링을 받지 않았습니다. 매일 치과에 출근하지만 정작 무의촌에 사는 저는 올해 제 치아들에게도 관심을 더 가지려 합니다. 프루빙도 받아보고 Root planning도 받아보려고 합니다. 여러 직원들에게 부위별로 받아보고 피드백도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예전에 했던 오늘치과 Family Coming Day를 마련해서 직원들의 가족들을 무료로 검진해주고 치료해주는 행사를 가져볼까 합니다. 
매일 환자분의 입안만 들여다 보면서 정작 본인의 입안상태는, 가족들의 입안은, 직원들의 입안상태는 어떤지 알고 계신가요?

때로는 환자가 되어보세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부분들이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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