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는 2년째로 이어가고 있고 아직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사람들의 우려는 예전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 미국에서는 백신이 충분히 보급돼 원하는 사람 모두 백신을 접종하고 (아직도 정치적인 편견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로 인해 출구를 찾지 못하던 불안감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비록 델타 변이에 대한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예전만큼 혼란스럽거나 불안해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 속에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띄게 달라진 상황이 있다면 많은 비즈니스가 일을 할 사람들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치과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요즘 내가 사는 동네의 가게들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사인이 “Now Hiring”이다. 급하게 직원을 구하는 가게들이 갑자기 늘어났고, 또 직원을 찾지 못해 영업을 단축하거나 축소하는 비즈니스가 급격히 늘어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식당인 듯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최소 시급을 제공해도 직원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패스트푸드 체인뿐 아니라 Seven Eleven, Wawa 같은 편의점에서도 “Now Hiring, Starting $15”이라는 큰 사인을 흔히 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최소 시급이 7.25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시급을 제공해도 인력을 구하는 것이 힘든 환경이 돼버렸다. 우리가 자주 가던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쌀국수 가게는 직원이 없어 아예 테이크아웃으로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지 일손이 부족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원활한 진료 시간을 지키기가 어려워지고, 시급으로 임금이 계산되는 직원들은 당연히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강제로 비즈니스를 못하고 있던 시간도 길어졌고, 주정부에서는 실업수당 기간을 평소와는 다르게 오랜 시간 보장해 주었고, 거기에 특별재해금(Stimulus Check)도 책정해 주었던지라 치과 내에서도 직원들이 꼭 일을 해야 하는 Motivation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딱히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 않은 직원들은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욱이 은퇴가 가까운 직원들은 아예 Early Retirement를 선언해 버리는 수가 늘어났다. 치과에서 가장 타격이 큰 부분이 Hygienist 치위생사들의 감소다.
비즈니스가 안정된 치과에서는 6개월 정기적으로 Cleaning을 예약하는 환자들의 스케줄을 Hygienist들이 감당한다. 그런 스케줄은 보통 6개월부터 1년에 걸쳐 이미 예약이 끝나 있으니, 그 예약들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몇 개월 스케줄이 통째로 미루어졌으니 기다리는 순서는 점점 길어져 갔다. 다소 안정된 분위기로 인해 가능하지 않았던 정기 체크업을 다시 받기 위해 환자분들이 몰려오고, 그 스케줄 소화를 위해 평소보다 Hygienist들의 손은 더 필요한 때가 돼버렸다. 우리 병원에서도 기존의 Hygienist가 두 명이나 그만둔 상태에서 이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새로운 Hygienist가 온다는 기약이 없는 가운데 스케줄을 자꾸 뒤로만 미룰 수도 없는 일이었다. 환자분들에게 이런 상황을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었다. Temping Agency(임시 직원을 구해주는 기관)에 의뢰해 하루하루 임시 Hygienist들을 구해 겨우겨우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고, 임시 직원이 없는 날은 의사들이 Cleaning Schedule을 해결하고 있다.
의사들이 봐야 하는 환자분들을 계속 미루고, 이미 오래전부터 예약되어 있는 Cleaning 환자분들의 스케줄을 먼저 소화한다. 그런 날들이 지속되다 보니 의사들도 지치고, 스케줄을 담당하는 Front Desk 스태프들은 더 힘들어한다. 우리 병원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지만, 이젠 어떤 것이 정상적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