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후배 사랑 지식나눔, 풀마우스 핵심 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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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후배 사랑 지식나눔, 풀마우스 핵심 꿰차다
  • 김영명 기자
  • 승인 2021.11.03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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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악수복. Full Mouth Rehabilitation', 조영린 원장

진정한 풀마우스의 핵심을 찔렀다. 강산이 두 번 바뀌어도 변함없는 진료의 사례, 난해한 문제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치과의사에게 임상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 나은 진료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다양한 환자의 케이스를 바탕으로 많은 임상 궁금증을 가진 후배들과 소박했던 모임을 이어가던 조영린 원장은 천일의 시간을 통해 특별한 열매를 맺었다. 3천 컷이 넘는 임상 사진, 약 30년 임상과 3년의 집필 기간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책’, <전악수복>이라는 저서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조영린 원장(좌)과 서석호 도서출판 웰 대표
조영린 원장(좌)과 서석호 도서출판 웰 대표


삶을 반추하기 위한 작은 기록의 시작
천일에 가까운 시간, 지나온 수많은 진료기록을 한데 모은 ‘자서전’이었다. 환자의 첫 대면부터 치료 과정과 끝마무리까지 상세히 사진과 글로 남기며 세상에 없는 명저(名著)로 탄생했다.

낯을 많이 가린다는 조영린 원장의 공개 행보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재야의 진정한 고수’라고 말한다. 이런 그를 아는 지인들은 진료 중 어려운 케이스가 있으면 꼭 찾아가 질문을 한다. 조영린 원장은 훗날 늙어 문득 ‘내가 어떻게 살았지?’하고 스스로 반추하기 위해 모아놓은 기록을 아낌없이 전하고 있었다.

‘동료, 후배들이 원하는 것은 지식을 나누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조영린 원장은 원내에서 ‘풀마우스’ 세미나를 시작했다. 12명으로 시작한 세미나는 금세 50~60명으로 늘었다. 각 대학 출신의 선생님들이 강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목포에서까지 세미나를 위해 먼 발걸음을 마다않고 달려왔다. 스마트폰 채팅방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이어지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준다.

조영린 원장은 “직접 마주하지 않은 환자가 전국에 꽤 많다”라며 웃었다. 이러한 선·후배 간의 채팅방 질의응답과 세미나를 우연히 본 출판사 대표는 한걸음에 조영린 원장을 찾아와 집필을 제안, 깊은 고민 끝에 무거운 펜을 들었다.

 

조영린 원장이 본인의 첫 저서 '전악수복'에 대해 기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조영린 원장이 본인의 첫 저서 '전악수복'에 대해 기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의 스승은 ‘선배’가 아닌 ‘환자’
조영린 원장은 과거 임플란트 초창기 시절 증례부터 최근 증례까지 오랜 기간 변치 않는 진료 방식과 철학을 보여준다. “30대 초중반, 약 20년 전 치료 내용도 담았다”라며 손글씨로 쓴 빛바랜 종이가 인쇄된 페이지를 펼쳐 보였다. 2000년대 초에 진료했던 환자의 종이 차트 진료기록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역발상을 통해 바탕을 먹으로, 그 위에 글자와 사진을 배치해 임상 사진을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습니다”라며 “글줄과 그림줄도 좌우 페이지를 딱딱 맞춰서 제작해 오랜 시간 차분하게 볼 수 있고, 페이지 번호의 동그라미 배경도 특별하다”라며 내용과 디자인 모두 잡았다고 소개했다.

조 원장은 이렇게 정성을 다해, 꼼꼼하게 진료를 하면서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오히려 조 원장의 손을 거쳐 간 환자들의 치료가 오랫동안 잘 유지되면서 기능하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랐다. “저는 쉽게 말해 ‘쟁이’입니다. 제가 진료했던 환자들이 오래오래 편안하게 구강 건강을 유지하면 좋겠고 또 환자분들과 같이 늙어가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의사의 소명은 환자를 잘 치료하는 것이고 그것이 숙명이다. 환자는 의사의 전문능력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는 당연히 인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진료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조영린 원장도 항상 선생님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것보다는 ‘잘하라’고 강조한다.

 

풀마우스의 진정한 의미를 품다

조영린 원장은 풀마우스는 '종합 예술'이라며 초기 치료계획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조영린 원장은 풀마우스는 '종합 예술'이라며 초기 치료계획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조영린 원장은 풀마우스 치료가 대학 병원 등은 분과 진료로 이뤄져 환자에게 통일된 관점의 진료가 힘들기 때문에 어려운 주제라고 이야기한다. 협진이지만 총괄할 지휘자가 없고, 진료 철학이 다른 경우가 많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이 같은 현실에 비춰 그는 “풀마우스는 종합 예술로 치과의 모든 치료법이 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잘 어우러져 들어가는 것”이라며 “개별 진료 과정 뿐만 아니라 결과를 내다보는 초기 치료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조 원장은 “이제껏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내용의 책”이면서 “치과 치료를 통해 안면 구조 등이 개선되면 환자의 삶과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책에 나오는 환자 중에는 현직 개원 치과의사, 치과의사 부모님, 가족 등도 많이 있다고 했다.

조영린 원장은 “훌륭하고 뛰어난 치과의사를 만나 서로의 증례를 함께 이야기하며 자유롭게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 꿈”이라는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임플란트를 통한 전악수복’의 중요성은 크지만 이 책에서는 서두에 기본적인 내용으로 담았다. ‘진정한 의미의 전악수복은 모든 치아를 임플란트로 수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구강내에서 자연치, 인공치, 임플란트, 의치 등이 조화롭게 위치하고 기능하게 해 환자의 구강 및 안면을 전체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정말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가진 환자들의 증례와 치료 과정 및 결과, 장기 예후를 소개한다.

 

인세는 후배들을 위한 밑거름으로
아쉬웠던 점이라면 그동안 치과의사로서의 소명을 모두 쏟아붓기에는 한정된 지면이라는 점이다. 약 30년의 세월을 3년의 시간으로, 다시 560페이지의 묵직한 책으로 갈음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글을 줄이고, 임상 사진 위주로 구성했다. 임플란트, 교정, 보철, 엔도 등 치과 진료 주요 부분을 다루면서도 각 환자에게 적절히 적응할 수 있도록 ‘조화의 미’를 극대화했다. 

간단한 질의 응답으로 시작한 조영린 원장의 후배 사랑은 세미나와 함께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이번 저서로 나오는 모든 인세는 후배들을 위해 대학에 기부하여 도서나 전문 저널 구입을 위해 전액 지원할 생각이다. 동석한 출판사 대표는 “이 책이 보편적인 치과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향후 치과 진료수준이 한 단계 더 올라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영린 원장의 첫 작품 <전악수복>에는 참고 문헌이 없다. 그것을 대신해 더불어 살며 함께 해 준 후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감사 인사 한 줄과 ‘치과의사를 업으로 하는 삶에 한편 보람을 느낍니다’라는 문장이 자리한다. 이는 집필을 위해 처음 펜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른 문장이라고. 자신을 한껏 낮추는 원장의 겸손이 이 책을 더욱 밝게 빛내고 있다.


 

<전악수복. Full Mouth Rehabilitation>
저  자 :
조영린
출판사 : 도서출판웰
페이지 : 560p
정  가 : 180,000원
발행일 : 2021년 9월
문  의 : 02-907-2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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