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개원 스토리] (1) 병원 콘셉트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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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개원 스토리] (1) 병원 콘셉트 설정
  • 허원범 원장
  • 승인 2022.01.0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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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TODAY와 함께 하는 Real 개원 Story

나는 개원 예정의다. 그것도 신규로 처음 개원하는 완전 초보치의다. 
이미 예전에 성공적으로 개원한 여러 개원 선배님들의 말씀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막 개원하는 내 이야기 또한 실질적인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재미 또한 있을 것이라 생각돼 덴포라인에 연재하기로 했다. 
개원을 생각하는 봉직의 선생님들이나 개원 준비 중인 원장님들 그리고 이미 개원하신 원장님이지만 요즘 개원하는 젊은 치의들이 시대에 맞게 스마트할지 여전히 아둔하게 개원하는지 궁금하시다면 한동안 펼쳐질 제 이야기들을 잘 따라와 보셨으면 한다.

글 | 허원범 원장(더센트럴치과)
 

개원을 결심하고 준비하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자신이 결정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입지도 아니고 규모도 아니고 신규/인수 여부도 아니다. 바로 자신의 병원에 대한 콘셉트 설정이 가장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방향성의 설정이다. 그래야만 그것에 맞춰 어느 정도 개원 입지나 평수도 결정이 될 것이고 신규 또는 인수의 적합도도 결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시작해 안정적으로 최소한의 수익을 올리는 치과를 꿈꾼다면 주택가에 위치한 치과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신규로 개원한다고 하더라도 규모를 작게 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지속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는, 지역에서 유명한 치과가 목표라면 처음부터 비교적 큰 규모로 가급적 메인상권가로 입지를 선정하는 편이 비교적 적합할 것이다.

그에 맞게 나도 오래전부터 내 개원 콘셉트에 대해 고심했고 지금은 내가 원하는 방향성을 확실히 알고 있다. 물론 치과 일을 막 시작하던 첫 봉직의 생활 때부터 그 콘셉트가 명확했던 것은 아니다. 몇 군데의 치과에서 일을 하며 내 진료스타일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됐고 그에 따라서 개원을 하면 어떻게 하고 싶다는 생각들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콘셉트를 위해 남은 봉직의 생활도 디자인했다. 사랑니 발치를 잘하고 싶어 외과전문의 원장님 아래 들어가 일하기도 했고, 지역에서 임플란트로 유명한 치과에 취직해 주도적으로 수술을 하며 임상경험을 쌓기도 했다. 또한 전반적인 치과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진 큰 규모의 병원에서 일하며 경영관리 시스템에 대해 고심하기도 했으며, 디지털도 결국엔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디지털치과에서도 일했다. 

다행인 것은 내가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의도 아니었지만 그런 내가 원하는 직장들에 들어가 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은 절대 필자가 잘나서가 아니다. 원래 그렇다. 목표가 좀 더 확실하면 그만큼 그 중간 과정들을 준비하게 되고 경쟁에서 승산이 높아진다. 실제로 나는 다음 취업 자리들을 위해 근관치료, 발치 등 기본적인 봉직의에게 주로 요구되는 진료 실력을 갈고 닦았고 그를 증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들을 준비해 이력서에 첨부하기도 했다. 그 결과는 백전백승.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를 알면 개원을 준비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콘셉트가 일찍 분명해지면 남은 봉직의 자리를 조절해 체계적으로 개원을 준비하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그와 반대로 내가 원하는 콘셉트를 잘 모르겠다고 해도 다양한 형태의 병원에서 일해 보며 경험들을 쌓는 편이 좋다. 예전에야 치과들이 비교적 큰 차이가 없었기에 약간만의 봉직의 경험으로, 혹은 전혀 봉직의 경험을 하지 않고도 개원해 잘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지만 지금 시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된다. 워낙에 치과 형태가 다양해졌다. 대형 병원들도 많아졌고, 수가를 약간 낮춰 비보험진료 위주로 하는 병원, 반대로 고수가 병원, 보험진료에 치중하는 병원, 지치(사랑니) 발치만 하는 병원, 교정이나 소아진료만 하는 병원, 디지털 병원, 공동개원 병원 등.

또한 지역이나 치과규모에 따라서도 운영형태가 많이 다르다. 봉직의 의사 1명이 있는 곳과 5명이 있는 곳은 치과의 물리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분담과 파생되는 직책, 마케팅 전략 등 상이한 부분들이 많다. 단지 보고 듣기로만 그런 여러 형태의 병원들의 장·단점을 알기 어렵고, 자신에게 맞는 콘셉트인지 가늠해보기 한계가 있음으로 어느 정도는 다양한 형태와 여러 가지 규모의 병원에서 일해 보는 편이 개원 콘셉트를 잡기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개원 콘셉트와 함께 꼭 생각해볼 것은 본인의 역량이다. 이 역량에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치료에 대한 것, 두 번째는 치과경영에 대한 능력이다. 치료에 대한 내용으로는 본인이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치료분야와 하고 싶은 치료분야 그리고 그 치료에 대한 숙련도 등이 해당한다. 치과경영에 대한 능력으로는 규모 면에서 치과병원이나 200~300평 이상의 규모있는 치과의원을 운영할지 아니면 100~150평 규모의 치과 운영방식에 대한 고민, 혹은 2~30평대 정도의 규모에서 운영할 시스템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환자, 직원과의 대화법, 본인의 성격이나 성향, 가치관 등 여러 관점에서의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런 평가는 보통 본인이 스스로 평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본인의 장점을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장점을 정 모르겠다면 가족이나 주변 동료 치과의사들이나 동기들, 가까운 선후배에게 ‘내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해보자.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 외에 다른 부분을 이야기해주는 일이 꽤나 많이 있다. 그 부분이 남들이 그리고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인 것이다.

한편, 작년에 dentex2021에서 치과의원전문 컨설팅 회사인 배러투데이(BETTERTODAY) 부스를 방문하게 됐는데 다른 컨설팅 회사와는 다르게 대표가 현직 치과의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두게 됐다. 이날 부스 앞의 컨퍼런스룸에서 직접 강의를 들은 이후, 배러투데이에서 주최하는 개원입지설명회에도 참여했다. 그 과정 중에 나의 색깔찾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나의 특기와 내가 추구하려는 치과의 콘셉트, 나의 현재 상황에 맞는 입지를 상담을 받으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개원 전 본인의 색깔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면 bettertoday.biz 사이트를 참고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필자는 4년의 봉직의 생활 동안 파트타임 직장을 포함해 5곳의 치과에서 일했고 비교적 여러 형태의 치과들에 근무하며 내가 원하는 치과 콘셉트를 확실히 결정지을 수 있었다. 내 스타일의 치과를 요약해서 말해보자면 세련되고 현대적인 치과로서(사실 이 부분은 신규라면 대부분 해당될 것이다. 어쩌면 신규로 하겠다는 말) 다소 규모가 있고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토탈 진료를 제공하는 치과다. 그러려면 아직 랜드마크적인 치과가 없는 지역에서 신시가지의 새로 상권이 조성되는 곳에서의 신규 개원이 유리하다 생각했다. 다행히 그런 곳을 찾을 수 있었고 신축건물을 계약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해당 지역 내에서의 입지나 건물의 형태도 제법 괜찮았다.
 

무엇보다 건물의 층고(層高, 층의 높이)가 높아 콘셉트 형성에 유리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가 백화점이나 호텔, 스타필드 등에 가면 해당 건물의 높은 층고 덕분에 개방감과 세련미를 한결 더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인 치과들의 층고는 2.6~2.8m가 된다. 하지만 필자의 치과는 대기실 기준 3.5m 정도의 높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병원 콘셉트와 맞는 로고를 만들기로 했다. 번득이는 영감으로 단번에 이미지를 직접 고안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으나 필자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기존 이미지들을 보며 어느 정도 감을 잡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알아야 한다. ‘네이버지도’에서 내 치과 이름과 비슷한 느낌의 이름들을 전국적으로 검색해 하나하나 거리뷰를 이용해 로고를 확인하면 된다. (대략 300여개를 본 것 같다) 그리고는 괜찮거나 마음에 드는 것은 캡처.

이것들을 이용해 로고를 주문 제작했다. ‘숨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는데, 여러 로고 디자이너 중에서 이용자들의 후기가 좋고 적당한 금액을 제시하는 두 명에게 캡처한 이미지를 주며 로고를 의뢰했다. 각각 2가지 안을 받았고 그중에 내 치과의 콘셉트와 어울릴만한 1가지를 선택했다. 아래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자, 독자들은 어떤 이미지가 가장 마음에 드시는가? 그리고 필자는 어떤 것을 골랐을까?
 

여기까지가 올해 1년간 ‘치과의사를 위한 임상과 경영 매거진’ 덴포라인에 연재할 개원이야기의 첫 꼭지다. 초보 개원 예정의의 첫 글이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너그럽게 봐 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정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면 감사하겠다. 다음 달의 주제는 <개원입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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