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개원 스토리] (8) 치과시스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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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개원 스토리] (8) 치과시스템 만들기
  • 허원범 원장
  • 승인 2022.09.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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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원 예정의다. 그것도 신규로 처음 개원하는 완전 초보치의다. 
이미 예전에 성공적으로 개원한 여러 개원 선배님들의 말씀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막 개원하는 내 이야기 또한 실질적인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재미 또한 있을 것이라 생각돼 덴포라인에 연재하기로 했다. 
개원을 생각하는 봉직의 선생님들이나 개원 준비 중인 원장님들 그리고 이미 개원하신 원장님이지만 요즘 개원하는 젊은 치의들이 시대에 맞게 스마트할지 여전히 아둔하게 개원하는지 궁금하시다면 한동안 펼쳐질 제 이야기들을 잘 따라와 보셨으면 한다.
글 | 허원범 원장(더센트럴치과)

‘시스템’이란 것은 체계성, 조직화된 규칙을 뜻한다. 어떤 조직이든 이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면 안정성과 업무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런 조직화는 신생기업체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안정화된 조직에서 더 갖추어진 경우가 많으니 치과도 당연히 오래 경영한 원장님들에게서 치과시스템에 대해 배울 점이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정착되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그것에 대해 인식조차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개원 전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반년정도 시스템을 막 다진 필자의 글도 차별화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정리를 해 보았다.
 

전자차트 프로그램
치과시스템의 시작은 전자차트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차트 프로그램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사용이 편리하며 좋은 효율을 보이는 ‘덴트웹 프로그램’이 시스템 구축에 대단히 유리하다. 애매하면 여지를 두겠는데 이는 써보신 원장님들 중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다른 프로그램을 쓰다가 덴트웹을 쓰는 경우는 많아도 덴트웹을 쓰다가 다른 프로그램 쓰시는 분은 보거나 듣지를 못했다.)이 없기 때문에 다소 단정적이다. 
필자는 한때 시스템이 참 잘 되어 있다고 주위 다른 치과에도 소문이 자자한 대형치과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병원에서는 덴트웹이 아닌 다른 전자차트 프로그램을 쓰고 있었는데 상당히 체계적으로 전자 차트 프로그램 설정이나 여러 문구들, 종이차트 양식 등을 잘 갖춰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것들을 벤치마킹하려고 기록을 많이 해놨는데 개원하고 거의 쓸모가 없었다. 덴트웹에 거의 다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대단히 편리한 부가기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차팅과 동시에 청구가 되는 획기적인 워크플로우(work low)와 클릭만으로 완성되는 일률적인 방사선 판독창, 청구오류가 발생할 시 바로 정확한 안내를 해 주는 알림팝업, 매일의 청구오류 점검 시스템, 다양한 환자/수납/진료내역 검색 기능, 접수창과 차트 내에서의 표기 및 메모기능, 전용 카드단말기와 전화까지 연결되는 확장성 등등 매우 스마트한 차트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개원하는 원장님들의 거의 대부분은 덴트웹을 선택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혹여나 직전에 일하던 병원에서 다른 프로그램만 써 봤다고 하더라도 이용법을 약간만 공부하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니 고려해 보면 좋을 것이다. 
한편, 덴트웹 프로그램에 익숙한 원장님이라고 하더라도 새로 개원할 때는 이용법에 대해서 한번쯤은 제대로 학습하는 편이 좋겠다. 디테일한 사용팁들이 많으며 봉직의 때는 환경설정이나 예약, 수납, 보험청구 등에 대해 잘 알기 어렵기 때문에 개원에 새로 필요한 학습들이 분명히 있다. 덴트웹 홈페이지에 가면 동영상 설명이 있으니 그것을 보며 학습하면 좋다. 필자는 새로 직원들을 채용할 때면 항상 덴트웹 설명서를 첫 출근 전에 미리 집에서 보고 오게 한다. 데스크 코디의 경우 ‘데스크화면, 예약화면, 상세수납’ 정도를, 진료실 직원은 ‘예약화면, 상담화면, 전자차트’ 정도를 보고 오게 하는데 각각 러닝타임 도합 1시간 반 정도면 된다. 출근 전에는 다들 각오가 있으며 긴장을 하고 있기에 말을 잘 듣는다. 그로 인해 차트 업무 숙달이 매끄러운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요 기능에 대한 내용 복습을 하고 그것들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누구나 자꾸 잊기 때문이다. 예시로 필자가 최근에 다시 기능복습을 하며 도입한 덴트웹 기능이 있다. 바로 음영넣기인데, 그날 환자 중에서 임플란트 상담을 했지만 결정 못하고 가신 분들은 연두색 음영으로, 다음날 직원회의에서 언급할 내용이 있는 환자들은 노란색 음영으로, 추후 원장님들끼리 이야기해볼 케이스의 환자는 청색계열 음영을 넣어 나중에 찾기 쉽게 한다. 음영 넣는 방법이 단순히 해당 셀 선택후 숫자패드 중 원하는 숫자를 누르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
한편, 전자차트상 예약은 각 치료술식에 따라 음영을 넣고 있다. 예를 들어 신경치료 관련해서는 노란색을, 수술 관련해서는 붉은색 등이다. 음영색깔이 진할수록 병원 경영에 도움 되는 진료를 뜻하는 경향성이 있는데 한 번에 그날 예약들의 성향과 로딩을 파악하기에 수월하다.

CCTV와 지문 출퇴근 관리
치과에는 퇴근 후 방범용과 현재 원내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CCTV가 꼭 필요하다. 이때 보안업체(세콤, 캡스, 텔라캅 등)를 이용할 수도 있고 직접 CCTV본체들을 사서 인테리어 등에 부탁해 설치할 수 있다. 전자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고 후자는 다소 번거롭지만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도 고민을 했는데 결국 보안업체를 이용했다. 지나고 나니 정기적인 비용을 치르며 보안장치 구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개원 전에는 CCTV를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 어느 곳 시야가 중요한지 어림이 잘 되지 않았는데 수개월이 지난 지금은 명확하다. 아래에 필자가 생각하는 꼭 CCTV가 필요한 장소들과 목적을 표로 정리해보았다. 참고로 80평 규모 필자 치과는 현재 12개의 CCTV를 운영 중이다.
또한, 필자가 편리하게 생각하는 보안업체 이용 장점중 하나가 CCTV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인 지문 출퇴근 기록기이다. 직원들이 지문으로 출퇴근을 기록하게 하는데 이것을 매일 확인하지는 않지만 직원들로 하여금 출퇴근 시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간접적인 강제력을 갖게 만든다고 생각된다. 더하여 각자가 지문으로 출입문을 열고 잠글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특히 치과 문을 누가 열고 닫는지를 문자알림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보안관리가 되면서도 부지런한 충성직원들을 파악 할 수 있다는 부가적인 장점이 있다.

 

원장과 직원 호출 시스템
환자가 체어에 앉은 후 원장실에 있는 의료진을 어떻게 호출 할지를 두고 고민했다. 매번 스텝이 원장실에 노크하고 부르러 오는 것은 비효율적인것 같아 배제하였고, 차임벨과 유선전화를 고민하다가 결국 유선전화를 했다. 인터넷전화기를 주요 위치에 설치했는데 데스크, 대표원장실, 부원장실, 진료실중앙, 수술실, 상담실 이 정도에 배치를 했다. 
치과 규모가 더 크다면 상시 착용하는 무전기 이어폰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규모에서는 각 구역마다 정확한 내용을 통신하기 위해 내선소통이 되는 인터넷 전화가 유용한 것 같다. 어떤 내부전화든 외부로 전화를 걸 시 치과대표번호로 인식되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 단축번호 설정이나 당겨 받기 가능하다는 점도 편리하다.
한편, 수술중에 2nd 어시스트를 호출하기 위해서는 차임벨을 이용한다. 강익제원장님의 NY치과에 방문했다가 얻은 아이디어다. 2nd 어시스트는 주로 수술 내내가 아니라 수술 중의 특정 시간에 필요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 메인어시스트가 팔꿈치(수술 글러브 착용상태)로 차임벨 스위치를 누르면 데스크에 있는 신호기에서 벨이 울리고 손이 되는 직원이 잠시 도움을 주러 수술방에 등장하게 된다.
원장이 오래 걸리는 진료를 하고 있는 경우 대기환자들이 점차 쌓일 수 있다. 환자와 함께 기다리고 있는 직원들은 애가 타지만 차마 진료중인 원장에게 가서 귓속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원장은 진료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기도 한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환자 대기 아크릴판’을 사용한다. 항상 쓰는 것은 아니고 대기환자가 밀리기 시작할 때 사용하는데 아크릴판에 위 사진처럼 포스트잇으로 하나씩 대기진료에 대해 기록한다. 한창 진료중인데 옆에 있는 아크릴판에 포스트잇이 하나씩 추가로 붙어가기 시작하면 해당 진료를 빨리 마무리 짓고 일어서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한다. 해당진료 후에는 바로 아크릴판의 포스티잇을 보며 대기내용들을 인지하고는 순서대로 진료에 임할 수 있다. 포스트잇이기 때문에 순서 변경이나 삭제 등 위치이동이 쉽다. 아크릴판은 A4용지를 세로로 절반 접은 크기로 인터넷에서 주문 제작하였다. 

사전에 정해진 할인정책과 추가근무 보상
정확히 정해 놓아야 혼란을 가져오지 않으며 공평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과 진료수가표이며, 지인 및 직원할인율이라 생각한다. 그것들에 대해 사전에 고민을 많이 했고 적당한 기준을 세워 명시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비보험 진료에 한해서이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의거 정해진 금액을 수납해야 한다.
또한, 오버타임에 대한 보상 및 기준도 정확해야 한다. 근래에는 사회 어느 분야나 자진에서 늦게 남아 일하는 직원들을 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근로자들의 시간을 더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게 되었고 그 주된 쟁점이 바로 ‘오버타임’이다. 필자의 치과는 정해진 근로시간을 넘길 시 분 단위로 오버타임시간을 그날그날 직원 게시판의 종이장부에 적게 하고 있다. 이것들을 한 달 단위로 합산해서 따로 임금을 더해준다. 이때, 오버타임 비용은 평상시 시급보다 많은 금액을 따로 정해두었고, 오버타임 시간 기준은 마지막 환자가 수납한 시간으로 하고 있다. 또한 장부에는 날짜와 관련환자, 오버타임 시간을 정확히 적게 하고 있다. 이렇듯 디테일하게 정해야 뒷말이 적다.

 

아침회의와 직원교육, 인계
치과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 중 하나가 ‘아침회의’라고 생각한다. 치과 시스템에 대한 것들 중 주요한 몇 개를 여기 지면에 나열했지만 사실, 디테일한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 이런 것들은 직원들에게 제대로 공지가 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고, 필요하다면 직접 보여주며 설명해줘야 하고, 또 직원들과 상의해야할 내용이 있다. 개원초반에 그런 것들이 많은데 주기적으로 모여 이야기할 괜찮은 시간이 바로 아침회의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 따로 주기적인 모임시간을 갖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그날 예약환자 점검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메모해둔 치과운영 전반적인 디테일들을 언급한다. 또, 잘 지켜지지 않는 사항들이 있다면 그때그때 해당 직원을 혼내지 않고 회의 때 재차 언급한다면 해당직원의 감정도 덜 상하게 하며 반복공지로 전체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필자는 그렇게 한다.
아침 회의공지는 팀별로 진료하던 봉직의 생활 때에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는 팀이 바뀌면 매일아침 회의에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바로잡고 공지하는데 보통 한 두달 정도 걸렸다. 그런데 개원하고 나니 언급할 것들이 더 많고 끊임없이 생겨나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매일 아침 공지할 것들이 항상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원장의 평상시 메모가 꼭 필요하다.
또한, 전자차트 교육이나 DSLR카메라 촬영법 교육 등 시간이 걸리는 것은 주로 전체 회식 전에 진행한다. 회식 날은 치과진료를 좀 더 일찍 마감하고 교육과 전체회의를 한다. 이때 안건들을 미리 제출하게해서 그날 원장이 안건을 보고 회의를 진행하거나 원장이 결정을 한다. 
물론 직원들의 건의를 모두 다 들어주지는 않고 적당한 선에서 조율하며, 안건 중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선발해 현장에서 즉시 인센티브를 지급해 직원들의 의욕을 높이고 있다.
시스템 구축만큼 중요한 것이 시스템의 유지와 보수 그리고 ‘직원인계’이다. 먼저, 치과 전체 공유폴더를 생성해 치과의 어느 컴퓨터에서도 공유폴더에 접근해 치과의 공유 문서 등의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하며, 각 직원은 자신의 폴더에 필요한 정리자료, 그리고 인수인계자료 등을 만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직원은 가능한 한자리에 두 명 이상이 담당하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데스크라면 당장 약간 잉여 인력이 되더라도 비번을 고려해 두 명을 선발해 매일 데스크를 비우지 않고, 혹여나 한명이 나가도 나머지 한 명이 충분히 인수인계를 할 수 있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요하게 만들어 놓은 시스템들이 자칫 대가 끊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물론, 초반에는 데스크 정규 두 명까지 필요하지 않은 규모였기에 데스크에 정규1, 주3일 파트1을 선발하여 운영했었다.

그럼 다음 달 주제인 ‘노무관리 지원금, 직원세팅’에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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