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 수첩 "치과의 위험한 비밀"의 방영 이후
상태바
MBC PD 수첩 "치과의 위험한 비밀"의 방영 이후
  • 김병희 기자
  • 승인 2006.06.09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질적 문제해결 위한 법적·제도적 대안 필요하다’
‘철저한 소독멸균 당연한 의무’ 자성의 목소리
MBC PD수첩 ‘치과의 위험한 비밀’의 방영 이후

 

지난달 23일 문화방송(MBC) PD수첩 ‘치과의 위험한 비밀’ 편 방영 이후 국민 사이에 치과내 위생문제에 대한 지적과 치과에 대한 불신이 일파만파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치과계는 ‘치과내 소독 감염방지’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치과계에서는 이제 방송이 나간후 지난달 24일 한 병원 원장은 “항의와 소독여부 문의전화가 쇄도했고, 예약했던 진료, 임플란트 시술을 취소하는 등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숫자 또한 반이나 줄어들었다”라며 “일일히 설명하는 것도 힘들 정도”라 전했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방송 다음날부터 해당 주제를 토론 게시판의 첫머리에 올려 ‘핫 이슈’로 다루는 등 인터넷에서는 PD수첩의 여진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 정부 주요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관련 내용을 잇달아 올리는 등 이번 방송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강도 높은 비난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충치가 있어서 치과를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서워서 못가겠다. 치과 안가는 국민은 없다고 봐야하는데 치과 가기가 꺼려진다. 치료비용이 비싼 것도 불만인데 위생에는 그렇게 등한시하는 치과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또 한 네티즌은 “방송을 본 후 에이즈 환자나 간염환자가 쓴 치과 기구가 내 입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끔찍하다. 빨리 법을 개정해서 좀더 위생적인 치과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한 개원의는 “제 가족이나 친지들, 지인들이 모두 저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고 환자에게 차분히 설명하고 “방송의 내용과 현실의 차이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해시키게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한 개원의는 “완전한 멸균을 할 수 없었던 것은 가급적 빨리 사과하고, 현재 의료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를 비단 멸균문제 만이 아닌 전체 건강보험 수가를 바로잡을 수 있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독·멸균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한 O 원장은 “이번 사건은 사실상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이번 방송은 치과의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개원의는 “이미 예견된 사건이 협회의 무관심,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치협은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보도를 보는 일선 치과의사들은 물론 감염관리등과 관련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방송 방향성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국소적이고 편파적인 보도였다는 것에 대한 의견이 지배적이다. 치협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개원의는 “본질적인 문제는 정부가 감염방지와 관련한 철저한 법적제도적 장치와 관련행위에 대한 수가를 책정하지 않았다는데 있다”고 주장하면서 “PD수첩이 간과하고 있는 정부의 법적 규정과 건강보험 수가가 전무한 상황에서 멸균 소독에 대한 모든 비용은 전적으로 치과의원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핸드피스의 경우, 핸드피스를 환자 1인당 1개씩 사용하려면 하루 20명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40-60개의 핸드피스가 필요하다. 아울러 열소독을 하게 되면 기계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감가상각에 해당하는 개념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다양한 치과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치과 진료실 내 감염방지를 위한 좌담회'가 열리는 등 어느 때보다 치과 위생 소독 감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 방송이후 개원가에서는 핸드피스 구입하려고 치과들이 많아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핸드피스 업체들은 “지난 방송이후 핸드피스 주문폭주로 인한 제고가 동이 났으며, 구입 문의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이다”고 말하면서 “핸드피스 뿐 아니라 소독기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개원의는 “이번 피디수첩의 보도를 계기로 치과를 비롯한 의료계의 위생관리나 감염관리가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느 정도 의료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감염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만한 제도적인 환경이 뒷받침되기 해서라도 보험수가 등 정부차원에서의 법적 제도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도 주장한다.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제도 재정비 등 여러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최근 치협에서는 감염방지 T/F팀을 구성, 전 회원들에게 감염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T/F팀은 김재영 치협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내정하고, 치과계 감염관리 전문가 등이 포진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방지 T/F팀이 조직된 만큼 빠른 시일안에 공감할 수 있는 감염관리 지침을 만들어 진료에 어려움이 노력하겠다는 것이 치협의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PD수첩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시 발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