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치과의사는 기술자(dentist)가 아니라 심리학자이자 docto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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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치과의사는 기술자(dentist)가 아니라 심리학자이자 doctor다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0.01.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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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학교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김영균 교수

이달에 만날 저자는 40여 권의 책을 출간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김영균 교수. 평소 치과계에서 ‘진정한 학자’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가장 애착 가는 책으로 꼽은 것은 2007년 출간된 『골이식과 임프란트』로, 수년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골이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백과사전격이라 보면 될 것이다.
이하에서는 본 서를 포함해 2월 발간을 앞두고 있는 『임플란트의 모든 것-Q&A로 배운다』에 대해 살짝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영균 교수
김영균 교수

 

매스컴을 통해 이따금 치과의 모습이 편파적으로 보도될 때가 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나는 치과의사도 의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따금 치과의사를 단순히 치아를 ‘떼우고 뽑는’ 기술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생들 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다.
환자를 낫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치아도 하나의 커다란 질병 개념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치과 질환이 무궁무진한 합병증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떠올리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치과의사란 심리학자이기도 하다.
 

구강악악면외과학을 전공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민병일 교수님을 빼놓고 지나갈 수 없다. 민 교수님은 국내 구강악안면외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스승이자 대부다. 운 좋게도 석박사 논문을 그 분에게 지도 받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환자 진료법에서부터 수술 기술, 그리고 환자 응대법 등은 바로 민 교수님께 전수받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해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스승의 날과 큰 명절은 꼭 챙길 정도로 내게 큰 영향을 미친 분이다.
사실 구강악안면외과학의 전공자로서 작금의 인력편중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다. 물론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사회적 추세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도 한때라고 생각한다. 정점에 이르면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는 게 순환의 이치인 이상 소외됐던 과들이 상승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이제까지 수십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진료와 강의만으로도 벅찰 텐데 그런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에너지가 따로 있다기보다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물꼬를 트면 상당히 빨리 진행되는 게 삶의 이치다.
정리벽을 갖고 있는 것도 책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진료 데이터를 꼼꼼하게 정리해두어야 하는데 나는 데이터를 그날그날 정리하기 때문에 중요한 데이터를 잃어버릴 일이 없다. 이제까지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연유에 있지 않나 싶다.
 

『골이식과 임프란트』를 대표저서로 꼽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내 책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는다는 게 낯간지럽긴 하지만 이제까지 내가 쓴 책들 중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가 수록돼 있을 뿐 아니라 개념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개념과 그 개념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배경을 알기 쉽게 풀어놓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지 않은 초심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임플란트 임상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임플란트 수술이 골이식을 수반하기 마련인데 골이식재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하고 있는 임상가들이 몇 안 된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골이식과 임프란트』는 이 점에 주안점을 두고 골이식의 기초부터 임상까지 총정리한 책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엔 다른 사람들 책을 찾아서 공부했는데 이젠 내 책을 보면서 공부한다. 그만큼 공도 많이 들였고 어느 정도 수준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저자의 한 명으로서 이 책이 골이식에 대한 백과사전으로 평가받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진료하면서 어려웠던 고비는 없었는가.
치과의사에게 어려움이라면 단연 의료사고가 1순위에 오를 것이다. 나 역시 신이 아닌 이상 의료사고를 경험했다. 아무리 조심해도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게 의료사고인 이상 의료 관련 법규라든지 분쟁조정 등에 대해 미리 인지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사고를 분쟁으로 나아가지 않게끔 최소화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자와의 유대관계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뢰 형성 정도에 따라 일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환자와의 관계 맺기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자가치아 뼈이식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자기 치아의 성분은 우리의 뼈 성분과 거의 유사하다. 그런데도 다른 장기와 달리 이제까지 폐기되어왔던 게 사실이다.  
법적인 문제만 마무리된다면 1,2년 안에 자가치아 뼈이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992년부터 관련 연구들이 시작되었으니 임상 데이터도 많이 축적된 상태다. 이미 상품화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향후 자가치아가 자가골 이식을 상당부분 대체해나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2월 즈음에 두 권짜리 책이 출간된다. 지금까지는 『골이식과 임프란트』를 가장 애착가는 책으로 꼽았는데 아마 그 책이 나오면 그걸 가장 아끼는 책으로 꼽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 제목은 『임플란트의 모든 것-Q&A로 배운다』로, 서울대학교 5명과 조선대학교 2명이 참여해 엮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질의응답식으로 구성되다 보니 임상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근거 및 배경을 일일이 제시했으므로 임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년여의 적잖은 노력이 든 만큼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영균 교수가 추천하는 이 한편의 영화!
“한국인의 저력을 느끼게 해준 신기전”

 

 

김영균 교수는 이따금 가족들과 극장을 찾는다. 그 중 흥미 있게 본 것은 ‘신기전’.
‘신기전’은 신무기인 신기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역사드라마로, 사실과 허구가 적당하게 버무려져 있다.
김 교수는 ‘신기전’을 가리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고 말한 뒤 “약소국으로서 당하는 설움이 만만찮은 이 시대를 살면서 신기전 같은 영화는 통쾌함을 전하기에 충분하다”고 웃어보였다.
물론 ‘신기전’은 역사의 재구성이며 결국 허구이기도 하지만 그 허구를 통해 느끼는 짜릿함은 남다르다는 것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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