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런트, 제대로 알고 제대로 도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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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런트, 제대로 알고 제대로 도포하자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0.02.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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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식 여부 진단에서부터 방습, 치면 세마, 접착 등 테크닉 중심으로 살펴본 실런트


작년 연말 소아치과계는 12월 1일부로 적용된 실런트(Sealant, 치면열구전색술) 보험화로 한해를 어수선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보험화는 6세 이상 14세 이하의 소아를 대상으로 우식 발생율이 높은 제1대구치에 대해 치아우식을 예방함으로써 건강한 영구치를 보존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2002년부터 실시된 치아홈메우기사업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계자들은 저마다 분분한 의견을 내놓았다. “늦은 감이 있다”에서부터 “레진 인레이보다 더 까다로운 술식인데 수가는 턱없이 낮다” “대상 범위가 좁다. 제1대구치에만 한정하다 보면 환자와 수가 문제로 마찰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만 6세 이전에 맹출하는 제1대구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제기되는 불만들은 가지가지였다. 그러나 열거한 이견들이 ‘우식 예방’이라는 큰 목적으로 수렴되는 데엔 이이가 없을 것이다.
지난 1월호에 이어 덴포라인에서는 실런트를 깊이 있게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하에서는 실런트의 제품 종류에서부터 선택 시 고려사항, 시술 시 주의사항 등 평소 소홀하게 생각했던 실런트 술식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볼 예정이다.


  삶의 질 향상에 따라 국민들의 구강보건의식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소아청소년들의 충치 유병율 저하는 이 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자연히 예방 술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실런트, 불소 등의 예방치료가 소아치과의 수입원으로써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짐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실런트는 작년 12월부터 보험 급여 항목으로 전환됐다. 그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보호자들의 문의와 시술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런트는 주지하다시피 우식 예방의 대표적인 술식 중 하나다. 소아들의 경우 뒤쪽에 위치한 구치, 특히 제1대구치의 철저한 잇솔질 관리가 어려워 교합면의 깊고 좁은 주름인 소구(pit)와 열구(fissure)에 충치 발생율이 높은 편이다. 이 주름을 매워 우식을 방지하는 게 바로 실런트다.
  실런트는 예방 술식의 기본이기 때문에 혹자는 “술식이라고 할 만한 게 있을까? 치면 청소 후 에칭하고 도포하면 끝나는 거지” 하고 가볍게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 쉬운 술식이었다면 실런트의 탈락은 왜 생기며, 봉쇄 후 2차 우식은 왜 발견되겠는가?

실런트는 간단한 술식이다?
  적지 않은 임상의들이 실런트를 간단한 술식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간단할지 몰라도 각 단계마다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상당히 까다로운 게 실런트 술식이다. 술자에 따라 치료 예후가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런트는 시술 후 유지력이 관건이다. 즉 소구와 열구를 봉쇄해 세균의 침투를 얼마나 잘 막느냐가 핵심인 셈. 그런데 그 본연의 목적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실런트의 치료 대상인 소아들은 일반적으로 치료 협조도와 행동 조절력이 낮다. 그러다 보니 방습에서부터 치면 세마, 접착 등의 과정에서 만만찮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임상에서 실런트의 탈락률이 높게 보고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예방치의학 박사인 참고운치과의원 이상복 원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임상의 중 한 명이었다. 이 원장은 “실런트는 레진보다 공이 더 들어가는 진료”라고 운을 뗀 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하느니 못한 치료가 바로 실런트”라고 강한 어조로 못을 박았다.
  또한 그는 “간혹 실런트 술식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임상의들도 있는 듯하다”며 “대학에서 예방치료에 대한 교육과정이 강조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검증된 최신 경향을 전달하는 보수교육이나 홍보 등이 부족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조심스런 생각을 덧붙였다.
  한편 실런트는 ▲ 유지력이 우수하고 치아우식 예방에 효과적인지 ▲ 법랑질 표면에 빈틈없이 안전하게 접착하는지 ▲ 물리적으로 교합력을 견딜 만한 저항력을 가졌는지 ▲ 강도가 강해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지 ▲ 적당한 흐름성을 가졌는지 ▲ 심미성이 우수한지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조사별 제품 특징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예후가 좋은 실런트를 선택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실런트는 다른 재료들보다 술자의 조작 방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아래 소개한 실런트 제품군의 특징을 참조하되 임상 경험과 객관성이 검증된 저널 등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실런트의 시작, 정확한 우식 진단이 선행되어야
  실런트는 기본적으로 우식이 없는 교합면을 대상으로 한다. 갓 맹출한 제1대구치는 우식이 잘 생기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우식 여부를 식별한 후, 실런트를 도포할 것인지 수복재를 적용할 것이지를 판단해야 한다.
  간혹 우식 여부를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충치 발생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교합면에 실런트를 도포했다면 오히려 충치를 더 키우게 되는 결과를 초래, 환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확한 우식 진단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혹자는 열구의 봉쇄로 인해 산소가 차단돼 오히려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축척된 데이터들이 많지 않다는 게 임상의들의 지배적인 생각이다.
  우식 진단을 위해 주로 이용되는 재료 및 장비 들에는 우식지시액, 탐침, 구강카메라, 레이저형광을 이용한 우식진단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 가장 정확한 것은 우식진단기다. 우식진단기는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구와 열구 내 발생한 하방 우식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인데, DIAGNOdent가 여기에 해당한다.
  우식지시액과 탐침, 구강카메라는 사실 정확한 진단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탐침은 좁고 깊은 소구 및 열구 내 발생한 우식을 오차 없이 진단한다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과도한 힘으로 교합면에 힘을 가하다 보면 치질을 파괴시킬 수도 있다.
  구강카메라 역시 교합면에 머물러 있는 타액, 잔사 등으로 인해 우식을 판별하는 데 어려움이을 수반한다. 물론 도구 없이 눈으로 진단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확률적으로 높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하다. 
 

실런트 적용 시 이런 점을 고려하자.

1. 교합면의 우식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제대로 된 진단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복재를 적용해야 하는 자리에 실런트가 도포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2. 교합면의 방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위해 가능한 한 러버댐을 장착하도록 한다.
3. 탈락률을 낮추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면 장기적으로 예후가 좋다. 

실런트 탈락의 주원인은 물기, 방습을 위해 러버댐 장착은 필수
  교합면의 우식 여부를 진단했다면 그 다음 주의해야 할 점은 방습이다.
  레진의 일종인 실런트는 물기와 상극. 때문에 교합면에 물기가 잔존한 채로 실런트를 도포할 시 열구와 소와의 완벽한 봉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1년도 안 돼 실런트가 탈락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물기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방습의 중요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원장이 완벽한 방습을 위해 러버댐 장착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잇몸 밖으로 드러난 치아의 면적이 넓지 않다. 때문에 잇몸 표면의 타액이 치아에 접근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러버댐은 이 같은 삼투압 현상을 가능한 한 차단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방습과 관련해 이 원장은 “소아에게 러버댐을 장착해 시술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며 전한 뒤 “그러나 방습을 양보하면 실런트는 안 하느니 못 하다”고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 그만큼 실런트 시술에서 방습은 제1원칙에 해당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접착제는 실런트의 탈락률을 줄이는 데 효과 있어
  방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치면 세마와 접착.
  치면 세마와 관련 최근엔 실런트용 바가 출시돼 보다 수월하게 열구 및 소구 내 잔사를 제거할 수 있다. 이때 너무 과도한 힘으로 잔사를 제거해 치질을 파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열구와 소와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접착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실런트는 비교적 에나멜층과 접착이 잘 되는 반면 덴틴층과는 잘 붙지 않는다. 때문에 접착제를 사용해 실런트의 탈락률을 낮추는 방법이 몇몇 저널들을 통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이 원장 역시 실런트 도포 전 접착제를 사용하는 한 사람이다. 그는 “저렴한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대신 접착과정을 한 번 더 거침으로써 탈락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며 “향후 제품 개발이 이루어져 접착과정이 one step으로 이루어지는 제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접착제를 사용했다고 해서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의 예후를 낳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높은 70%의 유지력을 나타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수치임에 분명하다. 나머지 30%는 접착제를 사용하고서도 탈락을 보여 향후 임상의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실런트 보험화,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이제까지 실런트 적용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우식 여부 진단에서부터 방습, 치면 세마, 접착 등 테크닉을 중심으로 전색방법을 살펴보았다. 
  사실 임상의들은 모르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Ni-Ti 파일이 급여 전환되기 전에도 낮은 수가를 감수하면서까지 파일을 사용해온 임상의들이 있었다는 걸 예로 들지 않더라도, 술식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일 것이다.

  한편 이번 실런트 보험화는 건강한 영구치 보존이라는 목적을 놓고 봤을 때 미흡한 면이 없지 않다. 낮은 수가 문제에서부터 ▲ 치료재료대 및 유지력 향상에 효과적인 러버댐, 접착제 등의 재료비가 산정되지 않았다는 점 ▲ 재정의 한계로 제2대구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 그로 인해 환자가 수가 문제로 마찰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 ▲ 탈락 또는 파절로 2년 이내 재도포 시 비용의 별도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험화가 진행된 이상, 제도를 후퇴시키는 것도 발전시키는 것도 모두 당사자인 치과의사들의 손에 달렸다. 어떤 문제든 간에 핵심을 파악하면 길이 보인다. 우리가 할 일은 한 가지다. 맡은 자리에서 구강보건 증진을 위해 애쓸 때 언젠가 막혔던 길이 제 내부를 활짝 열어보여 줄 것이다.

 

정 원장이 들려주는 실런트 Key Point

연세웰키즈치과의원 정회훈 원장

 

실런트의 술식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나 과정 하나하나가 성공 여부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 격리
치아 격리는 실런트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버댐 장착이 가장 이상적이나 러버댐이 어려운 경우 커튼롤을 이용하여 격리를 시도한다.

치면 세마
일반적으로 러버컵이나 브러시, 퍼미스를 이용하지만 좁고 복잡한 구조를 갖는 소와나 열구 내부의 이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air polishing이나 air abrasion으로 소아 및 열구 내의 이물질을 제거하기도 한다.
세마 시 버보다 날이 많고 끝이 뾰족한 레진 연마용 버나 작은 다이아몬드 포인트 또는 fissurotomy 버를 이용하여 좁은 소와나 열구의 입구를 넓혀주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때 치질이 과도하게 삭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산부식
 20-30초간 시행한 후 1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하는 것이 좋다. 산부식액이 열구 깊이 침투하도록 산부식액 도포 시 물이 나오지 않는 초음파 스케일러로 미세한 진동을 주는 방법도 있다.

건조
산부식 후  충분히 건조시켜준다. 더 확실히 건조하기 위해 에틸알콜이나 아세톤 등 휘발성 재제를 소와나 열구 내로 도포한 후 공기를 불어 건조시키기도 한다. 일부 제품의 경우 위의 성분으로 이루어진 drying agent가 따로 kit에 포함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과정이 더 추가되어 시술이 번거롭고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실런트 도포
과도한 양이 도포되어 교합력을 받을 때 파절될 수 있으므로 최소량만 적용되도록 하며 이때 전색제 내부에 기포가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현재 완전히 건조되지 않아 수분이 남아 있거나 너무 좁아서 레진전색제가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친수성인 레진 프라이머를 먼저 도포한 후 전색제를 도포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여러 연구에서 침투도는 증가되었지만 미세누출이나 유지력에는 유의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도포 상태 및 교합검사
러버댐을 제거하기 전 도포 상태를 육안과 탐침으로 기포의 유무, 매끄럽고 부드러운지 확인하고 인핸스와 같은 polishing bur로 변연부위를 부드럽게 연마한다. 레버댐 제거 후에는  특히 필러가 있는 전색제의 경우 마모가 잘 되지 않으므로 조기접촉부가 있는지 잘 확인하여 교합을 조정해준다.

정기검사
주기적으로 검사하여 전색제의 건재여부를 확인하며 탈락된 부분이 있는 경우 작은 라운드 바를 사용하여 전색제를 제거하고 법랑질은 우식과 착색이 없는 부분까지 삭제한 후 다시 전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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