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듣는 개원 체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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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듣는 개원 체험기 1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0.03.3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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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는 힘들었지만 개원 생활은 즐거워”

덴포라인은 지난 3월호부터 ‘개원 2010년을 말한다’라는 대주제 아래 개원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갓 개원을 했고 또 10여 년 개원생활을 하고 있는 주변 치과의 이야기는 개원 준비를 고려 중인 치과의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요한 원장(늘푸른치과)은 치과를 연 지 이제 막 한 달이 넘은 개원의다. 카이스트 산업공학 박사과정 중 뒤늦게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에 입학한 케이스였다.
그는 1년 정도의 개원 준비를 거쳐 개원에 뛰어들었다. 혹자는 “그 친구 겁이 없군” 하며 고개를 갸웃거웃거릴지 모른다. 그것도 유니트체어 7대를 갖춘 중형 치과라니 더 할 말이 있을까?
그러나 김 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Q. 개원은 언제 했고 두려움은 없었는가?
정확히 설날 다음날인 2월 16일에 오픈했다.
나는 치과대학에 입학한 후부터 꾸준하게 개원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개원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내가 생각해 온 치과’를 현실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사람인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먼저 일하고 싶어지는 병원, 내가 환자로서 찾아가고 싶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곧 직원과 환자의 신뢰를 얻는 길이라 생각했다. 나의 확신은 그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Q. 그렇다면 ‘원장님이 생각해온 병원’은 어떤 치과인가?
개원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병원을 원하는가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병원의 모습이 정해지면 그에 필요한 틀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나는 흔히 볼 수 있는 기본 규모의 치과보다는 전문적인 체계를 갖추고 환자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70~80평의 큰 공간을 원했다.
치과가 주는 딱딱하고 메마른 느낌을 완화시켜줄 여유롭고 아늑한 대기공간과 그 공간의 효용성을 알아봐 줄 적절한 환자층, 그리고 나와 생각을 같이 해 줄 동료로서의 직원이 그 공간을 지지할 틀이었다.
내가 원하는 병원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기까지 입지만 50여 군데 이상을 보러 다녔다.

Q. 인테리어와 장비 구입, 직원 채용은 어떻게 진행했나?
가장 먼저 진료 마인드를 결정해야 한다. 나는 ‘환자 중심의 구조’를 기본으로 보았다. 환자 중심이라는 것은 인테리어에서부터 장비, 직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우선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환자의 진료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터블 엑스레이를 구입하고 예진 체어와 엑스레이실, 상담실을 축으로 한 초진 시스템을 구상했다. ▲ 전문가로서의 자각과 서비스 마인드를 강조하여 직원을 채용했다. ▲ 직원들의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진료의 흐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진료실 내 개방형 소독실을 마련했다. ▲ 소아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독립적인 소아진료실을 마련했다. ▲ 진료실 한켠에 카페 공간을 마련해 대기시간을 배려했다.

Q. 내원 환자 수는 어느 정도인가?
대략 3~40명 정도 내원한다. 2월 16일 치과 문을 열었을 때 과연 환자가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원과 동시에 이틀 동안 홍보도우미를 동원해 칫솔 배포를 하긴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주변에 이미 성업 중인 치과가 3군데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날부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환자분들이 내원해 주셨다. 나를 믿고 진료를 맡기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은 개원의에게 가장 행복한 일이다.
나는 무엇보다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편안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 드리려 노력하고 가능한 한 자세하게 진료 과정을 설명한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구강카메라 등의 장비를 활용해 전후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환자를 배려한 매니지는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포인트다.

Q. 개원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
우스갯소리지만 개원을 두 번은 못 할 거 같다. 개원 직후 크게 몸살을 앓았을 정도로 준비하는 과정은 힘겨웠다.
그러나 치과는 참 흥미로운 곳이다. 늘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 같지만 매일 다른 환자와 예기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서 더욱 즐겁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진료를 내가 만든 공간 안에서 환자들, 진료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다.
나는 매일 잊지 않기 위해 내가 생각하는 치과의 모습을 머리에 그린다. 어딘가 아직 모자라지 않은가 더 나아져야 할 곳은 없는가? 지금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고민하고 발전할 다음 순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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