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탐방] 치아·환자·동료 간 소통과 사랑을 실천하는 핑크빛 삼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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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탐방] 치아·환자·동료 간 소통과 사랑을 실천하는 핑크빛 삼각형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0.12.13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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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

 

치아와 잇몸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블랙 트라이앵글(black triangle). 그 블랙홀 같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핑크빛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연구회가 바로 이달에 만날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회장 양홍석 ? Pink Triangle Implant institute)다.
과거와 달리 임플란트는 기능성 못지않게 심미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때문에 기능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수술일지라도 일단 심미성이 떨어지면 환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뒤따른다. 라미네이트 등 심미성형 치과치료가 주목을 모으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능성과 심미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 양홍석 회장(동수원오케이치과) 역시 임플란트 입문 시절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그가 연구회를 시작한 것도 △접근하기 쉬우면서 심미성을 만족시키는 시술을 함께 나누고 △동료들 간 소통 창구를 마련할 목적에서였다. 즉,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하에서는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의 핑크빛 삼각형―즉 치아, 환자, 동료에 대한 사랑과 철학을 살펴보기로 한다.

 

블랙홀 같은 블랙 트라이앵글, 핑크빛으로 가득 채울 방법은 없을까?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10여 년 전 양 회장이 주축이 돼 창립됐다. 당시 소규모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한 본 연구회는 내실을 기하기 위해 2010년 현재 임플란트 분야는 양 회장이, 심미?보철?교합 분야는 조경안 원장(오케이라인치과)이 전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양 회장은 임플란트가 대중화되기 전에 공부를 시작했다. 임플란트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만큼 세미나나 스터디 그룹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시만 해도 세미나가 지금처럼 ‘홍수’ 시대는 아니었으니 그 답답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술 케이스가 쌓일 때마다 고민거리도 늘어났다. 가장 큰 고민은 “블랙 트라이앵글을 어떻게 하면 핑크빛으로 채울 수 있을까?”였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모임의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까지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가 배출한 수료생은 150여 명 수준. 그 중 후속모임 성격인 post 모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대략 20~30여 명 정도로 압축된다.
혹자는 창립 연도에 비해 연수생 수가 적은 게 아니냐고 고개를 갸웃할지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단순히 연구회의 양적 팽창에 집중하기보다 질적 성과, 즉 회원들의 실력 향상과 소통에 집중한 반증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세 사람 중 한 명은 스승이다”
혼자 앓아봐야 문제만 더 키워, 소통의 중요성 역설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소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자신이 경험한 바를 솔직하게 오픈해 공유하고자 하는 환경이 연구회 기저에 조성돼 있다는 뜻이다. 연구회의 창립 동기 역시 큰 테두리에서 보면 바로 이 소통으로 수렴된다.
이와 관련해 양 회장은 “수술을 하다 보면 결과가 매번 좋을 수만은 없다. 어려움도 있고 안 되는 부분도 경험한다”고 입을 연 뒤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혼자 하면 끙끙 앓다가 다시 시행착오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모임이 있는 거고, 스터디 그룹이 있는 거겠죠.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모두의 문제인지 솔직하게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방향과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어요.”
양 회장은 “후배들보다 경험이 많다 보니 실패도 후유증도 더 많이 겪었다”며 “그래서 후배들은 나와 같은 경험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 지름길을 가르쳐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10년 넘게 임플란트 수술을 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다”고 자세를 낮춘 뒤 “때로는 동료로부터, 때로는 후배로부터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다”고 말해 임상의로서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직도 고난위도 술식을 전시하십니까?”
임상의에게 필요한 ‘쉽고 안전하게’ 접근하는 술식 전수

그런데 소통에 전제되어야 할 항목이 바로 ‘오픈 마인드와 공유’다. 사실 누구든 실패를 드러내는 것은 반갑지 않다. 더욱이 자신이 한 ‘수술’에 대한 실패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양 회장을 비롯한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속담에서와 같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로 생각한다.
양 회장은 “실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패를 가져온 원인이 중요하다”며 “그 원인에 대해 자유로운 토의 및 토론을 거쳐 해결책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패가 있었다면 성공도 있을 터. 이에 대해 양 회장은 “고난위도 테크닉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수되기 어렵다. 오히려 때때로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말한 뒤 많은 임상의들의 속내를 대변했다.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가 ‘쉽고 안전한’ 술식 전수에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 회장은 “일단 해당 케이스에서 할 수 있는 가능한 한 모든 치료방법들을 이야기한다”며 “그 후 ‘쉽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평균 수준의 술식과 노하우를 전수한다”고 밝혔다.

Post 모임 통해 20여 명 꾸준히 교류, 2011년엔 심포지엄도 계획
여타 연구회에 비해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post 모임을 활발히 운영한다. 20여 명의 핵심 회원들이 월 1회 모여 케이스 발표 위주로 진행되는 post 모임은 형식적인 모임을 탈피하고 회원들 간 오픈 마인드와 공유를 통해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이라 할 수 있다.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석곤 임상교수(을지병원)는 “임상에서 이렇게 활발한 스터디가 이루어지는 그룹이 또 있을까” 반문하면서 “치과의사로서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를 몸소 가르쳐주는 연구회”라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연수회가 끝나면 학연, 지연 등이 없을 경우 소속감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그에 반해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동료의식이 강해 케이스 문의뿐 아니라 실패 환자를 리퍼 보내는 등의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고 경험담을 풀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자유스러움은 post 모임의 성격과 분위기를 반증하는 예가 될 것이다.

한편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내년 봄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양 회장은 “2009년 심포지엄을 열었다. 당시 200여 명이 참석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한 뒤 “아직까지 힘에 부치긴 하지만 내년부터 2년마다 정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오는 2012년경에는 해외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게 될 경우 이제까지 연구회가 10여 년 동안 조용히 쌓아온 임상 자료와 노하우, 그 공유 방식에 새로운 불씨가 보태지면서 향후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거인씨앤아이 02-334-2815

Mini Interview | 을지병원 김석곤 임상교수

“임플란트의 0부터 100을 전수해준 핑크, 고마워!”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를 통해 임플란트의 0에서부터 100까지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석곤 임상교수(을지병원)는 2006년 공중보건의 시절 우연히 양홍석 회장의 강의를 접한 뒤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에 몸담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임플란트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김 교수는 틈만 나면 발품을 팔아 여러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러나 생각처럼 임플란트의 맥이 잘 잡히지 않았다고 회상한 그는 “양 회장님과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를 만난 후 비로소 다른 세미나를 통해 얻은 온갖 지식들이 정리가 됐다”며 큰 스승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본 연구회의 가장 큰 장점을 ‘오픈 마인드’와 ‘포용력을 기반으로 한 동반자적 인식’에서 찾았다. 세미나 코스 종료 후 꾸준하게 post 모임에 참여해 학구열을 불태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저는 양 회장님과 연배 차이도 나고 학연, 지연으로 연결되지도 않았어요. 핑크 트라이앵글 연구회는 바로 그 모든 걸 떠나 포용력을 기반으로 한 동반자적 인식 아래 모임을 이끌어가죠. 실수를 인정하고 실수를 공유하는 분위기도 상당히 신선했어요. 솔직히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은 어느 누구도 쉽지 않아요. 그런데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같은 실수를 후배들이 반복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실수를 오픈해요. 그 철학이 젊은 저에게 뭔가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켰어요. 한마디로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는 지식 전달뿐 아니라 동료의식, 동반자 의식이 강한 모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잘 된 케이스를 전시하는(?)’ 디렉터 중심의 세미나를 지양하는 것도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의 특징 중 하나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고난위 술식이 구사된 증례를 보면 감탄과 동시에 내가 저런 걸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본 연구회는 ‘보통’ 수준의 테크닉을 제시해 임플란트 입문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교수가 양 회장과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에 가지는 애틋함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치과의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바른 길로 안내해준 핑크트라이앵글연구회에 고마움을 전하며 자신 역시 “후배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후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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