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측 구치부 수복 시 일어나는 수직적, 수평적인 악위 변화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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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 구치부 수복 시 일어나는 수직적, 수평적인 악위 변화에 대한 소고(小考)
  • 덴포라인
  • 승인 2011.03.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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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원장
현, 용인치과의원 원장
조경안교합연구회 정회원 및 Faculty
핑크트라이앵글 임플란트 연구회 정회원 및 Faculty
 B.P.S (Biofunctional Prosthetic System) Esthetic Harmony(공저)치과의사들을 포함한 치과위생사 그리고 치과기공사들은 매일매일 치과 또는 치과기공실에서 단일치 및 연속된 두세 개 치아의 교합면 수복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이런 일상적이고 간단해 보이는 치아수복 과정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고, 또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수년 동안 통법대로 반복되며 수복되어져 왔다.
그러나 사람의 악구강계는 기계나 강체가 아니다. 공중에 떠 있는 모빌처럼 저작근육들에 매달린 하악골을 상상해 보자. 
여러 개의 저작근육들, 딱딱한 강체가 아닌 활처럼 휠 수 있는 하악골, 쉽게 위치가 변할 수 있는 과두, 유연한 관절강으로 구성된 악구강계가 있다. 그 안에 치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치과치료과정 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직적, 수평적 교합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치과치료는 기본적으로 악위의 안정을 통한 개개치아와 전체치열의 생역학적 교합안정(bio-functional occlusal stabilization)을 전제 조건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악관절 이상이 있거나 심한 부조화를 보이는 교합평면을 가진 환자, 수직고경의 감소가 보이는 환자 혹은 치아의 상실을 가진 환자를 쉽게 생각하고 만만하게 치료에 임하는 치과의사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치과의사가 치료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떤 치아의 한 부위를 삭제하거나 건드리기만 해도 마치 모래탑의 어느 한 부위를 건드려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기 쉽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생리적 교합을 수복해주지 못했을 때의 위해함을 이미 알고 있고, 또 이런 치료들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환자 개개인의 차가 있어 여러 가지 것들을 치료에 반영해야 된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교합적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닌 평범해 보이는 교합형태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어떨까?  치료 전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은 잠재적 교합환자가 치료 중 또는 수복 후 교합변화에 따른 불편감을 호소하였을 경우는 어떻게 통제하고 대처할 것인가?
아는 만큼 보이고, 실패케이스에서 스승을 만난다는 말이 있다.
치료 도중 일어날 수 있는 교합변화와 악위의 미세한 변화를 단지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치과의사는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알면서도 그저 ‘불편하지 않으면 됐어’ 하는 생각으로 무시하고 진료에 임하고 있진 않을까?
치과의사가 치료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수직적 악위가 낮아지는 쪽으로 보철물이 수복되지는 않았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악관절에 잠재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혹은 만성 상태였는데 치과치료 도중 급성상태로 바뀐다든가, 실제로 악관절증이 나타나서 수복물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다든가, 만들어진 수복물이 턱없이 높게 물린다고 호소하거나, 작아진 임상치관장을 가진 수복물로 당황한 적은 없었는가?
환자가 물리는 게 이상하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수복물보다는 악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겪은 적은 없는가?
아직 이런 경험이 없다면 운이 좋은 건가, 환자가 좋은 건가, 실력이 좋은 건가?

증례를 통해 살펴본 편측 구치부 수복 시 일어나는 수직적, 수평적인 악위 변화
본 증례는 치료 시작 전 주목할 만한 교합적 문제나 치아상실부가 없었으며, 치료과정 동안 그리고 수복 후에도 별다른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은 증례이다.
그런데 치아를 삭제한 후 구강 내에서 임시치아를 제작하고 인상을 뜨는 과정에서 그림 1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제1대구치에 임시치아를 장착하고 제2대구치를 삭제할 땐 나타나지 않았던 교합점이 제1대구치 임시치아를 제거하고 교합지를 물렸을 때 확연히 나타났다(그림 2).
찍혔던 교합점을 포함하여 삭제량이 부족해 보이는 부위를 추가적으로 삭제하여도 반복적으로 다시 교합점이 나타났다(그림 3~4). 그런데 다시 제1대구치에 임시치아를 장착하고 교합체크를 했을 땐 제2대구치에 교합점이 찍히지 않았다(그림 5).

그림 1.
그림 3.
그림 5.
이 그림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인접치 임시치아를 넣고 뺄 때마다 미세하지만 교합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개의 연속된 치아를 삭제할 때 전방치아의 교합지지가 없다면 후방치아의 삭제량이 필요 이상으로 진행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 증례를 가지고 연속한 편측 하악 구치 2개를 수복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미세한 수직적, 수평적 변화를 찾아나가 보고 악구강계의 유기적 변화에 대해 소고(小考)해 보고자 한다.

본 증례는 기존 수복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해 보이는 일상적인 보철 수복과정에서도 미세하고 작은 교합변화를 느껴보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또한 위해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생리적인 수복물을 제작하는 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는 가장 우수한 교합기는 환자 본인의 악구강이라 생각한다. 이 증례에서는 기공실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교합기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 본인의 악구강을 임시치아제작과 바이트채득에 이용하였다.
치아삭제 시 나타나는 구치부 지지 상실, 저작근 수축의 차이, 하악골의 변형정도, 그리고 악관절의 위치변화 등으로 수직고경의 감소와 수평적 악위 변화가 수시로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주목하여 수복 후 최소한의 교합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 보았다.
미세한 교합변화를 느끼기 위해 교합기에 의존하지 않고 구강 내에서 좌우측 밸런스를 잡으면서 연속된 두 개의 치아의 수복을 단일치 수복처럼 순차적으로 회복하는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수복하려는 치아가 치료 전부터 조기접촉이나 간섭이 있었다면 수복 후에는 이를 개선하고, 또 전치열의 균등교합이 이루어지면서 하악운동 시 원활한 생리적 교합을 이룰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증례로 돌아가서 하악 우측 제1대구치는 아말감의 탈락으로 내부우식과 교합면치질 부분파절이 있었고 얼마 전 타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의도했었는지 일부 교합면 삭제가 이루어진 상태였다(초진 파노라마, 초진 치근단 사진).
본 의원 내원 당시 제2대구치의 동통으로 해당치아만 먼저 신경치료 후 수복계획을 논의하였고 치료도중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의 수복을 원하게 되어 제1대구치의 추가적인 신경치료를 시행하였다(치근단 사진 1).
결과적으로 편측 제1대구치, 제2대구치 지대치 형성을 하게 된다면 앞서 말한 최후방부 치아의 교합지지 상실 케이스가 된다(그림 6).

연속된 2개 혹은 3개치아의 교합지지 상실은 잠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하악 제2대구치를 동시 수복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복 공간의 협소화나 원래 가지고 있던 임상적 치관의 크기가 줄어들어 수복물을 만들어놓고 보니 작아지는 경우를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비슷한 예로 기존의 최후방 브릿지를 제거하고 다시 브릿지로 수복하거나 최후방 치아를 발거하고 임플란트로 수복하는 경우에도 수복개념이 딱히 다를 바가 없다.
일단 최후방 교합지지가 없어지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교합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주 건강한 악관절의 소유자면서 저작근육의 길이변화도 없고, 다른 잔존치아가 마치 덴티폼에 박혀 있는 치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편측 치아를 다 발거하더라도 교합지지에 문제가 없다면 그 변화량은 최소가 되겠지만, 이 역시도 악구강계가 교합기처럼 강체라는 걸 전제로 한 생각일 뿐이다.
많은 임상가들이 교합기를 필요로 하고 보철물 제작 시에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교합기는 교합기의 역할이 있을 뿐 인간의 악구강계를 완벽히 대체할 순 없다.
특히 최후방치아가 담당하는 악관절지지 역할의 중요성을 주목해본다면 후방치아부터 하나씩, 두 개씩 치료하는 편측 유리단 수복은 이와 같은 수직적, 수평적 변화가 분명히 있다는 걸 전제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다시 증례로 돌아가서, 일반적인 경우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의 동시수복과정은 신경치료 후 코어형성까지 마친 후 두 치아를 동시에 인상채득하여 마무리한다.
여기에서 주목하는 한 가지는 최후방치아를 삭제한 후 발생할 수 있는  interarch-clearance의 양의 감소이다. 삭제하는 치아의 수가 늘어갈수록 변화량은 커질 수 있고 수복 시 교합오차를 유발하기 쉬워진다.
또 한 가지는 바이트 체득 시 사용되는 인상법에 따라 오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wax bite로 교합을 인기했는지, mush bite로 교합을 인기했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가지며, 가능한 한 힘에 의해 인상을 채득하기보단 mush형태의 교합인기가 더 오차를 줄일 수 있겠다.
본 증례가 비록 유리단이 길지 않다고 해도 한두 개 치아 사이에서도 미세한 교합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주목하여 기존 수복과정을 달리해보았다.

그림 7.
그림 9.
그림 11.
그림 13.
먼저 제2대구치는 교합면 삭제가 이루어진 상태로 제1대구치만 구강 내에서 임시치아를 제작한다(그림7~8). 이때 중요한것 은 좌우 교합밸런스를 어떻게 잡을 것이냐이다. 필자는 구강 내를 환자 고유의 교합기라 간주하고, 최대한 muscle의 deprograming을 유도한 후 전방치열에 Leaf gauge를 물리는 방법으로 좌우 벨러스를 조절한다(그림 9). 제1대구치의 임시치아와 다른 잔존치아 간의 최대 균등교합을 찾아내고, 측전방운동 시 위해한 부분들을 교합조정한다.
다음 단계로 제2대구치의 임시치아를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제작한다(그림 10). 일단 교합조정이 완료된 후 몇 주간 임시치아를 사용하도록 하고 교합점이 안정된 위치에서 반복되는가를 확인한다.
좀더 광범위한 수복의 경우에는 인상(최종단계와 동일한 러버인상)을 채득해서 Provisional Cr로 교환후 비교적 장기간( 3~6개월 정도) 악관절의 안정과 교합적 안정이 이루어졌는지 평가 후 본 최종수복물로 이행하는 걸 추천한다.
본 증례는 특이한 교합적 문제나 악관절증을 호소하지 않은 경우였기 때문에 2개월가량의 임시치아 장착 후 교합점의 안정이 확인된 다음 수복으로 이행하였다(최종 수복물은 empress e.max cr으로 계획하였다).
인상채득 시 제2대구치의 임시치아만 제거하고 단일치 인상을 채득하였다. 최후방구치의 임시치아를 남겨 놓음으로써 악위의 저하를 최소화하고 그동안 개선시켜 놓았던 교합상태를 최대한 이용하였다.
Provisional cr에서 유지되었던 교합점들을 기공의뢰서에 표기하여 최종수복물에 반영함으로써 수복 후 발생할 수 있는 교합적 변화를 최소화하였다(그림 11).
제1대구치 싱글크라운을 장착한 후 제2대구치의 교합면 삭제가 충분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단일치 인상을 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시행한다(그림 12).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 각각의 수복물을 장착하고 1주, 1달 교합점검을 시행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동일한 교합점이 유지되는 게 확인되면 영구합착을 시행한다(그림 13~14, , 치근단 사진 1~2)

초진 치근단 사진
최종파노라마 사진
치근단 사진1.
치근단사진2.
결론
비록 소수치아의 수복경우지만 임시치아를 착탈하는 순간에도 교합적 변화는 미세하나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본 증례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점을 염두해두고 우리 치과의사는 교합변화량이 생리적 범주에 들 수 있도록 매 치료 과정마다 치료의 의미와 작업의 신중함을 잃지 않아야겠다.
본문에 소개한 방법을 소수치아 수복의 경우에 일상적으로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악관절증이 있거나 광범위한 수복치료 경우 또는 편측 유리단 수복 경우 등 교합변화가 예상되는 또 다른 수복 경우에 응용해 보길 추천한다.
소수치아든 다수치아든 상관없이 치과 수복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교합변화량이 악구강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생리적인 범주 내에서 일어나도록 교합의 역학적인 면들과 해부학적인 요소들을 숙지하여 치료에 임하는 게 우리 치과의사들의 사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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