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합에서의 나비효과 치과치료 시 악구강계뿐 아니라 근신경계도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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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합에서의 나비효과 치과치료 시 악구강계뿐 아니라 근신경계도 고려하자
  • 덴포라인
  • 승인 2011.08.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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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합임상

널리 알려진 것처럼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개 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즉, 오늘 서울에서 공기를 살랑이게 한 나비의 날개 짓이 다음달 북경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수 있다는 기상 이론인 것이다.
치과치료 역시 나비효과와 유사하다. 아무리 간단한 수복치료라 할지라도 적절하게 수복되지 못한다면 미미한 교합의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악화되는 일련의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잘못된 수복치료, 구강을 넘어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환자가 우측에 인레이 하나를 했는데 불편감이 생긴 경우를 상상해 보자. 환자는 무의식 중 우측 저작의 불편감 때문에 좌측으로의 편측 저작이 고착화된다. 지속된 좌측 편측저작으로 인해 좌측 치아들은 마모 및 경사이동을 하게 되며 압하된다.
그 결과 좌측 교합고경은 낮아지고 연결된 하악과두, 관절와와 관절원판은 압력에 반응하여 골흡수와 형태 변화를 시작한다. 하악과두는 후상외방으로 회전 이동하면서 클릭음, 염발음, 개구장애 등이 발생되며 하악지는 짧아지면서 하악 전체가 좌측으로 돌아간다. 연관된 좌측 저작근과 길항근들은 근 긴장이 지속되면서 자발통이 발현되기도 하며 혀의 습관적인 위치도 좌측으로 쏠리게 된다.
또한 좌측 표정근의 긴장으로 안모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아랫입술이 올라가고 눈은 작아지면서 눈섭은 쳐진다.게다가 비중격의 만곡이 좌측으로 치우치고 귀의 높이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즉, 얼굴의 좌측면이 수축된 것처럼 보인다. 머리는 좌측으로 기울고 좌측 어깨가 쳐지는 등의 자세의 변화도 목격된다. 또한 두통, 어깨결림, 요통, 손발저림 등의 전신증상이 주로 좌측에서 발생한다.
비록 극단의 예시일지라도, 이처럼 조그마한 수복치료가 개별치아를 넘어 악구강계로 전달되고 더 나아가 전신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해 두는 것이 좋겠다.

수복치료 후 교합의 불편을 호소한 환자의 증례
과거에 앞니와 어금니를 수복치료를 했던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의 주요 불평은 구치부 수복물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과 앞니가 부딪힌다는 것이었다.
좌측을 먼저 보철했을 때는 잘 맞았으나 2년이 지나 우측을 하고 난 후 좌측 끝부분이 틀어지면서 잘 안 맞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좌측의 편두통이 심해져서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 증례도 그 시작점은 불분명하지만 앞서 설명한 교합적인 나비효과가 심화된 경우로 여겨진다.
처음 내원 시 안모사진과 방사선 사진을 살펴보자. 안모사진에서는 아래턱이 좌측으로 조금 치우치며 입꼬리가 상방으로 들려 있는 듯이 보인다(그림1). 파노라마에서는 좌우측 과두가 후상방으로 편위되어 있다(그림2). 저작 시 좌측 악관절의 통증이 있고 좌측 교근이나 측두근의 촉진시에 통증이 나타난다. 우측 교근 부위도 촉진시 약간의 통증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환자는 현재 좌측으로 편측 저작습관이 있고 정복성 관절원판 변위의 악관절증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1
그림2

과긴장된 저작근들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완하하기 위해 교합안정장치와 근육마사지요법을 병행하기로 했다.
우선 교합안정장치를 제작하기 위해 중심위를 채득해야 한다. 하악의 중심위를 찾는 방법들 중고딕아치를 이용하여 중심위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추적해가는 것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게 느끼고 있다(그림3).
중심위를 채득하면서 우측 최후방구치의 조기접촉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4~5). 이 조기접촉으로 인해 우측 과두는 전내하방으로, 좌측 과두는 후외상방으로 변위되어 하악은 전체적으로 좌측으로 편위되는 고초를 겪었다(그림6).

채득된 중심위에서 제작된 교합안정장치를 2개월 정도 장착하면서 근육 마사지 요법을 병행했다(그림7).
하악이 중심위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측방운동 시 조기접촉이 사라지면 과긴장된 저작근이나 길항근들은 서서히 이완되어 통증이나 불편감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교합이 중심위에서 안정되면서 더 이상의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어지면 임시치아를 제작하여 중위심 교합을 구성하기 시작한다.
그림7

과거에 수복되었던 금관들은 교두가 거의 없는 무교두 치아와 비슷하다(그림 8). 무교두 치아는 저작 시 접촉면이 넓어 음식물이 잘 씹어질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딘 칼을 쓰는 것처럼 음식물의 절단에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이 힘은 고스란히 저작근의 피로로 이어지고 치아에도 외상성 교합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금관을 만들 수밖에 없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전치나 견치의 과잉 마모로 인해 정상적인 전측방유도가 부실해지고 그에 따라서 저작 유형은 수직적인 운동에서 수평적인 운동으로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평적인 저작유형으로 인해 수복물은 정상적인 교두형태를 부여해준다 하더라도 측방운동 시에 모두 간섭으로 작용될 수 있다.
환자가 자꾸 걸린다고 하거나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여 갈아주다 보면 어느새 교합면은 편평해져 버린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수복물은 정상 교합면 형태를 부여해주는 것 이외에도 측방운동로를 새로이 확립해서 저작유형을 좀더 수직적으로 변경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림8

교합기에 모델을 장착하고 스피와 윌슨커브에 맞춰 임시치아를 제작한다(그림9). 임시치아 제작시 교합면의 형태를 개선시켜 저작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그림10). 더불어 측방유도 경사각을변경하여 저작유형의 개선을 도모할 것이다(그림11).

모델상에서 임시치아의 제작이 끝나면 구강 내에서 예전의 보철물들을 일률적으로 제거하고 1차적인 치아삭제를 한 후 임시치아를 장착한다. 임시치아의 조정은 하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후좌우의 수평을 유지할 수 있는 4점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고 개개의 치아가 안정할 수 있도록 한다(그림 12).
그림12

중심위 교합조정이 완료된 후 측방유도를 확인한다. 측방유도는 견치의 마모로 제1소구치 부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견치유도를 위해 임시치아를 조정하기 시작하면 저작유형을 개선하기 힘들다(그림13). 따라서 견치 설면에 광중합 레진을 쌓아 올려 부족한 견치유도를 회복한다. 견치유도는 구치의 즉시이개를 목표로 조정하고 견치 유도각을 환자가 적응하는 상태에 따라 조금씩 조정해 준다(그림14).
그림13

그림14

중심위 교합이 안정되고 견치유도각이 확립될 때까지 대략 5개월의 임시치아 기간이 흘렀다. 하악의 저작유형도 과거의수평적인 형태에서 좀더 수직적인 형태로 적응하였다(그림15). 악관절의 변화도 흥미롭다. 초진 시에 관절와내의 후상방에 위치하던 하악과두는 전상방으로 이동하여 안정되었다(그림16).
그림15

그림16

과두가 관절와 내에서 안정되고 저작근의 근긴장이 더이상 없어 환자가 편안하다면 이제 최종 보철물을 제작해야 한다. 치아를 최종 삭제하여 인상을 채득하고 고딕아치를 이용하여 안정된 중심위를 채득한다(그림17).
그림17

석고모델을 교합기에 장착하고 최종 왁스업을 시행한다. 왁스업은 자연치의 형태를 유사하게 재현하도록 노력하여 저작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그림18).
그림18

최종 수복물이 완성되었다. 이전 수복물과 비교하여 디자인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주목해 보자(그림19). 제작된 최종 보철물을 환자의 입안에 끼우고 교합조정을 시행한다. 교합조정전 교합지가 잘 찍히도록 금관의 교합면에 미세한 입자로 된 샌드블라스트로 처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금관을 임시합착할 때도 샌드블라스트로 처리해놓으면 교합조정 시 놓친 조기접촉을 다음 내원 시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특히 교합조정 시 하악의 중심위를 잘 유지하는 방향으로 시행하고 개개의 치아의 안정에도 신경써서 가능한 많은 교합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그림20).
측방운동 시에는 임시치아기간 동안 확보한 견치유도각에 따라 구치의 즉시이개가 일어날 수 있도록 조정한다(그림21).


최종 보철물을 끼운지 5개월이 지난 후의 모습이다(그림22). 과두는 관절와에서 안정되어 있고 환자의 불편사항은 없었다(그림23). 이후 지속적인 검진과 관리를 통해 예후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림22

그림23

 


이 번 증례는 환자의 조그마한 교합적인 오차가 점점 증폭되어 악구강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경우라 생각된다. 이 교합에 대한 나비효과는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과거에 이미 시작된 것일 수도 있고, 환자가 의심하듯 치과의사의 수복치료가 시작된 후 어느 한 시점에서 발생되었을 수도 있다.
그 전후 관계가 명확하지는 않을지라도, 치과에서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수복치료는 환자의 교합상태를 한순간 급변시키기 때문에 종종 잠재된 문제가 갑자기 발현될 수 있다.
만일 이런 상황에놓이게 되면 우리의 처지는 곤란해지고 환자와의 신뢰는 깨지기 마련이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보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처럼 까마귀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 책임은 전적으로 까마귀의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또한 치아에만 국한된 우리의 시야를 좀더 넓혀서 악구강계를 예의주시하고 더 나아가 전체적인 근신경계를 고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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