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1 ㅣ 치과용 메탈을 재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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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1 ㅣ 치과용 메탈을 재조명하다
  • 신용숙 기자
  • 승인 2012.01.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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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올세라믹 시장 확대 예상

 

지난 8월은 베릴륨 사태로 치과계 안팎이 시끄러웠다. 2009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 메탈에 포함된 베릴륨의 함량을 0.02%로 낮추고 유통되던 베릴륨 메탈을 수입금지시켰을 때 기공계가 맞은 직격탄보다 더 큰 파장이었다. 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기공계뿐 아니라 치과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중의 사건이었다.
물론 여러 정치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수입금지된 발암물질인 베릴륨 메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치과계와 기공계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잃은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한 시점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덴포라인은 2009년 8월호와 2010년 제로 12월호에서 베릴륨 메탈의 유해성과 메탈시장의 현황을 중심으로 기획특집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10월호에서는 치과용 메탈의 종류와 사용 시 주의사항 등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가 염두해두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본 뒤 향후 메탈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본다.

치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니켈-크롬계 합금
합금은 오랫동안 치과용 수복재료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모든 점에서 이상적인 합금은 없다.
합금은 무엇보다 생체친화성이 우수해야 한다. 또 장기간 적절한 기능과 구조적인 내구성을 갖기 위해 물리적?기계적 성질을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즉, 보철물의 일차적인 목적-기능의 회복, 심미성의 향상 또는 교합의 유지 등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체친화성 △부식 저항성 △변색 저항성 △주조용 합금 내 알레르기 유발성 △심미성 △도재와 비슷한 열팽창률 △응고수축에 대한 보상 △강도 △주조성 △도재와의 결합성 △경제성

비귀금속 합금 즉, 메탈은 금, 은, 플래티넘, 팔라듐을 포함하지 않은 합금을 의미한다. 비귀금속 합금은 다른 금속-세라믹 보철용 합금과 비교했을 때 일반적으로 높은 경도와 탄성계수를 갖으며 높은 온도에서 처짐 저항성이 더 크다. 그러나 금-팔라듐 또는 팔라듐-은 합금보다 주조와 전납착 시 어려움을 동반한다.

 

치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귀금속 합금은 니켈 크롬계와 코발트 크롬계 합금이다. 그 중에서도 니켈 크롬계 합금은 조작이 쉽고 부식저항성이 우수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귀금속 합금을 니켈-크롬-코발트 합금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니켈, 코발트, 크롬, 및 수은 등의 금속은 지연형 과민증이 있는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니켈이 가장 위험한 편이다.
한편, 티타늄 합금의 경우 생체친화성이 우수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가공과정이 까다로워 대중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베릴륨은 1~2%의 농도로 니켈-크롬 합금에 첨가하여 합금의 주조성을 향상시키고 용해 온도 범위를 낮추는 데 사용된다. 또한 도재와의 결합력을 증진시키고 과도한 산화막을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베릴륨은 발암물질의 하나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7월 수입금지조치를 내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켈-크롬-베릴륨 합금은 베릴륨의 독성 유발 가능성과 니켈의 알러지 유발 가능성에도 인기를 유지해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니켈은 크롬과 결합하여 부식저항성이 높은 합금을 만든다.
둘째, 니켈-크롬 합금은 그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성공률도 높아 대중화되어 왔다.
셋째, 니켈-크롬 합금과 니켈-크롬-베릴륨 합금은 귀금속 합금과 비교해 비교적 값이 싸다.
넷째, 베릴륨은 독성 금속이긴 하지만 증기형태에서 그 위험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환자에게는 피해가 거의 없다.
다섯째, 니켈 합금은 높은 탄성계수와 높은 경도, 적당히 높은 연성을 가진다.

기공사들은 베릴륨과 니켈 분진, 베릴륨 증기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적절한 배기나 필터 시스템이 없는 장소에서는 그 위험도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접촉성 피부염에서부터 치명적일 수 있는 심한 폐렴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난다. 더 중요한 것은 수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재료를 연마할 때에도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기공소에서는  환기와 배기 시설을 철저하게 갖춰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기공사들 중 일부에서는 베릴륨 등에 대한 유해성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10년차 기공사는 “이제까지 잘 사용해왔는데 별 일 있겠느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은 제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 뒤 “기공계 전체가 공감하는 분위기 형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이 같은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속적인 홍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니켈 알레르기, 환자의 구강 건강을 위협한다.

 

니켈은 금관, 고정성?가철성 국소의치와 교정장치, 근관파일 등에 사용되는 합금의 한 성분이다.
니켈계 합금은 오랫동안 사용돼 왔지만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가장 높아, 민감한 사람에게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베릴륨이 기공사들에게 위험한 발암물질이라면 니켈은 환자에게 위험하다. 니켈을 함유한 메탈 보철물의 경우 보철물 부위 및 주위 구강 점막에 발적, 종착, 소양, 동통, 작열감, 및 궤양,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생체적합성 논쟁이 꾸준하게 이어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니켈 알레르기는 보철물 장착 후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며칠에서부터 수십 년에 이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유럽의 일부 나라에서는 배릴륨뿐 아니라 니켈의 사용도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치과의사들은 임상에서 환자 병력을 조사해 면역학적 고려를 충분히 검토해야 니켈 알레르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니켈 크롬에서 코발트 크롬으로 이동하는 메탈 시장
최근에는 이 같은 니켈 알레르기로 인해 코발트 크롬계에 대한 메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그 수요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메탈 수입 업체에서도 기존의 니켈 크롬 외에 코발트 크롬 메탈을 수입해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다.
사실 니켈 크롬에 비해 코발트 크롬은 주조가 까다롭고 산화막이 과도하게 형성된다. 베릴륨과 니켈이 모두 빠진 메탈을 기공사들이 꺼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발트는 강도가 강하고 내열성, 내산화성, 내식성, 내마모성, 기계적 성질 등이 우수한 원소다. 니켈에 비해 주조와 다루기가 까다롭지만 우수한 강도와 생체친화성 등으로 치과 영역에서는 코발트 크롬을 파샬덴쳐용으로 사용해왔다.

코발트 크롬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부각된 것은 최근 불거진 베릴륨 사태에서 찾을 수 있다. 베릴륨에 대해, 메탈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치과의사들은 거래하는 기공소에 연락해 사용하는 메탈의 종류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취급 업체에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한 원장은 “환자용 포스터를 만들어 생체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다”며 “관심이 아예 없었는데 인체를 다루는 의료인으로서 알고 있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치과의 경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업체들 역시 홍보용 포스터를 만들거나 인증서 등을 발행해 생체친화적인 메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나타난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베릴륨 사태에서 파생된 것은 아닌 듯하다. 웰빙바람으을 타고 생체친화적인 재료가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물론 코발트 크롬이 가장 우수한 재료는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모든 메탈은 몸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주조가 어렵고 다루기가 까다로운 코발트 크롬 메탈의 단점을 보완해 최근에는 주조 없이 캐드캠으로 가공하는 귀금속 대체 합금인 Innovium이 출시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가고 있다.

재료에 따른 생체친화성 정도

베릴륨 니켈 크롬 > 니켈 크롬 > 코발트 크롬 > 금 > 지르코니아

-베릴륨 니켈 크롬 : 발암물질인 베릴륨이 함유돼 장기간 흡입할 경우 몸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해 국내에서는 2009년 7월부터 사용금지된 메탈
-니켈 크롬 : 니켈 이온이 몸속에 축적돼 알레르기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부식의 우려 있음
-코발트 크롬 : 니켈보다는 이온화 정도가 낮지만 몸에 좋지 않으며 부식의 우려 있음
-지르코니아 :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금속과 비슷한 물성을 가지면서 부식되지 않고 생체친화성이 우수하나, 강도가 너무 강함

메탈 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 과연 1인자는 누가?
현재 메탈 시장은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릴륨 메탈이 수입금지되면서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제품들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물론 암암리에 유통되는 베릴륨 메탈로 인해 시장이 혼란기를 겪고 있기는 하다. 베릴륨 메탈 수입금지 조치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고 메탈이 남아있다는 것은 판매업체와 관리감독기관의 책임과 역할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정리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다 보니 업체마다 메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메탈 시장은 이제까지 베릴륨이 문제였다”며 말한 뒤 “지금부터는 니켈이냐 코발트냐 즉, 보다 생체친화적인 메탈이 주목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메탈 시장은 10여 개가 넘는 업체들이 시장 장악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H사의 입지가 사라지면서 많은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가격경쟁, 과열경쟁 등으로 인해 시장이 혼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탈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득을 본 영역이 있다면 올세라믹 시장일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금값 상승으로 메탈의 수요가 증가하긴 했지만 지르코니아 역시 득을 봤다”며 “최근 불거진 베릴륨 사태로 인해 그  수요는 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발트 크롬이 생체친화적이라고는 하지만 이 역시 금속”이라고 말한 뒤 “모든 금속은 몸에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금속에 대한 논쟁이 심해질수록 올세라믹 시장의 발전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향후 올세라믹 시장의 급변을 전망했다. 

몸에 이로운 합금은 없다, 올세라믹 시장 급부상 예상
그렇다면 향후 메탈 시장은, 그리고 보철물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금값 상승으로 인해 주춤했던 메탈 시장이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그 후 메탈 시장은 베릴륨 사태로 일대 전환기를 맞이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보철물 시장에서 메탈은 60%를 차지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메탈 시장이 더 이상 확대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한다. 금값 상승이 메탈 시장을 키우긴 했지만 지르코니아로 대표되는 올세라믹 시장이 점차 세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베릴륨 메탈이 수입금지됐을 당시에도 올세라믹 시장은 증가 추세를 나타낸 바 있다.
올세라믹 시장은 2년 전만 해도 시장의 10%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캐드캠의 급속한 보급과 심미성에 대한 요구, 생체친화성 등으로 2011년 현재 올세라믹은 보철물 시장에서 당당히 20%를 차지하고 있다. 혹자는 올세라믹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라고 점치기도 한다.

이제 문제는 베릴륨이냐 니켈이냐 코발트냐가 아니다. 생체친화적이냐 심미적이냐가 보철물의 화두가 될 것이고 그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향후 치과계는 메탈이냐 비메탈이냐로 양분되면서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체 관계자가 전망했듯 치과계는 이제 올세라믹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을 대체할 정도의 우수한 물성과 생체친화성을 가진 지르코니아의 관심은 캐드캠 등 관련 장비들의 발전을 불러올 것이다.
특히 유디치과 사태로 임플란트 수가가 공개되면서 치과계는 사후관리가 까다로운 임플란트 수술보다 지르코니아로 대표되는 고급보철물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르코니아가 해답은 아니다. 과도한 강도로 인해 대합치의 마모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은 레진의 발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분자 화합물인 레진은 꾸준한 발달을 거듭해온 재료로 변색과 마모율을 해결한다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조명받게 될 것이다.
재료의 발달은 치의학을 발전을 가져온다. 변색과 마모율을 해결한 레진, 줄기세포 등 획기적인 재료의 개발을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 김관식 뉴욕서울치과병원장
치과의사가 메탈 선택 시 고려사항

 

김관식 뉴욕서울치과병원장은 주로 니켈 크롬계열 메탈을 사용한다. 김 원장은 “주로 구치부 금관용과 전치부 세라믹 메탈 용도로 사용한다”며 “이때 중요한 게 강도와 연마 광택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구치부의 경우 너무?강하지 않는 것으로 사용해야 대합치 마모를 줄일 수 있고 TMJ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치부의 경우 교합을 조정할 때 polishing을 하기 쉬어야 하는데 니켈 크롬계열의 경우 조정이 쉽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crown을 제거하기 쉬운 메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메탈의 경우 때때로 제거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강도가 너무 강하지 않아 bur로 자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메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치부용 메탈 세라믹도 큰 틀에서는 구치부의 기준을 따른다. 김 원장은 “구치부의 기준을 따르되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flow와 주조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PFM margin의 경우 0.4~0.7mm?두께밖에 허용되지 않으므로 얇은 부위까지 주조가 잘 되어야 정확한 보철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뒤 “산화막의 두께가 얇아야 세라믹과 결합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물론 김 원장은 니켈 알레르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니켈 알레르기 케이스가 많지 않지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금값이 폭등하면서 합금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며 “금과 비슷한 강도를 지니면서 flow도 좋고 작업하기 편안한 금속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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