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탐방] 치과의사학 교육과정 개발 위한 교수협의회 창립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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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탐방] 치과의사학 교육과정 개발 위한 교수협의회 창립 ‘쾌거’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2.07.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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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학회...치과의사학 교안(敎案) 완성… 6월 정기총회서 발표 예정

People & Academy 대한치과의사학회 - The Korean Academy of the History of Dentistry 
 

대한치과의사학회는 1962년 12월 4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산하 분과학회 인준을 받았다. 그러나 그 출발은 1960년 10월 7일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제3강의실에서 창립했던 대한치과의학사연구회였으니 올해로 52주년을 맞은 셈이다. 치과의사학회는 지난해 6월 각 대학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의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며 ‘치과의사학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교수협의회’를 창립했다. 협의회는 이후 워크숍을 통해 ‘치과의사학 교안(敎案)’을 마련, 오는 6월 정기총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반세기를 넘기며 성장해 온 대한치과의사학회의 비전을 조영수 학회장으로부터 듣는다. <편집자 주>

대한치과의사학회가 대한치과의사협회 분과학회로 인준 받은 지 50년이 됐다. 학회 창립목적과 그동안 이룬 성과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60년 12월 1일 발행된『대한치과의학사연구회지』창간호에서 이한수 초대 회장은 “치과의사학은 치의학의 시초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상을 우리 인류 미래의 치의학 발전에 대해서까지 깊은 관심을 두는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사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 정의했다.

 

또한 우리나라 의사학의 태두 김두종 박사는 축사를 통해 “의사학은 단순히 의학적 지식의 시대적 변환을 살피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의학의 본질에 관한 철학적 문제, 사회적 환경과 그 사상적 배경 등 일반문화사상의 넓은 영역에까지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본 학회는 “과학사 특히 치과의학사에 관한 연구 및 학술적 유대와 친목을 도모”를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 학술집담회, 사료의 발굴과 연구, 학회지 발간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본 학회를 창립하신 이한수 종신명예회장은 『치과의사학』(1988), 『한국치학사』(1988), 『서역치과의약전래사』(1993), 『서양치과의학사』(1995) 등을 집필하셨고 각 치과대학에서 수 십 년 간 치과의사학 강의를 하셨으며 반세기 넘도록 지금도 후진들을 이끌어 주고 계시다.

또한, 『한국치과의학사 상』(1987), 『증보 한국치과의학사』(1995), 『한국근대의학교육사』(1995), 『한국개화기 의문화년표』(1999) 등을 집필하셨고 대한의사학회 회장을 중임하셨던 고(故) 소암 기창덕 박사님은 의사학 및 치과의사학의 토대와 체계를 갖춰 주셨다.

그동안 학회를 꾸준히 발전시켜 주신 기창덕, 김정균, 이병태, 박승오, 임경빈, 신재의, 변영남, 김평일, 변영남, 배광식 역대 회장의 열정과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대한치과의사학회가 타 학회와 차별화되는 점, 특징이나 장점은?
치의학은 그 교육과정이 주로 생물학적, 자연과학적 지식의 습득과 응용에 집중되어 있고 신체 및 구강 영역에 대한 기능적 접근을 위주로 하는 분야다.

 

사회적․문화적 존재로서의 환자와 치과의사의 관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치과의사 상(象), 사회 변화에 부응하는 치과 의료윤리 등에 대한 성찰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지기 쉽다.

치과의사학은 동서고금의 의술이 근대 치의학과 치과의사 전문직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함으로써, 현실에서 직면하는 문제의 근원과 해법을 제시하며 미래의 전망을 세우는데 기여한다.

21세기 들어 부쩍 더 만연하고 있는 의료 영리화․상업화의 늪에서 특히 최근 치과의사의 권위와 위신은 크게 추락하고 있다. 훼손된 전문 직업성과 직업윤리를 회복해 낸 치과의사들의 집단적 사례를 지난 역사 속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최근에야 비로소 중시되고 있는 ‘인문사회치의학’의 명맥을 반세기 이상 이어온 점에서 본 학회는 그 존재 이유를 찾는다.

회장이 되신 후 꼽을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2010년 대한치과의사협회 협회사 편찬위원회가 전국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의 치과의사학 교육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2011년 3월 학술집담회에서 그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2000년대 들어 치과의사학 강의가 축소되어 온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학회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각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에 협조를 얻고, 전국 각 대학(원)에서 치과의사학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2011년 6월 ‘치과의사학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교수협의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창립 취지는 ‘‘과거 치과의사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였으며, 현재 치과의료계가 직면한 윤리와 경영상의 갈등이 어떠한 정책과 법․제도, 가치관 변화에 의한 것인지 그 사회적‧역사적 배경을 총체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차세대 치과의사들이 인문사회적 이해와 비판적 사고, 역사적 책임감을 지니고 전문직업인으로서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수 있게 할 것임“으로 삼았다.

이후 협의회는 2차례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치과의사학 교안(敎案)’을 완성, 올 6월 정기총회에서 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학회의 가장 큰 현안과 회원배가 등 향후 학회를 성장시키기 위한 활동 계획을 제시해 달라.
임상치의학 및 기초치의학 관련 학회들의 경우 대학 및 전문대학원 교수들이 학술연구와 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본 학회의 경우 ‘인문사회치의학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오늘날에도 치과의사학 교육을 담당하는 전임 교수나 교실이 없고 겸무 교수와 외래 교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과의사학 교실의 개설은 본 학회의 오래된 숙원사업이며 더불어 학회 회원의 확충도 중요한 현안이다. 본 학회는 아마도 분과학회 중에서 회원 규모가 가장 작을 뿐 아니라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가장 높은 학회일 것이다. 앞으로 치과의사학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져나가고자 한다.

근대치의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피에르 포샤르(Pierre Fauchard의 기념비적 역작 『외과치과의(Le Chirurgien Dentiste, 개정판, 1746)』의 한글 번역 사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어 올해 중 출간될 예정이다. 근대치의학과 치과의사 전문직의 출범을 상징하는 이 책의 한글판 역자로 같이 참여해 주신 분들이 앞으로 본 학회의 중심이 되어 주시기를 기대한다.

표준화된 치과의사학 교과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학사과정에서 치과의사학이 빠진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치과의사학 교육과정은 교육기관의 방침 및 교수자의 관점에 따라 그 기본 원칙과 세부 내용이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일률적으로 정해진 틀로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나 기본적인 교육 목표 및 교육 내용을 최소 수준에서 제시하는 기본 교안(敎案)을 마련해 두고 필요할 때 적절히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일부 대학에서 치과의사학 강의를 축소 내지 폐지한 사례가 있었으나 ‘치과의사학 교육과정개발을 위한 교수협의회’ 출범을 전후해 치과의사학 강의를 확대하거나 다시 개설, 또는 개설 예정이 확정된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시대적․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앞으로도 치과의사학을 포함한 인문사회치의학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지금부터 1년쯤 전인 지난해 6월 28일 서울역 그릴에서 ‘치과의사학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교수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렸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교수들은 “인문사회치의학과 치과의사학은 지식을 가르친다기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역사적 사유를 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주는 학문”이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교수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 치과대학 교과과정이 너무 경쟁적이고 타이트하기 때문이다. 일렬로 줄 세우기가 지속되는 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여유가 없다. 이러한 교육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가방법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교수들은 또 “현재 치과의사학 교실이 어느 대학에도 없다. ‘왜 해야 하는지’를 모르니까 묻는 사람들도 없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왜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교재도 중요하다. 공통교재가 되면 더욱 좋다. 평가기준 마련도 중요하다. 결과물을 산출해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늘리기 위해 영문해석능력도 높이고 PPT 제작과 발표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구체적인 결과물일 수 있다. 비판을 하게 해서 결과물을 내는 것도 시도할 만하다. 평가방법까지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과 관련,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 협의회가 ‘치과진료 상업화 현상에 깊은 자괴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던 바와 같이, 치과계의 진통과 혼란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우려했다. 치과의사를 향한 국민의 시선은 차갑고 예비 치과의사들의 미래는 어두운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중에도 건강한 전문 직업성과 치과 의료윤리를 회복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제도와 체계를 세우려는 의지가 모인다면 새로운 전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미래를 향한 지평을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치과의사학이 든든한 뿌리가 되는 동시에 차세대 치과의사들이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깊은 샘이 될 것을 확신한다”는 그의 전망에서 치과계의 밝은 미래가 보여지고 있었다.
http://cafe.daum.net/denhistory / 학회 연락처 02-73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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